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창은 커튼이 더 까다롭습니다
얼마 전 원룸 주방 쪽 작은 창에 커튼을 달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창 폭이 58cm밖에 안 됐는데, 막상 커튼을 고르려니 일반 커튼은 너무 길고 블라인드는 차가워 보이더라고요. 작은창커튼은 쉬워 보이지만 치수를 대충 재면 가장 티가 많이 납니다. 창은 작은데 천이 옆으로 삐져나오거나, 길이가 애매해서 창틀 아래에서 둥둥 떠 보이는 일이 많습니다.
제가 11년 동안 셀프 인테리어 하면서 느낀 건, 작은 창일수록 ‘대충 가려지겠지’가 잘 안 통한다는 겁니다. 면적이 작아서 오히려 비율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주방, 화장실 앞 복도, 다용도실, 현관 옆 창은 기능도 중요합니다. 햇빛만 가릴 건지, 밖에서 안 보이게 할 건지, 환기는 자주 해야 하는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치수는 창틀이 아니라 사용할 공간 기준으로 잽니다
작은창커튼 치수는 창 유리만 재면 거의 실패합니다. 저는 항상 세 가지를 따로 잽니다. 창틀 바깥 폭, 창틀 바깥 높이, 그리고 커튼봉이나 압축봉을 걸 수 있는 여유 공간입니다. 창틀 폭이 60cm라면 커튼 완성 폭은 최소 90cm 정도가 보기 좋습니다. 주름이 너무 없으면 천 한 장 붙여놓은 느낌이 나고, 빛도 옆으로 새기 쉽습니다.
가장 무난한 계산은 창 폭의 1.5배입니다. 조금 풍성하게 보이고 싶으면 2배까지 잡습니다. 예를 들어 창틀 바깥 폭이 70cm라면 커튼 원단 폭은 105~140cm 사이가 적당합니다. 다만 주방 싱크대 바로 위처럼 양옆 공간이 좁으면 1.5배 선에서 멈추는 게 낫습니다. 원단이 너무 많으면 물건에 닿고, 세탁도 귀찮아집니다.
길이는 창틀 아래로 5~10cm 내려오게 잡으면 가장 안정적입니다. 작은 창이라고 딱 창틀까지만 맞추면 빛이 아래로 새고, 손으로 걷을 때 모양이 어색합니다. 반대로 바닥까지 길게 내리면 작은 창의 장점이 사라집니다. 다용도실이나 보일러실 창처럼 실용성이 우선이면 창틀 아래 3~5cm 정도만 내려도 충분합니다.
- 창 폭 50~70cm: 커튼 폭 80~140cm 권장
- 창 높이 60cm 안팎: 창틀 아래 5~10cm 여유
- 빛 차단 목적: 양옆 5cm 이상 덮기
- 장식 목적: 얇은 면이나 린넨 느낌 원단 선택
압축봉, 커튼봉, 레일 중 뭘 써야 할까요
초보자가 작은창커튼을 달 때 제일 많이 고르는 건 압축봉입니다. 못을 박지 않아도 되고 가격도 보통 5천 원에서 1만 5천 원 사이면 해결됩니다. 전세나 월세라면 압축봉이 부담이 적습니다. 그런데 압축봉은 양쪽 벽이나 창틀 안쪽을 밀어 버티는 방식이라, 걸 곳이 단단해야 합니다. 얇은 플라스틱 몰딩이나 오래된 창틀에 너무 세게 조이면 휘거나 자국이 남을 수 있습니다.
커튼봉은 보기에는 제일 깔끔합니다. 브래킷을 피스로 고정해야 해서 전동드릴이 있으면 작업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 작은 창 하나 기준으로 표시하고 구멍 뚫고 고정하는 데 30~50분 정도 걸립니다. 전동드릴이 없다면 새로 사기보다 먼저 빌리는 쪽을 권합니다. 1년에 한두 번 쓸 도구라면 동네 공구 대여나 지인 장비를 쓰는 게 낫습니다.
레일은 천장이나 상부에 붙여 커튼을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는 방식입니다. 작은 창에는 조금 과한 경우가 많지만, 창 위 공간이 좁거나 옆으로 여닫는 느낌을 깔끔하게 만들고 싶을 때 좋습니다. 다만 레일은 수평이 틀어지면 커튼이 한쪽으로 흐릅니다. 초보자라면 수평계는 꼭 쓰는 게 좋습니다. 휴대폰 수평계 앱도 임시로는 쓸 만하지만, 긴 레일은 실제 수평계가 더 정확합니다.
제일 현실적인 선택
세탁 자주 해야 하는 주방 작은 창은 압축봉과 봉집형 커튼이 편합니다. 거실 옆 작은 창처럼 계속 보이는 곳은 커튼봉이 낫습니다. 욕실 가까운 창은 습기 때문에 두꺼운 면보다 폴리에스터 혼방이나 빨리 마르는 원단이 관리하기 쉽습니다. 설치보다 유지가 더 오래 갑니다.
