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물건 경매로 직접 따라가 봤더니 보증금 한 줄이 제일 무서웠습니다

전월세 물건 경매로 직접 따라가 봤더니 보증금 한 줄이 제일 무서웠습니다

법원 앞에서 전월세부터 묻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얼마 전 입찰장 앞에서 초보 투자자 두 분이 같은 물건을 놓고 얘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아파트 감정가가 4억 2천인데 최저가가 2억 9천까지 떨어졌고, 겉으로 보면 꽤 싸 보이는 물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먼저 본 건 가격이 아니라 임차인 보증금이었습니다. 전월세가 얽힌 경매 물건은 싸게 보이는 순간부터 조심해야 합니다. 낙찰가보다 중요한 돈이 이미 집 안에 들어가 있을 수 있거든요.

경매 초보 때는 저도 최저가만 봤습니다. 두 번 유찰됐네, 시세보다 8천 싸네, 이런 계산을 먼저 했죠. 그런데 현장에서 몇 번 맞아보면 순서가 바뀝니다. 지금 누가 살고 있는지, 보증금이 얼마인지, 전입일과 확정일자가 언제인지, 배당요구를 했는지부터 봅니다. 전월세 물건은 이 네 가지가 틀어지면 수익률 계산이 종이 위에서만 멀쩡합니다.

전월세 보증금은 낙찰자가 떠안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시세 5억짜리 빌라가 경매에 나왔고 최저가가 3억 4천까지 내려갔다고 치죠. 등기부상 근저당은 2021년 3월, 임차인 전입은 2020년 12월, 확정일자도 2020년 12월입니다. 임차인 보증금은 2억 2천만 원입니다. 이 물건을 그냥 3억 6천에 낙찰받으면 싸게 산 것 같지만, 선순위 임차인이 배당에서 못 받는 돈을 낙찰자가 인수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 2억 2천 중 일부라도 떠안으면 싸게 산 게 아니라 비싸게 산 겁니다.

반대로 임차인이 있어도 무조건 위험한 건 아닙니다. 말소기준권리보다 늦게 전입한 후순위 임차인이고, 배당요구까지 정상적으로 했다면 낙찰자가 인수하지 않는 구조가 많습니다. 문제는 초보가 이 차이를 대충 넘긴다는 겁니다. 전입세대열람,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등기부등본을 따로 보지 않고 경매 사이트 요약만 믿으면 위험합니다. 요약 화면은 친절해 보이지만 돈을 지켜주지는 않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보는 순서

  • 등기부에서 말소기준권리가 되는 권리를 먼저 확인합니다.
  • 임차인의 전입일, 확정일자, 배당요구 종기 내 신청 여부를 봅니다.
  • 보증금이 지역 최우선변제 범위에 들어가는지 따집니다.
  • 매각물건명세서에 인수되는 권리나 특이 문구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현장에 가서 실제 거주 여부와 점유 상태를 최대한 확인합니다.

이 순서를 거치면 입찰할 물건이 확 줄어듭니다. 근데 그게 정상입니다. 경매는 많이 응찰하는 게임이 아니라, 지뢰를 밟지 않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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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낀 물건과 월세 낀 물건은 계산법이 다릅니다

전세 물건은 보증금 규모가 큽니다. 그래서 권리분석 한 줄이 바로 수천만 원, 억 단위 손실로 이어집니다. 특히 빌라, 다세대, 오피스텔은 전세가율이 높았던 시기에 계약된 물건이 많아서 낙찰가와 보증금이 거의 붙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물건은 겉으로 유찰이 많이 됐다고 좋아할 게 아닙니다. 유찰된 데는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월세 물건은 보증금이 작아서 덜 위험해 보입니다. 실제로 인수금액 리스크는 전세보다 낮은 편입니다. 대신 명도와 수익률 계산을 더 꼼꼼히 봐야 합니다. 보증금 2천만 원에 월세 90만 원짜리 상가나 오피스텔이라면, 낙찰 후 임차인이 계속 장사를 하거나 거주할 의사가 있는지에 따라 그림이 달라집니다. 계속 받을 수 있는 월세인지, 주변 시세 대비 높은 월세인지, 관리비 체납은 없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제가 예전에 본 오피스텔 물건은 월세 75만 원이라고 광고성 자료에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장 공인중개사에게 물어보니 실제 신규 월세는 62만 원 정도가 적정선이었습니다. 기존 임대차가 끝나면 75만 원을 그대로 받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낙찰가 1억 8천에 월 75만 원이면 좋아 보이지만, 월 62만 원으로 다시 계산하면 수익률이 확 내려갑니다. 취득세, 법무비, 수리비, 공실 한두 달까지 넣으면 더 내려가고요.

