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잡기 힘든 밤에 직접 비교해봤더니, 의외로 돈보다 시간이 문제였다

택시 잡기 힘든 밤에 직접 비교해봤더니, 의외로 돈보다 시간이 문제였다

얼마 전 늦은 저녁 약속이 끝나고 택시를 잡으려는데, 앱 화면만 계속 빙글빙글 돌았다. 비가 살짝 오는 금요일 밤이었고, 시간은 밤 11시 40분쯤. 예전 같으면 큰길로 나가 손을 들면 됐는데, 요즘은 길에 빈 차가 보여도 앱 호출 중인지 그냥 지나가는 일이 많다. 그날 집까지 거리는 약 9km, 평소 택시비는 1만6천 원 안팎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요금보다 대기 시간이었다.

그때부터 궁금해졌다. 택시는 그냥 아무 앱이나 누르면 되는 걸까, 아니면 시간대와 장소에 따라 잡는 방식이 달라야 할까. 며칠 동안 출퇴근 시간, 밤 시간, 비 오는 날을 나눠서 직접 호출해보고 길에서도 잡아봤다. 아주 거창한 실험은 아니지만, 생활 속에서 바로 써먹을 정도의 차이는 꽤 보였다.

택시가 안 잡히는 순간은 꽤 규칙적이었다

택시가 유난히 안 잡히는 시간은 예상보다 뚜렷했다. 평일 오전 8시 전후, 금요일 밤 10시 이후, 비가 오는 퇴근 시간, 그리고 지하철 막차 전후였다. 이때는 앱을 켜자마자 예상 대기 시간이 7분에서 15분으로 뜨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보다 더 걸렸다. 10분 표시가 떠도 기사 배정까지 12분, 탑승까지 18분 걸린 날도 있었다.

반대로 평일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는 같은 장소에서도 2~4분 안에 배정되는 일이 많았다. 택시 수가 갑자기 늘었다기보다, 손님 수가 줄어든 영향이 더 커 보였다. 택시는 공급보다 수요가 몰리는 순간에 체감 난이도가 확 올라간다.

특히 번화가 안쪽 골목은 생각보다 불리했다. 지도상으로는 큰길에서 15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도, 기사 입장에서는 진입과 유턴이 귀찮은 위치가 된다. 실제로 같은 밤에 골목 안에서 11분 동안 배정이 안 되다가, 큰길 버스정류장 근처로 이동하니 3분 만에 잡힌 적이 있었다. 이건 꽤 확실한 차이였다.

앱 호출과 길거리 택시, 둘 다 장단점이 있었다

앱 호출의 가장 큰 장점은 목적지를 미리 입력한다는 점이다. 기사와 목적지를 두고 어색한 대화를 할 일이 줄고, 예상 요금도 대략 보인다. 짐이 있거나 낯선 동네에서는 이 안정감이 꽤 크다. 다만 수요가 몰릴 때는 호출 자체가 경쟁이 된다. 화면상 주변에 택시가 여러 대 보여도 실제 배정은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

길거리 택시는 반대로 빠를 때는 정말 빠르다. 차도 방향이 맞고 빈 차 표시가 켜져 있으면 앱보다 먼저 탈 수 있다. 특히 택시 승강장이 있는 역 앞이나 병원 앞에서는 길에서 잡는 편이 나은 날도 있었다. 대신 목적지를 말한 뒤 분위기가 애매해지는 경우가 있고, 차가 많은 도로에서는 안전하게 멈출 공간을 찾아야 한다.

내가 해본 방식 중 가장 괜찮았던 건 둘을 같이 쓰는 쪽이었다. 앱 호출을 눌러둔 상태에서 3~5분 정도 주변 상황을 본다. 그 사이 큰길 쪽으로 천천히 이동하고, 빈 차가 안전하게 설 수 있는 지점이면 손을 들어본다. 앱이 먼저 잡히면 앱으로 타고, 길에서 바로 잡히면 호출은 취소했다. 다만 배정된 뒤 너무 늦게 취소하면 기사에게 민폐가 될 수 있으니, 배정 전까지만 병행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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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보다 중요한 건 출발 위치였다

택시비를 아끼려고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타려고 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 300m 덜 걷는 것보다, 기사님이 접근하기 쉬운 위치를 고르는 게 훨씬 중요했다. 골목 안, 일방통행 도로, 유턴이 어려운 곳, 차를 잠깐 세우기 애매한 대로변은 호출 성공률이 낮았다.

