초보자가 집 시공 시작하려면 이렇게 잡아야 실패가 적습니다

1
초보자가 집 시공 시작하려면 이렇게 잡아야 실패가 적습니다

얼마 전 지인이 거실 한쪽 벽을 직접 시공하겠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페인트만 칠하면 될 것 같았는데, 막상 가보니 벽지가 들떠 있고 콘센트 커버 주변은 퍼티가 깨져 있더군요. 이런 상태에서 바로 칠하면 하루는 예쁘고, 일주일 뒤부터 얼룩과 들뜸이 올라옵니다.

셀프 인테리어를 11년 하면서 느낀 건, 시공은 손재주보다 순서가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초보자는 망치질을 못해서 실패하는 게 아니라, 바탕 상태를 안 보고 재료를 사거나 필요한 시간을 너무 짧게 잡아서 실패합니다. 그래서 오늘 글은 벽, 몰딩, 조명, 선반처럼 집에서 많이 하는 작업을 기준으로 시공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현실적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시공 전에는 작업보다 상태 확인이 먼저입니다

가장 먼저 볼 건 기존 마감입니다. 벽지를 칠할 건지, 뜯고 새로 할 건지, 그 위에 패널을 붙일 건지에 따라 준비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실크벽지 위에 바로 페인트를 칠하면 표면이 미끄러워서 도장이 잘 안 먹습니다. 젯소를 바르거나 샌딩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빼면 롤러 자국이 그대로 남습니다.

저는 작은 시공도 시작 전에 세 가지를 꼭 봅니다. 첫째는 들뜸입니다. 벽지나 몰딩 끝이 떠 있으면 접착제를 추가하거나 아예 제거해야 합니다. 둘째는 습기입니다. 창가, 베란다 옆, 욕실 맞은편 벽은 곰팡이 흔적이 있는지 봐야 합니다. 셋째는 수평입니다. 선반이나 간접조명은 3mm만 틀어져도 눈에 거슬립니다.

  • 벽 시공: 들뜬 벽지, 못 자국, 곰팡이 흔적 확인
  • 몰딩 시공: 모서리 벌어짐, 기존 실리콘 상태 확인
  • 조명 시공: 차단기 위치, 기존 배선 방식 확인
  • 선반 시공: 벽 종류와 하중, 수평 확인

여기서 전기와 수도는 욕심내면 안 됩니다. 등기구를 단순 교체하는 수준이라도 차단기를 내리고 검전기로 전기가 끊겼는지 봐야 합니다. 배선을 새로 따거나 스위치 회로를 바꾸는 작업은 전문가를 부르는 쪽이 맞습니다. 수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전 교체는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누수 흔적이 있거나 배관 위치를 바꿔야 하면 직접 손대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재료비보다 공구비를 먼저 계산해야 합니다

셀프 시공에서 의외로 돈이 새는 곳이 공구입니다. 페인트 한 통은 3만 원인데, 롤러, 트레이, 마스킹테이프, 커버링테이프, 사포, 붓, 장갑까지 담으면 7만 원이 넘어갑니다. 선반도 선반판보다 드릴 비트와 앙카 선택이 더 까다롭습니다.

처음부터 공구를 다 살 필요는 없습니다. 자주 쓰는 건 사고, 한 번 쓰는 건 빌리는 게 낫습니다. 제가 기준으로 삼는 건 1년에 세 번 이상 쓸지입니다. 줄자, 커터칼, 수평계, 드라이버 세트, 실리콘 헤라 정도는 사두면 계속 씁니다. 전동드릴은 선반이나 커튼봉을 여러 번 달 계획이면 사도 괜찮고, 딱 한 번이면 대여가 낫습니다.