원단은 예쁜 것보다 용도부터 맞춰야 합니다
작은창커튼은 원단 선택에서 분위기가 확 갈립니다. 린넨 느낌은 자연스럽고 예쁘지만 완전 차단은 어렵습니다. 낮에는 괜찮아도 밤에 실내 조명을 켜면 실루엣이 보일 수 있습니다. 사생활 보호가 목적이라면 쉬폰 한 장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럴 때는 얇은 속커튼 느낌보다 밀도가 있는 가리개 원단을 고르는 게 낫습니다.
암막 원단은 빛을 잘 막지만 작은 창에는 답답해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주방이나 다용도실처럼 환기가 필요한 공간에서는 무게감이 부담됩니다. 그래도 서향 창처럼 오후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면 암막률 70~80% 정도의 가벼운 원단이 쓸 만합니다. 완전 암막보다 생활 암막 쪽이 작은 창에는 자연스럽습니다.
무늬는 생각보다 조심해야 합니다. 창이 작으면 큰 꽃무늬나 굵은 체크가 잘려 보입니다. 저는 작은 창에는 잔무늬, 무지, 얇은 스트라이프를 주로 씁니다. 벽지가 화려하면 커튼은 무지로 낮추고, 벽이 밋밋하면 커튼에 질감이나 작은 패턴을 넣는 식입니다. 작은 면적이라도 색이 진하면 방 전체 분위기를 끌고 갑니다.
- 주방: 세탁 쉬운 폴리 혼방, 짧은 길이
- 침실 작은 창: 생활 암막 또는 도톰한 면
- 현관 옆 창: 사생활 보호용 밀도 있는 원단
- 다용도실: 습기에 강하고 빨리 마르는 원단
설치 순서는 표시, 수평, 고정 순서로 가면 됩니다
작은창커튼 설치는 준비가 절반입니다. 필요한 건 줄자, 연필, 수평계, 드라이버, 전동드릴, 피스, 칼블록 정도입니다. 압축봉이면 줄자와 연필 정도만 있어도 됩니다. 커튼봉을 달 때는 먼저 양쪽 브래킷 위치를 표시합니다. 창틀 위로 5~10cm, 창틀 양옆으로 5~10cm 넓게 잡으면 빛 샘이 줄고 창도 조금 커 보입니다.
석고보드 벽에는 피스만 박으면 나중에 빠질 수 있습니다. 작은 커튼이라 가볍다고 해도 커튼을 자주 여닫으면 힘이 반복해서 걸립니다. 속이 빈 벽이면 석고앙카를 쓰는 게 안전합니다. 콘크리트 벽은 칼블록을 넣어야 하고, 타일 벽은 타일용 비트가 필요합니다. 타일은 한 번 금 가면 복구가 귀찮아서 자신 없으면 여기서 멈추는 게 맞습니다.
전기선이 지나갈 수 있는 벽에는 함부로 구멍을 뚫으면 안 됩니다. 특히 스위치나 콘센트 위아래, 옆 라인은 피하는 게 기본입니다. 작은 창 주변에 조명 스위치가 붙어 있다면 위치를 바꾸거나 압축봉 방식으로 가는 편이 낫습니다. 커튼 하나 달다가 전기 문제 만들면 비용이 몇 배로 커집니다.
작업 시간과 비용 감각
압축봉으로 다는 작은창커튼은 재료만 준비돼 있으면 10~20분이면 끝납니다. 비용은 원단까지 포함해 보통 1만 5천 원에서 4만 원 사이에서 많이 해결됩니다. 커튼봉을 피스로 고정하면 40분에서 1시간 정도 잡는 게 현실적입니다. 벽 재질 확인하고 공구 꺼내고 청소하는 시간까지 넣어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10분 설치라고 하는 건 이미 공구가 다 있고, 벽 상태도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초보자가 자주 막히는 지점
첫 번째는 커튼이 너무 짧은 경우입니다. 상품 사진만 보고 샀다가 실제로 달면 창틀 아래가 비어 보입니다. 구매 전에 종이나 수건을 대충 원하는 길이로 붙여보면 감이 옵니다. 두 번째는 봉 지름과 커튼 구멍이 안 맞는 경우입니다. 아일렛 커튼은 봉이 너무 굵으면 안 들어가고, 봉집형은 봉이 뻑뻑하면 여닫기 불편합니다.
세 번째는 세탁 후 줄어드는 문제입니다. 면이나 린넨 계열은 줄어듦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작은 창은 2cm만 줄어도 티가 납니다. 가능하면 세탁 가능 여부와 수축률 안내를 보고, 애매하면 길이를 조금 여유 있게 잡는 게 낫습니다. 직접 원단을 사서 만들 거라면 먼저 물에 적셨다가 말린 뒤 재단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작은창커튼은 큰 공사처럼 보이지 않지만 방 분위기를 바꾸는 힘은 꽤 큽니다. 다만 예쁜 사진만 보고 바로 사기보다 창 폭, 설치 방식, 원단 관리까지 같이 봐야 오래 씁니다. 저는 작은 창일수록 비싼 제품보다 치수가 맞는 제품이 더 예쁘다고 봅니다. 손이 자주 가는 공간이라면 설치가 쉬운 것보다 떼고 빨기 쉬운 쪽이 결국 더 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