괜찮았던 위치는 의외로 단순했다. 버스정류장 뒤쪽처럼 정차 공간이 있는 곳, 큰 건물 정문 앞, 편의점이나 은행처럼 기사님이 찾기 쉬운 지점, 같은 방향 차선에서 바로 태울 수 있는 곳이었다. 목적지 방향 차선에 서 있는 것도 중요했다. 반대편에 서 있으면 기사님이 돌아와야 해서 배정이 잘 안 되거나, 배정 후 도착 시간이 길어졌다.

내 기준으로 가장 효율적인 이동 거리는 100~300m 정도였다. 5분 넘게 앱 화면만 보고 있는 것보다, 그 시간에 큰길의 정차하기 좋은 지점으로 이동하는 편이 성공률이 높았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지붕 있는 건물 앞만 고집하게 되는데, 택시가 멈추기 어려운 입구라면 오히려 더 오래 기다릴 수 있다.

실제로 써먹기 좋았던 택시 잡는 순서

몇 번 실패하고 나니 나름의 순서가 생겼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고, 택시가 나에게 오기 쉬운 상황을 만들어주는 쪽에 가깝다.

  • 먼저 목적지 방향 차선의 큰길로 이동한다.
  • 정차할 공간이 있는 건물 앞이나 버스정류장 근처를 고른다.
  • 앱 호출은 한 번에 여러 번 취소하며 반복하지 않고 3~5분 정도 기다린다.
  • 배정이 안 되면 출발 위치를 100m 정도 바꿔본다.
  • 비나 심야 시간에는 예상보다 15~20분 일찍 움직인다.

여기서 의외로 중요한 건 목적지를 너무 대충 입력하지 않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라면 정문인지 후문인지, 큰 건물이라면 어느 출입구인지에 따라 기사님 동선이 달라진다. 내가 탑승 위치를 애매하게 찍어두면 서로 전화하게 되고, 그 사이 뒤차 눈치도 보게 된다. 택시는 차 안에 타는 순간보다, 타기 전 5분이 더 중요할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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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에는 택시만 고집하지 않는 게 낫다

솔직히 택시가 편한 건 맞다. 짐이 있거나 비가 오거나 피곤할 때는 문 앞까지 가는 이동수단만큼 좋은 게 없다. 그런데 심야 시간에는 택시만 붙잡고 있다가 오히려 더 늦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지하철 막차까지 12분 남았는데 택시 앱 대기 화면만 보다가, 결국 둘 다 놓친 날이 있었다.

그 뒤로는 기준을 하나 정했다. 5km 이내는 버스나 지하철이 바로 있으면 대중교통을 먼저 본다. 10km 안팎은 택시 대기 시간이 10분을 넘기면 다른 이동 경로도 같이 확인한다. 집 근처까지 한 번에 가는 택시가 안 잡히면, 택시가 잘 잡히는 큰 역이나 큰길까지만 이동하는 것도 방법이었다.

카카오 T나 티머니onda 같은 호출 서비스마다 배차 방식과 주변 기사 상황이 달라서, 어느 하나가 항상 빠르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내 경험상 차이는 앱 이름보다 시간대, 출발 위치, 정차 가능 여부에서 더 크게 났다. 택시를 잘 잡는다는 건 운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기사님이 보기에도 태우기 쉬운 곳에 서 있고, 너무 늦기 전에 움직이는 것. 이 작은 차이가 밤길의 피로를 꽤 줄여줬다.

택시 잡기 힘든 밤에 직접 비교해봤더니, 의외로 돈보다 시간이 문제였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