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볶음밥 고슬고슬하게 만드는 방법, 불 세기와 순서만 잡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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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볶음밥 고슬고슬하게 만드는 방법, 불 세기와 순서만 잡으면 됩니다

새우볶음밥이 질척해지는 이유부터 잡아야 합니다

얼마 전 요리교실에서 새우볶음밥을 같이 만들었는데, 같은 재료를 쓰고도 어떤 분 밥은 고슬고슬하고 어떤 분 밥은 죽처럼 뭉쳤어요. 맛의 차이보다 먼저 보이는 건 수분이었습니다. 새우볶음밥은 새우 맛을 내는 요리 같지만, 사실 밥의 수분을 얼마나 잘 날리느냐가 반 이상입니다.

제가 주방에서 볶음밥을 만들 때 가장 많이 본 실패는 세 가지예요. 찬밥이 아니라 뜨거운 밥을 바로 넣는 것, 새우 물기를 대충 닦는 것, 팬이 충분히 달궈지기 전에 재료를 한꺼번에 넣는 것. 이 세 가지가 겹치면 아무리 좋은 새우를 써도 밥알이 서로 붙습니다.

밥은 1인분 기준 210g 정도가 적당합니다. 공깃밥으로는 약 한 공기 조금 넘는 양이에요. 냉장고에 넣어 둔 찬밥이면 가장 좋고, 갓 지은 밥이라면 넓은 접시에 펼쳐 10분 정도 김을 빼고 써야 합니다. 밥알 겉면이 살짝 마른 상태여야 팬에서 기름을 입고 따로 놀아요.

재료는 단순하게, 대신 물기는 확실히 빼세요

2인분 기준으로 밥 420g, 칵테일새우 160g, 달걀 2개, 대파 흰 부분 25g, 당근 30g, 양파 40g을 준비합니다. 식용유는 총 2큰술 반, 진간장 1큰술, 굴소스 1작은술, 소금 2꼬집, 후추 약간이면 충분해요. 굴소스가 없으면 진간장을 1작은술 더 넣고 설탕을 아주 조금, 손끝으로 한 꼬집만 넣으면 맛이 둥글어집니다.

새우는 냉동 제품을 써도 괜찮습니다. 대신 해동한 뒤 키친타월로 꾹꾹 눌러 물기를 빼야 해요. 여기서 대충하면 팬 온도가 확 떨어지고, 새우가 볶아지는 게 아니라 삶아집니다. 제가 예전에 바쁜 점심 장사 때 새우 물기를 덜 빼고 넣었다가 팬에서 물이 흥건하게 나와 볶음밥 한 판을 다시 한 적도 있어요. 그 뒤로는 새우 손질만큼은 절대 서두르지 않습니다.

  • 냉동새우: 찬물에 5분 해동 후 물기 제거
  • 생새우: 등 내장 제거 후 소금물에 가볍게 헹구기
  • 대파: 향을 내야 하니 잘게 썰기
  • 당근, 양파: 밥알보다 조금 크게 다지기
  • 밥: 덩어리를 손이나 주걱으로 미리 풀기

채소는 많이 넣고 싶어도 볶음밥에서는 욕심을 조금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양파를 많이 넣으면 단맛은 좋아지지만 물이 나와요. 2인분에 양파 40g 정도면 향과 단맛만 주고 밥을 질게 만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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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는 파기름, 새우, 달걀, 밥입니다

팬은 중강불에서 1분 정도 예열합니다. 손을 팬 위 15cm 정도에 댔을 때 뜨거운 기운이 확 올라오면 식용유 1큰술 반을 두르고 대파를 넣습니다. 대파가 노릇해질 때까지 40초에서 1분 정도 볶아 파기름을 먼저 내세요. 대파가 타면 쓴맛이 나니 갈색이 아니라 연한 금색까지만 가면 됩니다.

그다음 새우를 넣고 소금 1꼬집을 뿌립니다. 새우는 오래 볶으면 질겨져요. 중강불에서 1분 30초 정도, 겉이 분홍색으로 바뀌고 가운데가 살짝 탱탱해질 때까지만 볶습니다. 완전히 익히려고 오래 붙잡고 있으면 나중에 밥과 다시 볶을 때 질감이 딱딱해집니다.

