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주차장에서 그레칼레 한 대를 봤는데, 생각보다 차체가 과하게 크지 않아서 눈이 갔습니다. 마세라티라고 하면 예전엔 ‘멋있지만 부담스러운 이탈리아 스포츠카’ 이미지가 강했는데, 요즘 라인업을 보면 데일리카로 타는 SUV부터 전기차, 그랜드 투어러까지 선택지가 꽤 넓어졌습니다.
다만 브랜드 감성만 보고 덜컥 계약하기엔 따져볼 게 많습니다. 가격대가 높고, 옵션과 트림 차이도 체감이 큽니다. 그래서 마세라티를 처음 고민하는 분이라면 “내가 어떤 장면에서 이 차를 탈 건지”부터 잡아두는 게 좋습니다.
마세라티는 어떤 사람에게 잘 맞을까
마세라티의 매력은 숫자보다 분위기에서 먼저 옵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처럼 반듯하고 차분한 느낌보다는, 소리와 디자인, 실내 소재에서 오는 감정적인 만족감이 큽니다. 쉽게 말해 “합리성만으로 차를 고르진 않는다”는 분에게 잘 맞습니다.
그렇다고 실용성이 완전히 빠진 브랜드는 아닙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현실적인 입문 모델은 그레칼레입니다. 마세라티 코리아 기준으로 2026년형 그레칼레는 1억 원대 초반부터 시작하는 SUV이고, 2.0리터 4기통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고출력 300마력 수준입니다. 상위 트림으로 가면 성능과 가격이 함께 올라갑니다.
반대로 그란투리스모나 그란카브리오는 장거리 주행과 감성에 더 무게가 있습니다. 2도어 차체라 가족용 메인카로 쓰기엔 제약이 있지만, 차를 타는 시간 자체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훨씬 선명한 선택지가 됩니다.
모델별로 이렇게 나눠보면 쉽다
처음 마세라티를 보면 이름부터 헷갈릴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용도별로 나누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 그레칼레: 출퇴근, 주말 이동, 가족과 함께 타는 용도까지 생각하는 SUV
- 그란투리스모: 장거리 주행과 쿠페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는 GT
- 그란카브리오: 오픈 에어링을 즐기고 싶은 컨버터블
- MCPURA 계열: 일상성보다 고성능 스포츠카 감각을 우선하는 선택
- 폴고레: 전기 파워트레인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 전동화 모델
스텔란티스 미디어가 공개한 2026년 제품 업데이트 내용을 보면, 그레칼레와 그란투리스모, 그란카브리오가 브랜드의 중심축입니다. 특히 그란투리스모와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에는 네튜노 V6 엔진 출력이 582마력 수준으로 올라갔고, 그레칼레 V6 계열도 385마력 사양이 언급됩니다. 숫자만 보면 꽤 공격적입니다.
근데 입문자라면 고출력 모델부터 볼 필요는 없습니다. 고성능 모델은 보험료, 타이어, 브레이크, 유지비가 같이 따라옵니다. 주행거리의 80%가 도심이라면 기본형이나 중간 트림이 오히려 만족도가 높을 수 있습니다.
구매 전에 꼭 따져볼 비용
마세라티는 차값만 보고 판단하면 체감 비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입 럭셔리 브랜드라서 소모품 비용, 보험료, 타이어 가격이 일반 국산차나 대중 수입차보다 높습니다. 예를 들어 고성능 SUV용 타이어는 한 번 교체할 때 수백만 원대까지 갈 수 있고, 큰 휠을 선택하면 승차감과 교체 비용 모두 영향을 받습니다.
또 하나는 감가입니다. 마세라티는 신차 감가가 비교적 크게 느껴지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신차를 고른다면 오래 탈 생각인지, 2~3년 뒤 교체할 생각인지 먼저 정하는 게 좋습니다. 짧게 탈 계획이라면 인증 중고차나 보증이 남은 매물을 비교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보험도 미리 계산해야 합니다. 같은 1억 원대 차량이라도 차종, 연식, 운전자 연령, 사고 이력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큽니다. 특히 스포츠카나 컨버터블 계열은 보험료가 더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계약 직전이 아니라 시승 예약 단계에서 대략적인 보험 견적까지 같이 보는 게 편합니다.
시승할 때는 감성보다 생활 동선을 보자
마세라티 시승은 엔진음과 가속감 때문에 금방 마음이 기울 수 있습니다. 솔직히 그런 맛으로 타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오래 만족하려면 조금 더 현실적인 부분을 봐야 합니다.
- 집 주차장 진입 각도에서 범퍼가 부담스럽지 않은지
- 아이를 태우거나 짐을 싣는 동작이 불편하지 않은지
- 저속 주행에서 변속감이나 승차감이 내 취향에 맞는지
-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연결, 공조 조작이 직관적인지
- 서비스센터까지 이동 시간이 감당 가능한지
특히 그레칼레처럼 데일리카로 볼 모델은 고속도로보다 동네 주행이 중요합니다. 방지턱, 지하주차장, 좁은 골목에서 스트레스가 크면 차가 아무리 멋져도 손이 덜 갑니다. 반대로 그란투리스모나 그란카브리오는 장거리 시승이 가능하다면 시트 피로도와 풍절음까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입문자는 그레칼레부터 비교하는 게 현실적이다
처음 마세라티를 사려는 분에게 가장 무난한 출발점은 그레칼레입니다. SUV라서 활용도가 높고, 브랜드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면서도 가족이나 일상 동선에 맞추기 쉽습니다. 마세라티 코리아에 공개된 2026년형 그레칼레 가격은 트림에 따라 1억 원대 초반에서 중후반까지 벌어집니다. 옵션을 넣으면 체감 가격은 더 올라갑니다.
전기차에 관심이 있다면 그레칼레 폴고레도 비교 대상입니다. 마세라티가 공개한 2026년형 그레칼레 폴고레는 주행 효율 개선을 위해 앞바퀴 구동축을 분리하는 시스템을 적용했고, 조건에 따라 최대 580km 수준의 주행 가능 거리를 언급합니다. 다만 전기차는 충전 환경이 절반입니다. 집이나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충전할 수 없다면 장점이 줄어듭니다.
제 생각엔 마세라티는 “가장 좋은 차”를 찾을 때보다 “내 취향이 분명한 차”를 찾을 때 빛납니다. 숫자로만 비교하면 더 빠르거나 더 넓거나 더 저렴한 차는 많습니다. 그래도 문을 열고 앉았을 때, 시동을 걸었을 때, 주차장에서 돌아보게 되는 느낌까지 차값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 마세라티는 꽤 설득력 있는 선택지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