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 블로그를 같이 손보다가 의외로 오래 걸린 부분이 있었습니다. 스킨을 바꾸고 배너를 넣는 일보다, 글을 읽는 사람이 어디를 먼저 봐야 하는지 잡아주는 일이 더 어렵더라고요. 블로그꾸미기라고 하면 보통 예쁜 색, 움직이는 위젯, 화려한 배경부터 떠올리는데 실제로는 글 목록, 제목, 여백, 썸네일만 다듬어도 체감이 꽤 큽니다.
저는 블로그를 꾸밀 때 먼저 무료 기능과 기본 설정으로 가능한 것부터 봅니다. 유료 스킨이나 디자인 프로그램을 쓰기 전에, 이미 있는 메뉴를 제대로 만지는 것만으로도 방문자가 머무는 시간이 달라집니다. 특히 처음 시작하는 블로그라면 디자인보다 구조가 먼저입니다.
블로그꾸미기는 첫 화면부터 줄이면 쉬워집니다
초보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첫 화면에 너무 많은 걸 올리는 겁니다. 프로필, 공지, 카테고리, 인기글, 광고, 배너, 달력, 방문자 수까지 한 번에 넣으면 운영자는 풍성해 보인다고 느끼지만 방문자는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모릅니다.
첫 화면에는 3가지만 남겨도 충분합니다. 최근 글, 대표 카테고리, 블로그 소개입니다. 이 세 가지가 보이면 방문자는 블로그의 성격을 빠르게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 파일 변환 정보를 다루는 블로그라면 ‘PDF’, ‘이미지 압축’, ‘문서 양식’처럼 실제 검색어에 가까운 카테고리를 앞에 두는 편이 좋습니다.
- 최근 글 목록은 5개에서 7개 정도가 보기 편합니다.
- 카테고리명은 짧고 직관적으로 씁니다.
- 프로필 문구는 2줄 안에 끝내는 게 좋습니다.
- 움직이는 위젯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빼는 편이 낫습니다.
근데 막상 줄이려고 하면 아깝습니다. 저도 예전에 배너를 여러 개 달아두고 괜히 전문적으로 보인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모바일에서 열어보니 글보다 장식이 먼저 보이더라고요. 블로그는 대부분 모바일에서 읽히기 때문에, 꾸미기 기준도 PC가 아니라 휴대폰 화면으로 잡는 게 현실적입니다.
색상은 3개만 정하면 덜 어수선합니다
블로그꾸미기에서 색은 욕심내기 쉽습니다. 카테고리는 파란색, 버튼은 초록색, 강조 문장은 빨간색, 박스는 노란색으로 쓰다 보면 글 하나가 전단지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색이 많으면 활기 있어 보이지만, 정보성 블로그에서는 피로감이 먼저 옵니다.
가장 무난한 방식은 기본 글자색 1개, 강조색 1개, 배경 보조색 1개를 정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본문은 진한 회색, 강조 버튼은 파란색, 안내 박스는 아주 연한 회색 정도면 충분합니다. 무료 이미지 편집 도구나 블로그 기본 색상 설정만으로도 이 정도는 쉽게 맞출 수 있습니다.
강조색은 버튼과 링크에만 쓰는 편이 좋습니다
강조색을 제목, 밑줄, 박스, 버튼, 태그에 전부 쓰면 오히려 아무것도 강조되지 않습니다. 저는 보통 클릭해야 하는 곳과 중요한 안내 문장에만 강조색을 씁니다. 예를 들어 ‘다운로드 전 파일명을 확인하세요’ 같은 문장에는 연한 배경 박스를 쓰고, 실제 버튼에는 한 가지 색만 반복합니다.
색상보다 더 중요한 건 대비입니다. 연한 회색 글자에 흰 배경을 쓰면 깔끔해 보일 수는 있지만 오래 읽기 어렵습니다. 본문 글자는 충분히 진해야 합니다. 블로그 방문자는 글을 감상하러 온 게 아니라 문제를 빨리 해결하러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썸네일은 예쁜 이미지보다 내용이 보여야 합니다
블로그 목록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제목과 썸네일입니다. 여기서 썸네일이 너무 추상적이면 클릭할 이유가 약해집니다. 예를 들어 ‘PDF 용량 줄이는 방법’ 글인데 노트북 사진만 넣으면 정보가 흐릿해집니다. 차라리 ‘PDF 압축 전 18MB, 압축 후 3MB’처럼 숫자가 보이는 썸네일이 더 잘 읽힙니다.
