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추출량 맞추는 방법, 18g 도징에서 맛이 흔들릴 때 보는 숫자들

에스프레소 추출량 맞추는 방법, 18g 도징에서 맛이 흔들릴 때 보는 숫자들

손님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숫자


얼마 전 매장 단골 손님이 집에서 내린 에스프레소를 작은 병에 담아 오셨습니다. 향은 괜찮은데 입 안에서 금방 꺼지고, 뒤에는 살짝 떫은 맛이 남았습니다. 원두는 저희 매장에서 산 지 5일 된 것이었고, 머신도 가정용으로는 충분한 모델이었습니다. 문제는 원두가 아니라 추출량이었습니다.


그분은 18g을 담고 25초에 25g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그 원두는 중약배전 에티오피아였고, 산미와 향을 살리려면 18g 도징 기준으로 38~42g 정도까지 열어주는 쪽이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 같은 25초라도 25g과 40g은 완전히 다른 음료입니다.


에스프레소 추출량은 잔에 담긴 밀리리터보다 저울에 찍히는 그램으로 보는 게 좋습니다. 크레마는 원두 상태, 로스팅 정도, 추출 압력에 따라 부피가 크게 달라집니다. 30ml라고 적힌 레시피가 집에서 자꾸 흔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매장에서 레시피를 잡을 때 거의 항상 투입량과 추출량의 비율로 먼저 봅니다.



기준은 1:2, 하지만 맛은 거기서 시작합니다


가장 흔한 기준은 원두 1g에 에스프레소 2g입니다. 18g을 담았다면 36g을 받는 식입니다. 이것을 1:2 비율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원두가 이 근처에서 균형을 잡기 쉽습니다. 단맛, 산미, 쓴맛이 한쪽으로 심하게 기울지 않아서 처음 레시피를 잡을 때 출발점으로 좋습니다.


다만 1:2가 정답은 아닙니다. 강배전 블렌드는 18g 도징에 30~34g 정도가 더 묵직하고 깔끔할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밝게 볶은 싱글 오리진은 18g에 40~45g까지 받아야 과일 향과 단맛이 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추출량을 줄이면 농도는 진해지지만 성분이 덜 빠질 수 있고, 추출량을 늘리면 농도는 옅어지지만 더 많은 성분이 녹아 나옵니다.



  • 18g 투입, 30~34g 추출: 진하고 짧은 스타일, 강배전이나 우유 메뉴에 유리

  • 18g 투입, 36g 추출: 균형 잡기 좋은 기본값

  • 18g 투입, 40~45g 추출: 산미와 향을 열기 좋은 긴 추출


사실 집에서는 이 숫자만 잡아도 맛이 꽤 안정됩니다. 잔을 눈으로 보면서 멈추면 매번 달라집니다. 크레마가 많은 날은 일찍 멈추고, 크레마가 얇은 날은 더 받게 됩니다. 저울을 컵 아래에 두고 0.1g 단위까지 볼 수 있으면 훨씬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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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출 시간보다 추출량을 먼저 고정하는 이유


에스프레소를 배울 때 25초, 30초 같은 시간을 먼저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시간은 결과가 아니라 흐름을 읽는 보조 숫자에 가깝습니다. 저는 보통 투입량과 추출량을 먼저 정하고, 그 양이 몇 초에 나오는지를 봅니다.


예를 들어 18g을 담고 36g을 목표로 했는데 18초 만에 나온다면 분쇄가 굵거나 도징 밀도가 낮을 가능성이 큽니다. 맛은 보통 시고 얇습니다. 반대로 36g이 40초에 나온다면 너무 곱거나 바스켓 안에서 물길이 막혔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쓴맛, 텁텁함, 마른 나무 같은 여운이 올라옵니다.