초보가 전월세 물건에서 자주 놓치는 비용

입찰 전에 계산표를 만들 때 낙찰가만 넣으면 안 됩니다. 저는 최소한 취득세, 법무사 비용, 명도 비용, 미납 관리비 가능성, 수리비, 중개수수료, 대출이자, 공실 기간을 따로 잡습니다. 특히 전월세 물건은 점유자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돈입니다. 잔금 납부 후 바로 임대수익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하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예를 들어 낙찰가 3억 원짜리 아파트를 받았는데 기존 임차인과 협의가 늦어져 두 달이 밀렸다고 해보죠. 대출이자 월 100만 원, 관리비와 기타비용 월 20만 원만 잡아도 두 달에 240만 원이 사라집니다. 여기에 이사비 협의로 300만 원을 지급하면 벌써 540만 원입니다. 수익률 계산에서 이런 돈을 빼먹으면 입찰장에서 손이 쉽게 올라갑니다.

싸게 낙찰받았다는 착각

낙찰가가 시세보다 3천만 원 낮아도, 인수 보증금 1천만 원과 명도 비용 500만 원, 수리비 700만 원, 공실 손실 300만 원이 붙으면 남는 폭은 500만 원입니다. 여기서 매도할 때 양도세와 중개수수료까지 생각하면 사실상 남는 게 거의 없을 수 있습니다. 경매에서 무서운 건 손해가 대놓고 보이는 물건이 아닙니다. 숫자를 끝까지 넣어보기 전까지 수익처럼 보이는 물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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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물건은 현장 확인이 반입니다

서류가 1차라면 현장은 2차입니다. 저는 전월세 물건을 볼 때 주변 중개업소를 최소 두세 군데는 들릅니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 같은 층이라도 수리 상태와 방향에 따라 전세금이나 월세가 달라집니다. 인터넷 시세만 보면 평균값에 속기 쉽습니다. 실제 거래되는 가격과 매물 호가는 다릅니다.

현장에 가면 우편함, 계량기, 현관 상태, 주차장 분위기, 엘리베이터 게시문도 봅니다. 관리비 체납 안내가 붙어 있거나 건물 관리가 엉망이면 임대 놓을 때 고생합니다. 특히 다세대주택은 같은 동네 안에서도 골목 하나 차이로 임차인 선호도가 크게 갈립니다. 낮에만 보지 말고 가능하면 저녁 시간대 분위기도 보는 게 좋습니다.

전월세 수요도 숫자로 봐야 합니다. 근처에 지하철역이 있는지, 직장 수요가 있는지, 학교나 병원 수요가 있는지, 신축 공급이 몰리는 지역인지 따져야 합니다. 월세를 받을 생각이면 공실 리스크가 가장 큰 적입니다. 전세를 맞출 생각이면 보증보험 가입 가능성, 선순위 대출 비율, 임차인이 꺼릴 만한 구조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제가 초보라면 이런 전월세 물건은 피합니다

첫째,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이 크고 배당으로 전액 회수될지 애매한 물건은 피합니다. 둘째, 매각물건명세서에 임차관계가 불명확하거나 점유자가 여러 명으로 보이는 물건도 조심합니다. 셋째, 시세 조사가 어려운 특수 지역의 빌라나 나홀로 건물은 보수적으로 봅니다. 넷째, 낙찰 후 바로 전세를 놓아 잔금을 해결하겠다는 식의 계획은 위험합니다. 시장이 조금만 식어도 잔금일이 먼저 다가옵니다.

전월세는 경매 투자에서 피할 수 없는 주제입니다. 사람이 살던 집을 사고, 그 사람의 보증금과 권리가 얽힌 물건을 다루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초보에게 좋은 물건을 찾는 법보다 먼저 위험한 물건을 거르는 법을 말합니다. 수익은 다음 문제입니다. 내 돈이 묶이지 않고, 예상 못 한 보증금을 떠안지 않고, 명도 과정에서 감정과 비용을 과하게 쓰지 않는 게 먼저입니다.

입찰장에서는 남들이 써내는 금액이 계속 신경 쓰입니다. 하지만 전월세 물건은 남보다 100만 원 더 쓰는 용기보다, 보증금 한 줄 때문에 입찰표를 접는 판단이 더 값질 때가 많습니다. 제가 오래 버틴 방식도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그런 물건을 꾸준히 걸러낸 쪽에 가깝습니다.

전월세 물건 경매로 직접 따라가 봤더니 보증금 한 줄이 제일 무서웠습니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