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서 아반떼N 한 대가 경사로를 내려오는데, 배기음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게 앞범퍼였습니다. 차가 낮고 자세가 딱 잡혀 있으니 멋은 확실한데, 운전 14년 하면서 주차장 턱에 범퍼 긁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본 사람 입장에서는 괜히 제가 다 긴장되더라고요. 아반떼N은 그냥 아반떼 생각하고 타면 은근히 손이 많이 갑니다. 특히 주차장, 방지턱, 타이어, 배기음, 단속 구간에서 습관을 조금 바꿔야 차도 덜 상하고 마음도 편합니다.
아반떼N은 일반 아반떼보다 낮게 봐야 편합니다
아반떼N은 2.0 터보 엔진에 280마력, 최대토크 40.0kgf·m 정도를 내는 차입니다. 숫자만 보면 달리는 차라는 느낌이 먼저 오죠. 그런데 일상에서 더 크게 체감되는 건 출력보다 차체 자세입니다. 전장 약 4,710mm, 전폭 약 1,825mm라서 크기 자체는 중형차처럼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닌데, 19인치 휠과 낮은 타이어, 전용 범퍼 때문에 주차장에서 조심해야 할 포인트가 많습니다.
특히 경사진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정면으로 내려가면 앞쪽 립이나 범퍼 하단이 닿을 수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비슷한 낮은 차를 탈 때 제일 많이 썼던 방법은 대각선 진입입니다. 차를 살짝 틀어서 한쪽 바퀴부터 경사 변화를 넘기면 앞쪽이 동시에 푹 꺼지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 뒤에 차가 바짝 붙어 있으면 무리하지 말고 속도를 확 줄이는 쪽이 낫습니다. 멋보다 플라스틱 수리비가 더 현실적입니다.
주차칸은 넓은 자리보다 나가기 쉬운 자리가 낫습니다
아반떼N은 전륜구동 고성능 세단이라 앞쪽 하중감이 있고, 조향 반응도 예민한 편입니다. 좁은 마트 주차장에서 핸들을 급하게 꺾으면 생각보다 차가 빨리 돌아 들어갑니다. 이게 운전 재미로는 장점인데, 기둥 옆 주차에서는 괜히 긴장 포인트가 됩니다.
저라면 아반떼N을 탈 때 이런 자리를 먼저 고릅니다.
- 기둥 바로 옆보다 한 칸 떨어진 자리
- 양쪽 차가 대형 SUV인 자리보다 한쪽이 벽인 자리
- 출구와 너무 가까운 자리보다 회전 공간이 넉넉한 자리
- 경사로 직후 첫 번째 자리보다 평지 안쪽 자리
주차 잘하는 사람일수록 들어갈 때보다 나올 때를 먼저 봅니다. 들어갈 때는 집중하니까 실수가 적은데, 나올 때는 전화 오고, 뒤에서 차 기다리고, 차단기 앞에서 주차권 찾다가 급해집니다. 아반떼N처럼 앞범퍼와 휠을 신경 써야 하는 차는 나올 때 핸들 각을 크게 쓰는 자리만 피해서도 스트레스가 꽤 줄어듭니다.
19인치 휠은 연석과 포트홀을 진짜 싫어합니다
아반떼N의 타이어는 245/35ZR19 규격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35라는 숫자가 말해주는 건 옆면이 얇다는 뜻입니다. 보기엔 좋고 코너에서는 단단한데, 주차장 연석이나 도로 포트홀에는 예민합니다. 일반 승용차처럼 툭 타고 넘는 느낌으로 접근하면 휠 긁힘이나 타이어 혹이 생길 수 있습니다.
평행주차할 때는 사이드미러를 조금 내려서 뒷바퀴와 연석 간격을 보는 습관이 좋습니다. 저는 보통 손가락 두세 개 정도 여유를 머릿속 기준으로 잡습니다. 너무 붙이면 휠이 먼저 당하고, 너무 벌리면 도로 쪽으로 튀어나와 통행 방해 민원이 생깁니다. 주차금지 구역이 아니어도 차가 차로를 먹으면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예쁘게 붙이는 것보다 법적으로 애매하지 않게 세우는 게 먼저입니다.
배기음은 내 기분보다 주변 시간이 중요합니다
아반떼N은 능동 가변 배기 시스템이 들어간 모델이라 모드에 따라 소리가 꽤 달라집니다. 솔직히 운전자는 재밌습니다. 저도 이런 차 옆에 서 있으면 괜히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그런데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나 새벽 골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본인은 살짝 밟았다고 생각해도 벽에 반사된 소리는 훨씬 크게 들립니다.
특히 밤 10시 이후, 새벽 출근 시간, 어린이집이나 학교 주변에서는 노멀 모드로 얌전하게 움직이는 게 낫습니다. 소음 민원은 한번 찍히면 차종 이미지까지 같이 나빠집니다. 과태료 얘기까지 가기 전에 관리사무소 연락부터 피곤해집니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동네 안에서는 조용히, 탁 트인 합법 구간에서만 즐기는 쪽이 오래 편합니다.
겨울에는 출력보다 타이어 온도가 먼저입니다
현대 N 안내에서도 고성능 여름용 타이어는 낮은 기온에서 소음이나 성능 저하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대략 7도 이하 날씨에서는 여름용 타이어가 딱딱해지고 접지감이 떨어집니다. 아반떼N은 힘이 넉넉해서 젖은 노면이나 추운 아침에 가볍게 밟아도 앞바퀴가 헛도는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겨울에 계속 탈 거라면 윈터 타이어를 진지하게 봐야 합니다. 사륜구동이 아니고 전륜구동이라 눈길에서 무조건 약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고성능 타이어로 겨울 노면을 버티는 건 별로 영리한 선택이 아닙니다. 타이어 네 짝 값이 아까워 보여도 범퍼, 휠, 하체, 보험 할증까지 생각하면 계산이 금방 달라집니다.
단속 구간에서는 차 성격을 잠깐 잊는 게 돈 버는 겁니다
아반떼N은 가속이 빠릅니다. DCT 모델은 NGS 작동 시 순간적으로 290마력까지 올라가는 구조라 체감 속도가 실제 속도보다 늦게 따라오는 느낌도 있습니다. 문제는 요즘 단속카메라가 너무 촘촘하다는 겁니다. 어린이보호구역, 터널 앞뒤, 자동차전용도로 진출입로, 구간단속 시작 지점에서는 잠깐 밟은 게 그대로 과태료로 돌아옵니다.
제가 과태료를 줄이려고 쓰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내비 경고가 울린 뒤 브레이크를 밟는 게 아니라, 제한속도 표지판을 보면 먼저 발을 뗍니다. 아반떼N처럼 잘 나가는 차는 감속도 미리 시작해야 부드럽습니다. 뒤차가 있어도 급브레이크를 덜 쓰게 되고, 연비도 조금이나마 나아집니다. 공인연비가 수동 기준으로 복합 10km/L 안팎인 차라서, 시내에서 신나게 타면 주유소 방문이 꽤 잦아집니다.
아반떼N은 일상차로도 충분히 탈 수 있지만, 일반 아반떼처럼 아무 생각 없이 굴리기에는 성격이 또렷한 차입니다. 주차장 턱은 천천히, 연석은 멀리, 동네에서는 조용히, 단속 구간에서는 미리 발을 떼는 습관만 있어도 유지 스트레스가 확 줄어듭니다. 차가 재밌을수록 운전자가 차분해야 오래 질리지 않고 탑니다. 저는 그런 차가 진짜 좋은 차라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