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KBO 중계를 보다가 하주석 이름 옆에 KIA 유니폼이 뜨는 장면에서 괜히 멈칫했다. 선수 이적 하나만 봐도 기록표가 흔들리는데, 그 옆에 치어리더 김연정이라는 이름까지 붙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야구장 안에서는 성적, 포지션, 엔트리가 움직이고 야구장 밖에서는 가족의 생활 리듬까지 같이 움직이니까.
2026년 9월 초 기준으로 팬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는 KBO 선수·치어리더 부부 6쌍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단순한 열애담보다 시즌의 압박, 원정 생활, 은퇴와 이적, 출산 같은 변수가 더 선명하다. 그래서 이 조합은 가십보다 스포츠 현장의 노동 강도를 보여주는 쪽에 더 가깝다.
하주석·김연정, 신혼부터 트레이드 변수
가장 최근 흐름이 큰 부부는 하주석과 김연정이다. 두 사람은 5년 비밀 연애 끝에 2025년 12월 결혼했고, TV조선 방송을 통해 결혼식과 연애사가 공개되며 야구 팬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김연정은 2007년부터 여러 종목에서 활동한 베테랑 치어리더이고, 하주석은 2012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내야수다.
근데 2026년 7월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하주석이 한화에서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대전 기반의 신혼 생활에 광주라는 새 변수가 생겼다. 엑스포츠뉴스와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김연정은 한화 치어리더 활동을 이어가는 상황이라, 야구장에서는 서로 다른 팀 색을 입는 장면까지 가능해졌다. 기록 쪽으로 보면 하주석은 KIA 이적 후 초반 9경기에서 타율 0.345, 10안타, 7타점으로 존재감을 보였다는 보도도 있었다. 신혼 서사와 전력 보강 카드가 동시에 움직인 케이스다.
KIA에 유독 많은 야구장 인연
KIA 쪽은 이 주제에서 빠지기 어렵다. 임기영·김맑음 부부가 먼저 떠오른다. KIA 구단 발표와 연예 매체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0년 12월 결혼했고, 김맑음은 KIA 응원단에서 활동한 뒤 트로트 가수와 방송 활동도 병행했다. 임기영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 사정에 맞춰 역할이 바뀌어온 투수라, 부부의 이야기도 화려함보다 꾸준함 쪽에 가깝다.
황대인·김현지 부부도 KIA 팬들에게 익숙하다. 두 사람은 2023년 12월 결혼했고, 2024년 9월 득남 소식이 알려졌다. 황대인은 거포 기대주라는 꼬리표가 길게 따라붙은 선수다. 2026년 기록표에서는 1군 출전이 많지 않은 흐름이지만, 그런 선수일수록 비시즌 준비와 멘탈 관리가 더 중요하다. 김현지가 치어리더로 쌓아온 경기장 감각은 남편의 루틴을 이해하는 데 분명한 배경이 된다.
남하준·이이슬 부부는 조금 더 조용한 사례다. 남하준은 KIA에서 뛴 투수이고, 이이슬은 2019년부터 KIA 치어리더로 활동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2023년 1월 결혼했고 같은 해 딸을 얻었다는 프로필 정보가 전해져 있다. 선수 커리어가 늘 1군 스포트라이트 안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부부의 이야기는 오히려 KBO 생태계의 넓은 면을 보여준다. 1군 기록만 야구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한준수·김이서, 포수의 상승세와 가족 이야기
한준수·김이서 부부는 최근 기록 흐름까지 같이 읽히는 조합이다. 스포츠서울과 KIA 구단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한준수는 전 LG 치어리더 김이서와 2025년 결혼을 발표했고, 2025년 12월 화촉을 밝혔다. 지인의 소개로 만나 2년 열애 끝에 부부가 됐고, 2025년 10월에는 득녀 소식도 전했다.
흥미로운 건 한준수의 야구가 딱 그 시기에 올라왔다는 점이다. 그는 2024년 115경기 타율 0.307로 주전급 포수 경쟁에서 확실히 이름을 올렸고, 2026년에도 시즌 중반 기준 9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타율 0.278 안팎, 7홈런, OPS 0.8대 기록을 남기고 있다. 포수는 타격 성적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포지션이다. 투수 리드, 도루 저지, 블로킹, 체력 소모까지 같이 봐야 한다. 그래서 가족이 생긴 뒤 책임감을 말한 그의 인터뷰는 흔한 문장이지만, 포수라는 포지션과 겹치면 꽤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이현석·주승은, 조용하지만 눈에 띄는 새 출발
이현석·주승은 부부는 대중적 화제성보다 프로필 변화로 포착되는 케이스다. 주승은은 2019년 배구 무대에서 데뷔했고, 2020년 NC 다이노스 치어리더로 야구장에 섰다. 이후 농구와 배구 무대에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공개 프로필 기준으로 2026년 6월 이현석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현석은 포수 자원으로 SSG에서 이름을 알린 선수다. 포수는 백업이어도 팀 운영에서 가치가 크다. 시즌 144경기 체제에서 주전 포수 혼자 버티는 팀은 없다. 주승은 역시 여러 종목의 응원 현장을 거친 인물이라 경기 일정의 불규칙함을 잘 아는 쪽이다. 화려한 기사보다 이런 조합이 더 현실적이다. 둘 다 현장의 속도를 알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선이 다르다.
숫자 뒤에 남는 건 생활의 리듬
이 6쌍을 같이 놓고 보면 몇 가지 흐름이 보인다. 첫째, KIA 관련 부부가 유독 많다. 임기영·김맑음, 황대인·김현지, 남하준·이이슬, 한준수·김이서에 2026년 트레이드로 하주석까지 KIA 유니폼을 입었다. 우연이라고만 보기엔 팬들이 체감하는 밀도가 꽤 높다.
둘째, 치어리더의 커리어가 결혼과 동시에 단순히 멈춘다고 보긴 어렵다. 김연정처럼 계속 현장을 지키는 경우도 있고, 김맑음처럼 가수와 방송 쪽으로 무대를 넓힌 경우도 있다. 김이서처럼 결혼과 출산 이슈가 겹치며 활동 방향이 달라지는 사례도 있다. 야구선수만 이적과 보직 변경을 겪는 게 아니다. 응원단 역시 팀, 종목, 소속사, 개인 활동 사이에서 계속 움직인다.
셋째, 선수 성적과 가족사가 늘 같은 방향으로만 가는 건 아니다. 하주석은 이적 직후 반등의 실마리를 보였고, 한준수는 포수로 성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황대인처럼 기대치와 현실의 간격을 줄여야 하는 선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볼 때는 부부 서사를 성적의 원인처럼 단순하게 붙이면 재미는 있어도 정확하진 않다. 다만 긴 시즌을 버티는 에너지, 루틴을 지키는 힘, 부진할 때 무너지지 않는 배경으로는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지만, 기록표가 모든 걸 말해주진 않는다. 타율 0.278, 이적 후 9경기 10안타, 1군 3경기 같은 숫자 옆에는 집을 옮기고, 아이를 키우고, 원정과 홈경기 사이에서 시간을 쪼개는 생활이 있다. 선수와 치어리더 부부 이야기가 계속 회자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라운드와 응원단상은 멀어 보이지만, 사실 둘 다 매일 컨디션을 증명해야 하는 아주 가까운 직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