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한 달 써봤더니 집보다 좋은 순간과 아까운 순간이 확 갈렸다

공유오피스 한 달 써봤더니 집보다 좋은 순간과 아까운 순간이 확 갈렸다

얼마 전 집에서 일하다가 세탁기 끝나는 소리, 택배 문자, 냉장고 속 간식 유혹에 계속 흔들린 날이 있었다. 분명 책상 앞에 앉아 있었는데 오후 3시가 되도록 제대로 끝낸 일이 없었다. 그래서 늘 궁금했던 공유오피스를 한 달만 써보기로 했다. 다들 카페 대신 간다던데, 정말 돈값을 하는지 직접 겪어보고 싶었다.

제가 고른 곳은 집에서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의 중형 공유오피스였다. 월 이용권은 좌석이 고정되지 않는 자유석 기준으로 20만 원대 후반, 회의실은 월 몇 시간까지 무료였다. 커피와 프린터, 우편물 수령 같은 기본 서비스도 있었다. 처음엔 ‘책상 하나 빌리는데 이 정도면 비싼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써보니 단순히 책상만 빌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집중은 확실히 빨리 들어온다

가장 크게 느낀 건 시작 속도였다. 집에서는 노트북을 켜고도 괜히 설거지를 하거나 침대에 다시 기대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공유오피스에서는 앉는 순간 주변 사람들이 이미 일을 하고 있으니 나도 자연스럽게 화면을 열게 됐다. 이 분위기 값이 생각보다 컸다.

특히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는 집중력이 꽤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집에서는 2시간 동안 실제 작업 시간이 50분도 안 되는 날이 있었는데, 공유오피스에서는 타이머를 켜보니 90분 넘게 작업한 날이 많았다. 누가 감시하는 건 아닌데, 조용히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이상하게 딴짓을 덜 하게 된다.

카페와 비교하면 장단점이 더 또렷하다

처음엔 카페랑 크게 다를까 싶었다. 노트북 펼치고 음료 마시며 일하는 건 비슷하니까. 그런데 실제로는 피로도가 달랐다. 카페는 자리 운이 크고, 콘센트가 멀거나 옆자리 대화가 크게 들리면 금방 흐름이 깨진다. 오래 앉아 있으면 추가 주문 눈치도 조금 보인다.

공유오피스는 그런 눈치가 적었다. 화장실 갈 때 노트북을 매번 싸 들고 가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였고, 의자도 장시간 앉기엔 훨씬 나았다. 반면 카페처럼 즉흥적인 기분 전환은 덜했다. 공간이 일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서 오래 있으면 약간 사무실에 갇힌 느낌도 있다.

  • 카페: 하루 2~4시간 가볍게 일할 때 좋음
  • 공유오피스: 주 3회 이상 꾸준히 작업할 때 효율이 좋음
  • 집: 비용은 안 들지만 생활 소음과 유혹을 이겨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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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중요한 건 위치와 소음이었다

시설 사진만 보고 고르면 놓치기 쉬운 게 위치다. 집에서 멀면 아무리 좋은 공간이어도 점점 안 가게 된다. 저는 지하철 포함 왕복 35분 정도였는데, 이 정도는 괜찮았다. 만약 왕복 1시간이 넘었다면 아마 둘째 주부터 이용 횟수가 줄었을 것 같다.

소음도 꼭 확인해야 한다. 공유오피스라고 전부 조용한 건 아니었다. 전화 부스가 부족한 곳은 통화 소리가 열린 좌석까지 새어 나왔고, 입주사가 많은 층은 점심 전후로 이동 소리도 잦았다. 방문 상담을 한다면 평일 오전뿐 아니라 오후 2~4시쯤도 한 번 가보는 게 현실적인 분위기를 보기 좋다.

체험권이 있으면 꼭 써볼 만하다

하루 체험이나 1주 체험권이 있는 곳이라면 바로 장기권을 끊기보다 먼저 써보는 쪽이 낫다. 사진으로는 넓어 보여도 실제 좌석 간격이 답답할 수 있고, 냉난방이 내 몸에 안 맞을 수도 있다. 저는 에어컨 바람이 바로 닿는 자리에 앉았다가 첫날 오후 내내 목이 칼칼했다. 이런 건 상세 설명에 잘 안 나온다.

돈값은 이용 횟수로 갈린다

한 달 써보니 기준이 꽤 단순해졌다. 주 1회만 간다면 비싸게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월 28만 원이라고 치면 네 번 이용 시 하루 7만 원꼴이다. 이 정도면 괜찮은 카페 여러 번 가는 편이 낫다. 반대로 주 3회, 한 번에 5시간 이상 쓴다면 계산이 달라진다. 12회 이용 기준으로 하루 2만 원대가 되고, 집중 시간이 늘어난다면 체감 가치는 꽤 올라간다.

프리랜서나 재택근무자에게는 업무와 생활을 분리하는 비용으로 볼 수도 있다. 저는 집에 돌아왔을 때 일이 어느 정도 끝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집이 다시 쉬는 공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건 숫자로 딱 떨어지진 않지만, 생활 리듬에는 꽤 큰 차이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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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에게 특히 잘 맞았다

직접 써본 느낌으로는 공유오피스가 모두에게 필요한 공간은 아니었다. 집에서도 루틴이 잘 잡히고, 회의나 외부 미팅이 거의 없다면 굳이 매달 비용을 낼 이유가 약하다. 하지만 자꾸 일과 생활이 섞여서 하루가 흐물흐물해지는 사람에게는 꽤 현실적인 장치가 된다.

  • 집에서 집중이 잘 안 되는 재택근무자
  • 카페 소음과 자리 눈치가 피곤한 사람
  • 가끔 회의실이나 업무용 주소가 필요한 1인 사업자
  • 일하는 시간을 강제로 분리하고 싶은 사람

제 경우에는 매일 가고 싶은 정도는 아니었지만, 중요한 작업이 있는 날에는 확실히 다시 찾고 싶었다. 공유오피스는 멋진 사무실을 갖는 느낌보다, 딴짓을 줄이는 장치를 하나 사는 쪽에 가까웠다. 그래서 장기 계약을 고민한다면 시설의 화려함보다 집에서의 거리, 실제 소음, 내가 주 몇 회나 갈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게 훨씬 현실적이었다.

공유오피스 한 달 써봤더니 집보다 좋은 순간과 아까운 순간이 확 갈렸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