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2026년 기준 증여세는 받은 사람이 신고합니다
얼마 전 사무실에 부모님이 자녀에게 5천만 원을 보냈는데 신고를 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왔습니다. 이런 질문은 매년 반복됩니다. 돈을 준 사람이 부모님이니 부모님 세금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여세는 원칙적으로 재산을 받은 사람, 즉 수증자가 신고합니다.
2026년 기준으로 증여세 신고기한은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입니다. 예를 들어 2026년 4월 10일에 현금을 받았다면 2026년 7월 31일까지 신고하는 식입니다. 기한을 넘기면 세액 자체보다 가산세 때문에 기분 나쁜 돈이 붙습니다.
국세청 안내 기준으로 증여재산은 증여일 현재 시가로 평가합니다. 현금은 단순하지만 부동산, 주식, 회원권처럼 평가가 필요한 재산은 여기서 실수가 많이 납니다. 특히 가족끼리 싸게 사고팔았다고 생각한 거래가 나중에 증여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서가 있어도 실제 대금 지급, 시가와의 차이, 자금 출처가 같이 맞아야 합니다.
2. 비과세와 공제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증여세 상담에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비과세와 공제입니다. 생활비나 교육비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비과세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자기 소득으로 생활할 수 있는데 부모가 매달 100만 원, 200만 원씩 보내고 그 돈으로 예금, 주식, 부동산 자금을 만들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생활비라고 이체 메모를 적었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세무서에서는 메모보다 실제 사용처를 봅니다. 카드값, 월세, 학비처럼 그때그때 소비된 돈인지, 아니면 남아서 재산 취득 자금으로 들어갔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가족 간 송금은 금액보다 흐름이 중요합니다.
증여재산공제는 10년간 누계로 봅니다. 2026년 기준 공제 한도는 배우자 6억 원, 직계존속으로부터 받는 경우 성년 5천만 원, 미성년 2천만 원, 직계비속에게 받는 경우 5천만 원, 기타 친족 1천만 원입니다. 여기서 직계존속은 부모와 조부모를 포함합니다. 아버지에게 3천만 원, 어머니에게 3천만 원을 따로 받았다고 해서 각각 5천만 원 공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부모는 세법상 동일인으로 묶어 계산하는 구조라 합계 6천만 원 중 5천만 원을 넘는 1천만 원이 과세표준 계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3. 5천만 원까지 무조건 신고 안 해도 된다는 말은 조심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가장 위험한 문장이 있습니다. “자녀에게 5천만 원까지는 세금 없다”는 말입니다. 방향은 맞지만 그대로 믿으면 놓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10년 안에 이미 증여받은 금액이 있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성년 자녀가 2022년에 아버지에게 3천만 원, 2026년에 어머니에게 4천만 원을 받았다면 10년 안 합계는 7천만 원입니다. 직계존속 공제 5천만 원을 빼면 2천만 원이 과세표준 계산 대상이 됩니다. 이때 과세표준 1억 원 이하 구간은 세율 10%가 적용됩니다. 단순 계산으로 산출세액은 200만 원입니다. 여기에 신고세액공제 등이 반영될 수 있지만, 신고 자체를 안 해도 되는 상황과는 다릅니다.
반대로 처음 받는 성년 자녀가 부모에게 5천만 원을 현금으로 받는다면 공제 범위 안에 들어 세액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주택 취득 자금, 사업자금, 금융거래 소명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신고서를 남겨두는 쪽이 낫습니다. 세금이 0원인 신고라도 기록이 남습니다. 몇 년 뒤 자금출처 소명이 들어왔을 때 “그때 증여세 신고를 해두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실무상 꽤 큰 차이입니다.
4. 손자녀 증여는 세대생략 할증을 같이 봐야 합니다
요즘은 조부모가 손자녀에게 바로 증여하는 상담도 많습니다. 자녀 세대를 건너뛰면 상속이나 증여 계획상 유리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손자녀가 증여받는 경우에는 세대생략 할증을 확인해야 합니다.
2026년 기준으로 수증자가 증여자의 자녀가 아닌 직계비속이면 증여세 산출세액에 30% 할증이 붙을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가 20억 원을 초과해 증여받는 경우에는 40% 할증까지 봅니다. 다만 직계비속이 사망해 그 아래 세대가 받는 등 예외도 있으니 가족관계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손자녀에게 주는 돈도 직계존속 공제 한도 안에서 계산합니다. 미성년 손자녀라면 10년간 2천만 원, 성년 손자녀라면 5천만 원 한도를 봅니다. 공제 범위 안에서는 할증세액이 문제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금액이 커지면 세율과 할증이 같이 움직입니다. 그래서 손자녀 증여는 단순히 “부모보다 손주에게 주면 낫다”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5. 증빙은 돈 보낸 뒤가 아니라 보내기 전에 맞춰야 합니다
증여세는 신고서보다 증빙에서 갈립니다. 현금 증여라면 계좌이체 내역, 증여계약서, 가족관계증명서, 수증자 명의 계좌 흐름을 같이 맞춰두는 게 좋습니다. 부동산 부담부증여라면 임대보증금, 금융기관 채무, 실제 채무 인수 여부가 중요합니다. 단순히 등기만 넘어갔다고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증여계약서는 너무 거창할 필요는 없지만 기본은 들어가야 합니다. 증여자와 수증자, 증여일, 증여재산, 금액, 지급 방법, 양쪽 서명 정도는 있어야 합니다. 가족끼리라서 계약서를 안 쓰는 경우가 많은데, 나중에 세무서가 보는 건 가족 간 신뢰가 아니라 객관 자료입니다.
- 현금 증여: 계좌이체 내역, 증여계약서, 가족관계증명서
- 부동산 증여: 등기자료, 평가자료, 취득세 납부자료, 임대차계약서
- 부담부증여: 채무잔액증명서, 대출 승계 자료, 임대보증금 관련 자료
- 생활비 주장: 실제 지출 내역, 수증자의 소득 상황, 사용처 자료
증여세 세율은 과세표준 1억 원 이하 10%, 1억 원 초과 5억 원 이하 20%, 5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 30%, 10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40%, 30억 원 초과 50% 구조입니다. 누진공제도 같이 적용됩니다. 숫자만 보면 계산이 쉬워 보이지만, 실제 신고에서는 10년 합산, 공제 한도, 평가금액, 채무 인정 여부에서 금액이 바뀝니다.
제가 실무에서 권하는 방식은 단순합니다. 먼저 10년 안에 오간 가족 간 자금부터 적습니다. 그다음 증여자와 수증자 관계를 표시하고, 공제 한도를 적용합니다.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남겨둡니다.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찾기 전에, 나중에 설명 가능한 모양으로 남기는 게 먼저입니다. 증여는 가족끼리 조용히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주택 취득이나 금융자산 증가가 생기면 몇 년 뒤 다시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는 기억보다 서류가 말을 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