처음 맞출 때는 18g 투입, 36g 추출, 25~32초를 기준으로 잡아보면 좋습니다. 여기서 맛을 보고 움직입니다. 시고 물 같으면 분쇄도를 조금 곱게 하거나 추출량을 2~3g 늘립니다. 쓰고 답답하면 분쇄도를 조금 굵게 하거나 추출량을 2~3g 줄입니다. 한 번에 크게 바꾸면 어디서 맛이 변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가정용 머신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


가정용 머신은 예열과 압력 안정성이 매장 장비보다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같은 분쇄도라도 첫 잔과 두 번째 잔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포터필터를 충분히 데우고, 물을 한 번 흘려 그룹헤드를 안정시키면 추출량 맞추기가 쉬워집니다. 작은 습관인데 맛 차이는 제법 큽니다.



로스팅 정도에 따라 추출량을 다르게 잡는 법


원두가 밝을수록 조직이 단단하고 성분이 천천히 나옵니다. 그래서 중약배전 원두를 너무 짧게 받으면 산미만 먼저 튀고 단맛이 뒤따라오지 못합니다. 18g 기준으로 38~44g을 받아보면 산미가 날카로운 레몬에서 잘 익은 귤이나 복숭아 쪽으로 바뀌는 순간이 있습니다.


중배전 블렌드는 1:2 근처가 편합니다. 18g에 35~38g 정도에서 초콜릿, 견과, 적당한 산미가 같이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라떼까지 생각한다면 34~36g처럼 살짝 짧게 가져가도 우유에 묻히지 않는 밀도가 생깁니다.


강배전은 길게 뽑는다고 무조건 진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뒤쪽에서 탄맛과 건조한 쓴맛이 많이 따라옵니다. 18g에 28~34g 사이를 먼저 보고, 너무 짜고 날카로우면 2g씩 늘리는 방식이 낫습니다. 강배전은 추출량을 조금만 늘려도 후미가 금방 무거워집니다.



  • 중약배전: 1:2.1~1:2.5 근처에서 향과 단맛 확인

  • 중배전: 1:1.9~1:2.1 근처에서 균형 확인

  • 강배전: 1:1.6~1:1.9 근처에서 쓴맛과 농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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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바로 쓰는 추출량 조절 순서


처음부터 완벽한 레시피를 찾으려고 하면 피곤합니다. 저는 새 원두를 열면 세 잔 안에서 방향을 잡는 편입니다. 첫 잔은 기준값으로 뽑고, 두 번째 잔에서 추출량을 조절하고, 세 번째 잔에서 분쇄도를 다듬습니다. 이 순서가 생각보다 실수가 적습니다.


먼저 바스켓 용량에 맞춰 도징을 고정합니다. 18g 바스켓이면 18g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다음 목표 추출량을 정합니다. 중배전이라면 36g, 밝은 원두라면 40g, 진한 블렌드라면 32~34g으로 시작합니다. 시간은 기록만 해둡니다.


맛을 볼 때는 뜨거울 때 한 모금, 1분 정도 식은 뒤 한 모금을 봅니다. 뜨거울 때는 쓴맛이 둔하게 느껴지고, 식으면 산미와 떫은 맛이 더 또렷해집니다. 식은 뒤에도 단맛이 남으면 방향이 맞는 겁니다. 식자마자 얇고 시면 덜 뽑힌 쪽이고, 입천장이 마르면 과하게 뽑힌 쪽일 가능성이 큽니다.


숫자를 기록하면 감각이 빨리 늡니다


원두명, 로스팅 날짜, 투입량, 추출량, 시간, 맛만 적어도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남기면 됩니다. 18g 투입, 39g 추출, 29초, 산미 좋고 끝맛 약간 건조함. 다음 잔에서는 추출량을 37g으로 줄이거나 분쇄도를 아주 조금 굵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추출량은 어렵게 들리지만 결국 컵 안의 균형을 찾는 손잡이입니다. 같은 원두라도 32g에서는 초콜릿처럼 눌리고, 40g에서는 과일 향이 열립니다.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내가 좋아한 맛이 몇 g에서 나왔는지 알고 있으면, 다음 잔을 다시 만날 확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집에서 커피가 안정되는 순간은 대개 비싼 장비를 들인 날보다 저울 위 숫자를 믿기 시작한 날에 먼저 옵니다.

에스프레소 추출량 맞추는 방법, 18g 도징에서 맛이 흔들릴 때 보는 숫자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