썸네일을 만들 때는 글자 수를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모바일 목록에서는 작은 이미지로 보이기 때문에 긴 문장은 거의 안 보입니다. 저는 보통 큰 글자 6자에서 10자, 보조 문구 1줄 정도만 넣습니다. 배경은 단색이나 흐리지 않은 화면 캡처가 좋습니다.
- 파일 변환 글은 변환 전후 확장자를 크게 보여줍니다.
- 압축 글은 용량 숫자를 넣으면 직관적입니다.
- 문서 양식 글은 양식 일부를 살짝 보여주는 편이 좋습니다.
- 무료 자료 글은 ‘무료’, ‘기본 도구’, ‘회원가입 없음’ 같은 조건을 짧게 적습니다.
사실 썸네일은 매번 새로 디자인하려고 하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템플릿을 하나 만들어두는 게 편합니다. 제목 위치, 색상, 로고 위치를 고정해두면 글을 많이 올려도 블로그 전체가 차분해 보입니다.
본문 꾸미기는 읽는 속도를 기준으로 잡습니다
본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예쁜 장식이 아니라 읽는 속도입니다. 정보성 글은 방문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필요한 부분만 찾고, 단계만 확인하고, 바로 실행합니다. 그래서 문단, 목록, 소제목이 잘 나뉘어 있어야 합니다.
문단은 2문장이나 3문장 단위로 끊는 게 좋습니다. 한 문단이 너무 길면 모바일에서 벽처럼 보입니다. 반대로 한 줄마다 줄바꿈을 하면 글이 가벼워 보일 수 있습니다. 설명은 문단으로, 절차는 목록으로 나누면 읽기 편합니다.
단계형 글에는 번호보다 상황 설명이 먼저입니다
예를 들어 ‘이미지 용량 줄이기’를 설명한다면 바로 1단계부터 쓰는 것보다, 어떤 상황에서 이 방법이 맞는지 먼저 알려주는 편이 친절합니다. 원본 화질을 최대한 유지해야 하는지, 단순히 업로드 제한만 통과하면 되는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캡처 이미지를 넣을 때는 한 화면에 너무 많은 표시를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빨간 박스 5개보다 화살표 1개가 낫습니다. 방문자는 지금 눌러야 할 버튼 하나만 알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젯과 배너는 목적이 있을 때만 남깁니다
블로그꾸미기를 하다 보면 사이드바가 비어 있는 게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방문자 카운터, 날씨, 시계, 외부 배너를 넣게 되는데 정보성 블로그에서는 이런 요소가 글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특히 파일 변환이나 문서 양식처럼 빠르게 해결책을 찾는 글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남길 만한 위젯은 검색창, 인기 글, 카테고리 정도입니다. 검색창은 오래된 글을 다시 찾게 해주고, 인기 글은 방문자가 다음 글로 이동할 이유를 만들어줍니다. 카테고리는 블로그의 전문 분야를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광고를 넣는다면 본문 흐름을 끊지 않는 위치가 좋습니다. 첫 문단 바로 아래에 큰 광고가 있으면 방문자가 본문을 보기 전에 나갈 수 있습니다. 저는 최소한 첫 화면에서는 제목과 도입 문장이 먼저 보이게 두는 편입니다. 글을 읽을 마음이 생긴 뒤에 광고가 나오는 쪽이 경험상 덜 부담스럽습니다.
블로그꾸미기는 화려하게 채우는 작업이라기보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필요한 길을 또렷하게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디자인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글 10개 정도를 올린 뒤 방문자가 자주 보는 글, 오래 머무는 글, 바로 나가는 글을 비교하면 어떤 부분을 손봐야 할지 보입니다. 예쁘게 보이는 블로그보다 다시 찾아오기 쉬운 블로그가 결국 오래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