새우를 팬 한쪽으로 밀고 식용유 1큰술을 더 넣은 뒤 달걀 2개를 풀어 넣습니다. 달걀은 완전히 익히기보다 몽글몽글할 때 밥을 넣어야 밥알에 달걀 코팅이 됩니다. 여기서 불을 약하게 줄이면 달걀이 수분을 머금고 축축해지니 중불 이상을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밥을 넣은 뒤에는 주걱으로 누르지 말고 자르듯이 풀어 주세요. 2분 정도는 양념 없이 볶으면서 밥의 수분을 날립니다. 이 시간이 있어야 간장을 넣어도 밥이 질어지지 않아요. 밥알이 팬에서 가볍게 굴러다니는 느낌이 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간장은 밥 위가 아니라 팬 가장자리로 넣습니다

진간장 1큰술은 밥 위에 붓지 말고 팬 가장자리로 둘러 넣습니다. 간장이 뜨거운 팬에 닿으면서 살짝 끓고 향이 올라오는데, 이 향이 볶음밥 맛을 확 바꿉니다. 밥 위에 바로 부으면 특정 부분만 짜지고 색도 얼룩집니다.

굴소스 1작은술을 넣고 1분 정도 더 볶습니다. 이때 간을 보고 부족하면 소금을 아주 조금만 더 넣으세요. 새우와 굴소스에 이미 짠맛이 있어서 처음부터 소금을 많이 넣으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후추는 마지막에 넣어야 향이 살아납니다.

불 세기는 마지막까지 중강불이 기본입니다. 다만 팬이 얇아서 밥이 눌어붙기 시작하면 20초 정도 중불로 낮췄다가 다시 올리면 됩니다. 계속 약불로만 볶으면 볶음밥 특유의 고슬한 느낌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볶는 시간은 밥을 넣은 뒤 총 4분 안팎이면 충분해요.

질척해졌을 때 수습하는 법

이미 밥이 질척해졌다면 물을 더 날려야 합니다. 팬에 밥을 넓게 펼치고 중불에서 1분 정도 건드리지 말고 둡니다. 그다음 뒤집듯이 섞고 다시 30초 둡니다. 이 과정을 두세 번 하면 바닥 쪽 수분이 조금씩 빠집니다. 그래도 질다면 김가루나 깨를 많이 넣기보다, 마른 팬에 옮겨 한 번 더 볶는 쪽이 낫습니다.

간이 짜졌을 때는 밥을 80g 정도 추가하는 게 가장 깔끔합니다. 달걀 하나를 더 풀어 넣는 방법도 있지만, 이미 수분이 많은 상태라면 달걀이 더 무겁게 느껴질 수 있어요. 싱거울 때는 간장을 더 붓기보다 소금 한 꼬집으로 맞추는 편이 밥 색이 탁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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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재료로 바꿔도 맛은 낼 수 있습니다

새우가 부족하면 햄이나 게맛살을 조금 섞어도 됩니다. 새우 80g에 햄 40g을 더하면 2인분으로 충분해요. 다만 햄은 짠맛이 있으니 간장은 2작은술로 줄이는 게 좋습니다. 대파가 없으면 쪽파를 써도 되지만, 쪽파는 금방 타니 밥 넣기 직전에 넣는 편이 낫습니다.

버터를 넣고 싶다면 마지막에 5g만 넣으세요. 처음부터 버터로 볶으면 향은 좋지만 타기 쉽고, 새우 비린내가 덮이는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넣으면 고소한 향만 살고 느끼함은 덜합니다. 매콤하게 먹고 싶을 때는 청양고추 반 개를 다져 대파 볶을 때 같이 넣으면 깔끔합니다.

새우볶음밥은 재료가 화려해야 맛있는 음식이 아닙니다. 밥은 식혀서 풀고, 새우는 물기를 빼고, 간장은 팬 가장자리에서 태우듯 향을 내는 것. 이 세 가지만 지키면 집 팬으로도 꽤 괜찮은 한 그릇이 나옵니다. 저는 볶음밥을 만들 때마다 결국 기본이 제일 오래 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새우볶음밥 고슬고슬하게 만드는 방법, 불 세기와 순서만 잡으면 됩니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