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공부 10년 해봤더니, 돈 버는 사람은 책보다 이것부터 봅니다

부동산공부 10년 해봤더니, 돈 버는 사람은 책보다 이것부터 봅니다

얼마 전 초보 투자자 한 분이 법원 입찰장에서 제게 물었습니다. “강 선생님, 부동산공부는 뭘 먼저 해야 합니까?” 저는 그 자리에서 등기부등본 이야기를 했습니다. 화려한 수익률표나 낙찰 사례보다, 초보가 제일 먼저 붙잡아야 하는 건 결국 서류 한 장을 끝까지 읽는 힘이거든요.

부동산공부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강의, 책, 유튜브, 임장 모임부터 떠올립니다. 다 필요합니다. 그런데 순서가 틀리면 공부를 많이 해도 현장에서 손이 떨립니다. 특히 경매나 공매는 더 그렇습니다. 시세보다 싸게 사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권리, 점유, 대출, 세금, 수리비, 시간 비용까지 한 번에 계산하는 일입니다.

처음엔 수익률보다 손실 구조부터 봐야 합니다

초보 때 가장 위험한 착각이 있습니다. 감정가 3억짜리가 2억 2천에 나왔으니 싸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예전에 그랬습니다. 감정가 대비 70%면 괜찮아 보였고, 주변 실거래가 몇 개만 보고 입찰표를 쓴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낙찰가만 싸다고 돈이 남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낙찰가가 2억 2천만 원이라고 해도 취득세, 법무비, 명도비, 이자, 수리비, 중개수수료, 보유기간 비용이 붙습니다. 대출을 70% 받는다고 해도 잔금일 전후로 현금이 얼마나 묶이는지 계산해야 합니다. 명도가 2개월이면 괜찮지만 6개월로 늘어나면 수익률은 금방 얇아집니다.

제가 초보에게 늘 말하는 부동산공부의 첫 단계는 “얼마 벌까”가 아니라 “어디서 잃을 수 있나”입니다. 손실 구조를 먼저 보면 욕심이 조금 줄고, 입찰가도 차분해집니다. 현장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대단히 공격적인 사람이 아니라, 빠질 구멍을 먼저 막는 사람입니다.

등기부등본은 읽는 게 아니라 의심하는 겁니다

경매 물건을 볼 때 등기부등본을 펴놓고 근저당, 가압류, 압류, 임차권등기 같은 단어만 체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시작은 그렇게 해도 됩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순서와 날짜를 보는 눈이 더 중요합니다.

근저당 설정일이 언제인지, 임차인의 전입일과 확정일자가 언제인지, 배당요구를 했는지,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서는 권리가 있는지 봐야 합니다. 여기서 한 줄 놓치면 낙찰가 1천만 원 싸게 받은 게 아무 의미 없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 8천만 원을 인수해야 하는 물건을 단순히 “유찰 많이 됐다”는 이유로 검토하는 초보를 여러 번 봤습니다.

부동산공부를 한다면 등기부등본,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를 따로 보지 말고 같이 놓고 봐야 합니다. 서류끼리 말이 안 맞는 부분이 나오면 거기가 현장 확인 포인트입니다. 감정평가서에는 “점유자 미상”인데 현황조사서에는 누군가 산다고 적혀 있다면, 그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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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조사는 네이버 숫자만 보면 부족합니다

시세조사를 할 때 매물 호가만 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3억 5천에 매물이 있으니 3억 5천이 시세라고 잡는 식입니다. 그런데 호가는 집주인의 희망이고, 실거래가는 이미 지나간 숫자입니다. 둘 사이에서 지금 팔릴 가격을 추정해야 합니다.

저는 보통 같은 단지라면 최근 6개월 실거래, 현재 매물 개수, 층과 향, 수리 상태, 급매 여부를 같이 봅니다. 빌라나 단독은 더 까다롭습니다. 같은 동네라도 도로 폭, 주차, 불법 증축, 누수, 일조, 경사도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큽니다. 지도만 보고 판단하면 현장에서 바로 티가 납니다.

  • 아파트는 같은 평형의 최근 거래와 현재 경쟁 매물을 같이 본다.
  • 빌라는 도로, 주차, 누수, 불법 건축물 여부를 현장에서 확인한다.
  • 상가는 임대료보다 공실 기간과 주변 유동인구 변화를 먼저 본다.
  • 토지는 용도지역, 진입로, 경사도, 인허가 가능성을 따로 확인한다.

솔직히 시세조사는 귀찮습니다. 그런데 이 귀찮은 과정을 대충 넘기면 입찰장에서 숫자가 흔들립니다. 남들이 30명 들어오면 괜히 더 써야 할 것 같고, 유찰이 많이 되면 괜히 보물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준이 없는 공부는 현장에서 쉽게 무너집니다.

초보가 피해야 할 물건은 분명히 있습니다

부동산공부를 조금 하다 보면 특수물건이 멋있어 보입니다. 유치권, 법정지상권, 선순위 임차인, 지분경매, 공유자 우선매수권 같은 단어가 나오면 왠지 고수의 영역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초보가 처음부터 이런 물건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건 운전면허 따자마자 빗길 산길을 밤에 달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위험한 물건이 전부 나쁜 물건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가격에 위험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고, 해결 절차를 알고 있고, 버틸 현금과 시간이 있다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에게는 “싸다”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나”가 먼저입니다. 명도 협상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유치권 주장자를 상대하는 건 생각보다 버겁습니다.

제가 처음 공부하는 분에게 권하는 건 단순한 주거용 물건입니다. 권리관계가 깨끗하고, 점유자가 명확하고, 시세 파악이 쉬운 아파트나 소형 빌라부터 보는 게 낫습니다. 처음부터 큰돈을 벌려고 하기보다, 입찰 준비부터 패찰, 낙찰, 잔금, 명도, 매도까지 한 바퀴를 작게라도 경험하는 게 진짜 공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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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공부는 노트보다 복기에서 늘어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분들 중에 노트가 빽빽한 분들이 많습니다. 용어도 잘 알고, 판례도 외우고, 강의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입찰가를 쓰라고 하면 멈춥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식은 쌓였는데 판단 훈련이 부족한 겁니다.

저는 초보에게 관심 물건 10개를 골라 가상 입찰가를 써보라고 합니다. 실제로 입찰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왜 그 가격인지, 낙찰되면 어떤 비용이 들어가는지, 팔 때 얼마에 팔 수 있을지 적어야 합니다. 그리고 개찰 결과가 나온 뒤 본인 숫자와 실제 낙찰가를 비교합니다. 이 복기를 30건만 해도 시장 감각이 달라집니다.

패찰도 공부입니다. 저는 좋은 패찰이 나쁜 낙찰보다 낫다고 봅니다. 괜히 분위기에 휩쓸려 500만 원 더 쓰고 낙찰받으면, 그때부터 그 500만 원을 되찾으려고 무리한 판단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기준을 지키고 떨어진 물건은 마음이 편합니다. 다음 물건을 볼 눈도 남아 있습니다.

부동산공부는 결국 종이에 있는 지식을 현장 판단으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등기부등본 한 줄, 계단실 냄새, 우편함 상태, 관리비 체납 가능성, 주변 중개업소 말투까지 다 자료가 됩니다. 책상에서 시작하되 현장에서 검증해야 하고, 현장에서 느낀 걸 다시 숫자로 고쳐야 합니다. 저는 아직도 새 물건을 보면 조심스럽습니다. 10년을 해도 부동산은 사람을 방심하게 두지 않거든요.

부동산공부 10년 해봤더니, 돈 버는 사람은 책보다 이것부터 봅니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