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을 한 달 써봤더니, 편한 만큼 신경 써야 할 것도 보였다

새벽배송을 한 달 써봤더니, 편한 만큼 신경 써야 할 것도 보였다

처음엔 그냥 우유 하나 때문이었다

얼마 전 밤 11시에 냉장고를 열었는데, 다음 날 아침에 먹을 우유가 딱 한 컵도 안 남아 있었다. 편의점에 다녀올까 하다가 너무 귀찮아서 새벽배송을 처음 제대로 써봤다. 사실 예전에도 몇 번 주문은 했지만, 그때는 할인 쿠폰이 있거나 과일이 급할 때 정도였다. 이번에는 일부러 한 달 동안 장보기의 절반쯤을 새벽배송으로 바꿔봤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자주 쓰는지, 진짜 생활이 편해지는지 궁금했다.

내가 주로 주문한 건 우유, 달걀, 샐러드 채소, 두부, 냉동만두, 생수, 간단한 반찬류였다. 가격 비교를 하려고 평소 가던 동네 마트 영수증도 같이 봤다. 제품마다 다르지만, 체감상 새벽배송이 늘 싼 건 아니었다. 대신 장 보러 오가는 시간과 들고 오는 수고가 줄었다. 특히 생수 2리터짜리 6개 묶음은 직접 들고 와본 사람만 안다. 그건 가격보다 허리가 먼저 떠오른다.

진짜 편했던 순간은 아침에 바로 쓸 때

새벽배송의 장점은 단순히 빨리 온다는 것보다, 내가 잠든 사이에 일이 끝나 있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밤에 주문해두고 아침 7시쯤 문 앞을 확인하면 재료가 와 있다. 이게 생각보다 생활 리듬에 크게 들어온다. 아침에 샐러드를 챙기거나, 아이 도시락을 싸거나, 출근 전에 커피에 넣을 우유가 필요할 때 특히 그렇다.

한 번은 전날 저녁에 파스타를 해 먹고 싶어서 재료를 담다가, 소스와 면은 있는데 마늘이 없다는 걸 알았다. 보통이면 메뉴를 바꿨을 텐데, 새벽배송으로 마늘과 샐러드 채소를 같이 주문했다. 다음 날 점심에 바로 만들 수 있었다. 이런 작은 성공이 쌓이면 확실히 습관이 된다. 장을 보는 행위가 따로 시간을 잡아야 하는 일이 아니라, 자기 전에 5분 처리하는 일처럼 바뀌었다.

  • 무거운 생수, 쌀, 세제류를 받을 때 만족도가 컸다.
  • 아침 식재료처럼 사용 시간이 정해진 물건은 체감 편의가 높았다.
  • 할인 행사보다 배송 시간과 재고 상태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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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신선식품은 복불복이 있었다

솔직히 새벽배송이 전부 좋았던 건 아니다. 가장 애매했던 건 신선식품이었다. 상추나 깻잎 같은 잎채소는 상태가 꽤 괜찮은 날도 있었고, 포장을 열자마자 가장자리부터 시든 느낌이 나는 날도 있었다. 오프라인 마트에서는 내가 직접 뒤집어 보고 고를 수 있는데, 배송은 그 선택권이 없다. 대신 문제가 있으면 고객센터에서 환불이나 재배송 처리가 비교적 빠른 편이었다.

달걀은 의외로 안정적이었다. 한 달 동안 세 번 주문했는데 깨진 건 없었다. 포장재가 두껍고 고정이 잘 되어 있었다. 반대로 바나나처럼 익은 정도가 중요한 과일은 기대치 조절이 필요했다. 바로 먹고 싶은데 덜 익은 게 오거나, 하루만 지나도 점이 많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과일은 사과, 방울토마토처럼 상태 편차가 작은 쪽이 마음 편했다.

냉동식품은 만족도가 높았다. 아이스팩과 보냉재가 들어 있고, 새벽에 바로 받으면 녹았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다만 여름철이나 문 앞에 오래 두는 환경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배송 알림을 보고 가능한 한 빨리 들여놓는 게 좋았다. 새벽배송이라고 해서 모든 보관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가격은 싸다기보다 덜 낭비하게 만드는 쪽

가격만 놓고 보면 동네 마트 특가가 더 저렴한 경우가 꽤 있었다. 예를 들어 두부나 콩나물은 마트 행사 때 1개당 몇백 원 차이가 났다. 반면 새벽배송은 쿠폰, 묶음 할인, 무료배송 기준을 맞추면 비슷해졌다. 문제는 그 무료배송 기준이다. 2만 원이나 3만 원을 맞추려고 원래 안 사도 되는 과자나 음료를 담게 되는 순간, 절약이 아니라 소비가 된다.

그래서 나는 두 번째 주부터 장바구니 규칙을 만들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먼저 보고, 3일 안에 먹을 것만 담았다. 또 무료배송 금액이 모자라도 억지로 채우지 않았다. 배송비를 내는 게 아깝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필요 없는 물건 8천 원어치를 더 사는 것보다 배송비 3천 원이 나을 때가 많았다. 이건 실제로 해보니 꽤 중요한 차이였다.

내가 써본 장바구니 기준

  • 잎채소는 2일 안에 먹을 양만 산다.
  • 냉동식품은 행사해도 냉동실 빈칸을 먼저 본다.
  • 무료배송 금액 때문에 군것질을 추가하지 않는다.
  • 생수처럼 무거운 물건은 새벽배송 우선으로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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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쓰레기는 생각보다 눈에 띄었다

새벽배송을 자주 쓰면서 가장 신경 쓰인 건 포장재였다. 냉장, 냉동, 상온 제품이 나뉘어 오다 보니 박스나 보냉백, 아이스팩이 꽤 생긴다. 업체에 따라 회수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매번 깔끔하게 맞아떨어지는 건 아니었다. 특히 종이 박스는 접어서 버리면 되지만, 아이스팩과 비닐류는 은근히 쌓인다.

나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주문하면 포장재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지금은 주문 횟수를 줄이고, 한 번 주문할 때 3일치 정도만 담는 방식으로 바꿨다. 너무 많이 사면 신선식품이 상하고, 너무 자주 사면 포장재가 늘어난다. 그 중간을 찾는 게 새벽배송을 오래 쓰는 요령에 가까웠다.

잘 맞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꽤 갈린다

새벽배송은 바쁜 사람에게 잘 맞는다. 출퇴근 시간이 길거나, 아이를 돌보느라 장 보러 나가기 어려운 집이라면 체감 효과가 크다. 또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에 살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사는 사람에게도 확실히 편하다. 반대로 시장에서 직접 보고 고르는 걸 좋아하거나, 매장 특가를 잘 챙기는 사람에게는 가격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

나한테 가장 좋았던 조합은 생필품과 기본 식재료였다. 생수, 우유, 달걀, 두부, 냉동식품은 다시 주문할 마음이 있다. 잎채소와 과일은 급할 때만 쓸 것 같다. 한 달 써보니 새벽배송은 장보기를 완전히 대신하는 서비스라기보다, 귀찮고 무거운 부분을 덜어주는 도구에 가까웠다. 매번 쓰면 낭비가 생기고, 필요한 물건만 골라 쓰면 생활이 꽤 가벼워진다. 나는 앞으로도 밤에 냉장고를 열고 우유가 없다는 걸 발견하면, 편의점보다 새벽배송 앱을 먼저 켤 가능성이 높다.

새벽배송을 한 달 써봤더니, 편한 만큼 신경 써야 할 것도 보였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