작업별로 필요한 기본 준비물

  • 페인트 시공: 젯소, 페인트, 롤러, 붓, 트레이, 마스킹테이프, 커버링테이프, 사포
  • 몰딩 보수: 실리콘, 실리콘건, 헤라, 커터칼, 마스킹테이프, 물티슈
  • 선반 설치: 전동드릴, 비트, 앙카, 피스, 수평계, 연필, 줄자
  • 조명 교체: 드라이버, 절연장갑, 검전기, 사다리, 절연테이프

재료도 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벽 페인트는 냄새와 은폐력이 중요합니다. 은폐력이 낮으면 두 번 칠할 걸 세 번 칠하게 되고, 그러면 시간과 재료가 같이 늘어납니다. 실리콘도 욕실용, 창호용, 도장 가능 제품이 따로 있습니다. 페인트 위에 실리콘을 칠할 계획이면 도장 가능한 제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광고

하루 시공이라는 말은 대부분 준비 시간을 뺀 겁니다

인터넷에서 흔히 보는 하루 완성은 실제 작업 시간만 계산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셀프 시공은 가구 빼기, 바닥 보양, 마스킹, 건조, 청소 시간이 더 깁니다. 3평 방 한쪽 벽만 칠해도 초보자는 반나절 이상 걸립니다. 벽 상태가 나쁘면 퍼티 바르고 말리는 시간까지 하루가 더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방 한 칸 페인트 시공을 잡아보면 이렇습니다. 가구를 옮기고 바닥을 덮는 데 1시간, 마스킹에 1시간, 샌딩과 먼지 제거에 40분, 젯소 1회에 30분, 건조에 2시간, 페인트 1회에 40분, 다시 건조에 2시간, 페인트 2회에 40분 정도 걸립니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과 도구 세척까지 넣으면 하루가 빠듯합니다.

몰딩 시공도 생각보다 손이 갑니다. 특히 코너를 45도로 맞춰 자르는 작업은 처음 하면 오차가 많이 납니다. 틈이 생기면 실리콘으로 메우면 되긴 하지만, 틈이 5mm 이상이면 눈에 보입니다. 그래서 몰딩은 실제 길이보다 10% 정도 여유 있게 사는 편이 좋습니다. 자르다 실패하는 조각이 꼭 나옵니다.

초보자가 가장 자주 막히는 지점

첫 번째는 벽 종류를 모르는 겁니다. 콘크리트 벽은 드릴이 잘 안 들어가고, 석고보드는 일반 피스만 박으면 하중을 못 버팁니다. 선반을 달 때는 벽을 두드려보고, 가능하면 기존 콘센트나 몰딩 주변을 통해 구조를 짐작해야 합니다. 무거운 선반, TV 브라켓, 상부장은 초보자가 혼자 달기에는 위험합니다.

두 번째는 마스킹을 대충 하는 겁니다. 페인트는 칠하는 시간보다 안 묻게 막는 시간이 더 중요합니다. 테이프를 붙이고 손톱이나 헤라로 가장자리를 눌러줘야 페인트가 밑으로 스며들지 않습니다. 테이프는 페인트가 완전히 굳기 전에 떼는 게 깔끔합니다. 너무 늦게 떼면 도막이 같이 뜯길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건조 시간을 못 기다리는 겁니다. 겉은 말랐는데 속이 덜 마른 상태에서 두 번째 칠을 하면 롤러가 첫 번째 도막을 끌고 올라옵니다. 이러면 표면이 오돌토돌해지고 다시 샌딩해야 합니다. 제품 설명에 적힌 건조 시간은 최소 기준으로 보는 게 편합니다. 습한 날이나 겨울에는 더 길게 잡아야 합니다.

광고

직접 할 작업과 맡길 작업을 나누는 기준

제가 직접 해도 된다고 보는 작업은 실패해도 복구가 가능한 것들입니다. 페인트, 손잡이 교체, 실리콘 보수, 가벼운 선반, 커튼봉, 조립식 수납장 정도입니다. 비용은 조금 들지만 경험이 쌓이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전기 배선 변경, 누수 관련 작업, 가스 주변 작업, 구조에 영향을 주는 철거는 맡기는 게 맞습니다. 비용을 아끼려다 벽을 더 뜯거나 아래층 누수로 이어지면 수리비가 훨씬 커집니다. 특히 오래된 집은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배선과 배관이 예상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처음 시공을 시작한다면 작은 벽 한 면이나 선반 하나처럼 범위가 분명한 작업부터 잡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재료비만 보지 말고 보양, 공구, 건조 시간, 실패했을 때 다시 할 여유까지 넣어야 합니다. 집은 사진처럼 한 번에 바뀌지 않습니다. 손이 가는 만큼 천천히 좋아지고, 그 과정을 알고 시작하면 실패도 훨씬 덜 아픕니다.

초보자가 집 시공 시작하려면 이렇게 잡아야 실패가 적습니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