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많이 먹을수록 좋은 줄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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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많이 먹을수록 좋은 줄 알고 계신가요?

얼마 전 약국에서 50대 손님이 종합비타민, 비타민D, 비타민C 고함량 제품을 계산대에 올려놓고 조심스럽게 물으셨어요. “이거 셋 다 같이 먹어도 되죠?” 사실 이런 질문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듣습니다. 비타민은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맞지만, 영양제 형태로 여러 개를 겹쳐 먹으면 생각보다 복용량이 쉽게 올라갑니다.

저는 약국에서 11년째 일하면서 효능보다 먼저 보는 것이 있습니다. 성분표, 1일 섭취량, 복용 중인 약, 그리고 질환입니다. 특히 혈액응고억제제, 항혈소판제, 갑상샘약, 골다공증약, 항암치료 중인 분들은 “건강에 좋다니까”라는 이유만으로 비타민을 추가하면 곤란한 경우가 있습니다.

비타민은 부족할 때 의미가 커집니다

비타민 영양제의 효과는 “누가 먹느냐”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결핍이 있거나 식사가 불규칙한 분, 햇빛 노출이 적은 분, 임신 준비나 임신 중인 분, 채식 위주 식사를 오래 한 분은 특정 비타민 보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식사를 잘하고 수치도 정상인데 고함량 제품을 여러 개 더하는 경우에는 기대만큼 이득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타민D는 뼈 건강과 칼슘 대사에 중요합니다. 성인 대부분은 하루 600~800IU 정도가 권장량 범위로 이야기되고, 일반적으로 성인의 상한섭취량은 하루 4,000IU로 봅니다. 그런데 시중에는 한 알에 5,000IU, 10,000IU인 제품도 있습니다. 이런 제품은 매일 오래 먹기보다 검사 수치와 의사 판단에 맞춰 쓰는 쪽이 더 안전합니다.

비타민C도 비슷합니다. 감기 예방을 기대하고 1,000mg, 2,000mg씩 드시는 분이 많은데,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식이보충제 정보에서는 성인 비타민C 상한섭취량을 하루 2,000mg으로 안내합니다. 이보다 많이 먹는다고 몸이 전부 쓰는 것도 아니고, 속쓰림·설사·복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철분이 몸에 과하게 쌓이는 질환이 있는 분은 고용량 비타민C가 철 흡수를 더 밀어줄 수 있어 더 조심해야 합니다.

같이 먹을 때 특히 조심해야 하는 조합

약국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조합은 비타민K와 와파린입니다. 비타민K는 혈액 응고 과정에 관여합니다. 와파린을 복용하는 분은 비타민K가 들어 있는 종합비타민이나 녹즙, 클로렐라, 고함량 채소 분말을 갑자기 시작하거나 끊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완전히 피하는 것보다 매일 비슷한 양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비타민E도 가볍게 볼 성분은 아닙니다. 식품으로 먹는 비타민E는 보통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영양제로 고함량을 복용하면 출혈 위험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식이보충제 정보에서는 성인 비타민E 보충제 상한을 하루 1,000mg으로 안내하고,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는 경우 상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와파린 같은 약을 드시는 분은 특히 확인이 필요합니다.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중인 분도 비타민C, 비타민E 같은 항산화 영양제를 임의로 고용량 복용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일부 항산화제가 치료 효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논의되어 왔고, 개인의 암 종류와 치료 방식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약국에서 단정하기보다 치료를 맡고 있는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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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량은 한 제품이 아니라 하루 전체로 봅니다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중복 섭취입니다. 종합비타민에 비타민D 1,000IU가 들어 있고, 따로 먹는 비타민D가 2,000IU, 칼슘제에도 비타민D가 400IU 들어 있으면 하루 총량은 3,400IU가 됩니다. 제품 하나만 보면 괜찮아 보여도 합치면 상한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비타민A도 대표적인 예입니다. 베타카로틴 형태와 레티놀 형태는 의미가 다릅니다. 특히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분은 레티놀 형태의 비타민A 고함량을 피해야 합니다. 성인 비타민A 상한섭취량은 레티놀 기준으로 하루 3,000mcg RAE 정도로 안내됩니다. 간유, 눈 영양제, 종합비타민을 같이 먹는 분은 성분표를 꼭 같이 봐야 합니다.

  • 종합비타민을 먹고 있다면 비타민A, D, E, K가 이미 들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비타민C는 하루 총량이 2,000mg에 가까운지 봅니다.
  • 비타민D는 검사 수치 없이 고함량을 장기간 매일 복용하지 않는 쪽이 안전합니다.
  • 와파린, 항혈소판제, 항암치료, 신장질환, 간질환이 있으면 제품을 사기 전에 상담이 먼저입니다.

언제 먹는지도 꽤 중요합니다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B군과 비타민C는 공복에 먹어도 되는 분이 있지만, 속이 쓰리거나 메스꺼운 분은 식후가 낫습니다. 비타민B군은 사람에 따라 잠이 덜 오는 느낌을 받기도 해서 저녁 늦게보다 오전이나 점심 식후가 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용성 비타민인 A, D, E, K는 기름기가 조금 있는 식사와 함께 먹을 때 흡수가 더 잘 됩니다. 그래서 비타민D를 빈속에 물만 마시고 드시던 분이 식후로 바꾸면 복용감이 나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흡수가 잘 된다는 말이 많이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용성 비타민은 몸에 축적될 수 있어 과량 복용을 더 신중하게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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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보다 성분표가 더 솔직합니다

솔직히 영양제 광고는 좋은 이야기만 앞에 놓기 쉽습니다. 피로, 면역, 활력 같은 표현은 눈에 잘 들어오지만, 정작 중요한 1일 섭취량과 상한섭취량, 복용 중인 약과의 관계는 작게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제품을 고를 때 화려한 문구보다 성분명과 함량을 먼저 보라고 말씀드립니다.

근거가 비교적 분명한 영역도 있습니다. 엽산은 임신 준비와 초기 임신에서 중요하고, 비타민D가 부족한 사람에게 보충은 의미가 있습니다. 비타민B12는 채식 위주 식사나 흡수 문제가 있는 분에게 확인할 만합니다. 반면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사람이 고함량 종합비타민을 오래 먹는다고 만성질환이 전부 예방된다고 말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질병관리청이나 미국 국립보건원 식이보충제 정보에서도 영양제는 식사를 대신하는 수단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보완하는 수단으로 설명합니다.

비타민을 고를 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지금 먹는 약과 영양제를 종이에 한 번 적어보는 것입니다. 제품명보다 성분과 함량이 중요합니다. 약국에 오실 때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셔도 좋고, 병원 진료 때 함께 가져가도 좋습니다. 비타민은 분명 필요한 영양소지만, 내 몸에 맞는 양으로 먹을 때 가장 편안하게 오래 갈 수 있습니다. 저는 그 균형을 잡는 일이 영양제를 고르는 일의 절반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타민, 많이 먹을수록 좋은 줄 알고 계신가요?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