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 백운제, 여름에서 가을로의 변화를 걷다
광양시의 백운제는 여름철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붐비던 물놀이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9월이 되면서 한적한 풍경으로 변모한 이곳은 넓은 주차 공간이 비어 있고, 주변 산과 어우러진 자연의 정취가 더욱 돋보입니다.
주차장 인근에는 아치형 지붕의 화장실 건물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뒤로는 산이 이어져 있어 자연과의 조화가 인상적입니다. 광양 전역을 안내하는 안내판 세 개가 나란히 서 있는데, 이 중 하나는 광양의 대표 먹거리 아홉 가지를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어 방문객들의 관심을 끕니다. 또한, 가족형 수변공원으로서 물과 꽃을 테마로 한 공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을의 정취와 마을 풍경
백운제 주변을 산책하며 가을의 먹거리인 전어구이와 꽃게가 떠오릅니다. 산책로를 따라 알파벳 조형물 'BONG GANG'이 나타나는데, 각 글자에는 봉황, 해, 잎, 물방울, 별 등 봉강 지역의 상징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큰 느티나무 그늘 아래 자리한 이 조형물은 마을의 정체성을 잘 보여줍니다.
인근 하봉마을에서는 마을회관 담벼락에 그려진 억새 그림과 소가 그려진 창고 벽화가 눈길을 끕니다. 억새는 바람에 누운 듯 자연스럽게 표현되었고, 소 그림은 멍에를 진 황소가 고개를 숙여 걷는 모습으로,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초록 들판이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저수지와 마을의 역사
가을이 되면 백운저수지 바닥이 잔디밭처럼 보이는데, 드러난 모래톱이 섬처럼 남아 있고 그 너머로 산줄기가 겹겹이 이어집니다. 물가에는 분홍, 초록, 파랑으로 칠해진 하트 모양 그네가 설치되어 있어 산책객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1950년대 말부터 60년대 초까지 광양읍 세풍지역 간척지 조성으로 농업용수가 필요해지면서 백운저수지가 건설되었고, 이로 인해 80여 호에 이르던 마을이 30여 호로 줄어든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당저마을의 유래와 변화
도로를 따라 만난 당저마을 안내판에는 마을 전경 사진과 열세 개 지점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약 400년 전부터 형성된 이 마을은 서당골 아래 위치해 '당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집니다. 근재 이돈모의 개인 원림 검덕원과 우재 이준모가 세운 송간정 등 역사적 장소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마을 골목에는 장독대와 소나무, 튤립밭에서 나물을 캐는 노부부를 그린 벽화가 있으며, 큰 나무가 집을 감싸는 벽과 대숲이 솟아 있는 풍경도 볼 수 있습니다. 벽화는 주로 과거의 풍경을 담아내어 마을의 옛 모습을 되새기게 합니다.
오래된 슬레이트 건물에는 붉은 장미 덩굴이 그려져 있고, 회벽이 벗겨진 벽에는 꽃 그림이 자리해 세월의 흔적과 함께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마을 공동체는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했지만, 농촌의 전통적인 풍경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 귀촌자가 늘어나 현재는 약 60호가 거주하며, 떠난 50호와 돌아온 30호가 같은 공간에서 공존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가을의 시작과 백운제의 의미
봉강 쉼터 앞 둥근 돌에서 잠시 멈춰 서면 소나무 그늘 아래 차 몇 대가 주차되어 있습니다. 여름과 가을 사이의 백운제와 인근 마을을 탐방하며 벽화와 마을 이야기를 통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9월 첫째 주말에 찾아오는 백로(白露)는 흰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시기로, 이슬은 밤에 생겨 아침에 사라집니다. 하루가 지나가지만, 가을은 이제 막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계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