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객석에 앉아 다시 느꼈는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자리와 캐스팅을 대충 고르면 절반쯤 놓치는 작품입니다. 넘버가 세고 드라마가 크다는 말로는 부족해요. 이 작품은 배우의 호흡, 1막과 2막의 온도 차, 객석에서 보이는 무대 깊이에 따라 완전히 다른 공연처럼 다가옵니다.
2024년 공연은 10주년 기념공연으로, 2024년 6월 5일부터 8월 25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올라갔습니다. 러닝타임은 인터미션 20분 포함 175분. 길다면 긴데, 사실 체감은 배우 조합에 따라 꽤 다릅니다. 몰아치는 페어는 숨이 가쁘고, 감정선을 길게 끌고 가는 페어는 2막에서 더 무겁게 남습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2024를 처음 본다면 이렇게 접근하면 좋습니다
처음 보는 분에게 먼저 말하고 싶은 건, 이 작품을 단순한 괴물 이야기로 예상하면 조금 빗나간다는 점입니다. 무대가 붙잡고 있는 건 ‘괴물은 누구인가’보다 ‘인간은 어디까지 창조하고 책임질 수 있는가’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광기만 따라가면 작품이 납작해지고, 앙리와 괴물의 감정까지 같이 잡아야 비로소 무대가 열립니다.
구성상 1막은 관계와 욕망을 쌓는 시간이고, 2막은 그 욕망이 변형되어 돌아오는 시간입니다. 특히 배우들이 1인 2역을 맡는 구조가 중요합니다. 빅터 배우는 자크를, 앙리 배우는 괴물을 함께 연기합니다. 같은 얼굴이 다른 세계에서 다른 폭력성을 드러내는 방식이 이 작품의 큰 장치예요. 이걸 알고 보면 2막의 격투장 장면이 단순한 분위기 전환이 아니라 1막의 질문을 비틀어 되돌려주는 장면으로 보입니다.
캐스팅은 취향을 먼저 정하고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2024년 10주년 공연의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자크 역에는 유준상, 신성록, 규현, 전동석이 이름을 올렸고, 앙리 뒤프레와 괴물 역에는 박은태, 카이, 이해준, 고은성이 함께했습니다. 줄리아와 까뜨린느는 선민, 이지혜, 최지혜, 엘렌과 에바는 전수미, 장은아, 김지우가 맡았습니다. 이 정도 캐스팅이면 ‘누가 좋다’보다 ‘어떤 결의 공연을 보고 싶은가’가 더 중요합니다.
처음 관람이라면 빅터와 앙리의 균형을 봐야 합니다. 빅터가 지나치게 압도적이면 작품은 창조주의 비극으로 기울고, 앙리와 괴물의 존재감이 강하면 버려진 존재의 복수극이 더 선명해집니다. 저는 예매할 때 빅터 배우의 노선보다 앙리 배우의 2막 에너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은 2막에서 관객의 감정 체력이 갈리거든요.
- 강한 성량과 폭발적인 넘버를 원한다면 보컬 중심 페어가 잘 맞습니다.
- 인물의 상처와 관계 변화를 오래 따라가고 싶다면 연기 밀도가 높은 페어가 좋습니다.
- 재관람이라면 빅터보다 앙리와 괴물 해석이 다른 조합을 고르는 재미가 큽니다.
좌석은 무대 전체와 표정 중 무엇을 볼지 정해야 합니다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은 대극장 뮤지컬을 보기 좋은 편이지만, 프랑켄슈타인처럼 장면 전환이 크고 조명 대비가 강한 작품에서는 좌석 선택이 꽤 중요합니다. 1층 중앙 앞쪽은 배우 표정과 호흡이 생생합니다. 특히 빅터가 무너지는 순간, 괴물이 처음으로 자기 감정을 말하는 순간을 가까이서 받으면 확실히 압이 다릅니다.
다만 전체 구조를 보고 싶다면 너무 앞줄만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험실, 전쟁터, 격투장처럼 공간의 성격이 뚜렷하게 바뀌는 작품이라 1층 중블 중후반이나 2층 앞쪽도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초관람이면 1층 중앙 중간 구역을 가장 무난하게 봅니다. 재관람이라면 2층 앞쪽에서 조명과 동선을 보는 것도 꽤 좋고요.
가격은 2024년 기준 VIP석 17만 원, R석 14만 원, S석 11만 원, A석 8만 원, 시야제한석 10만 원으로 공지됐습니다. 여기서 고민되는 건 시야제한석입니다. 할인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작품은 좌우 동선과 세트 깊이가 중요한 편이라 처음 보는 분에게는 추천 순위가 낮습니다. 이미 내용을 알고 있고 특정 배우의 넘버를 들으러 가는 재관람이라면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예매 일정은 캐스팅 스케줄 확인이 거의 전부입니다
2024년 공연은 회차별 티켓 오픈이 나뉘어 진행됐고, 마지막 티켓 오픈은 2024년 7월 16일 오전 11시, 대상 회차는 8월 13일부터 8월 25일까지였습니다. 공연 시간은 화·목 오후 7시 30분, 수·금 오후 2시 30분과 7시 30분, 토요일과 공휴일 오후 2시와 7시, 일요일 오후 3시였고 월요일 공연은 없었습니다.
이런 대형 라이선스가 아닌 국내 창작 대작은 예매할 때 날짜보다 캐스팅 스케줄을 먼저 보게 됩니다. 같은 금요일 저녁이라도 페어가 바뀌면 작품의 중심이 달라지니까요. 특히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2024는 10주년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배우별 팬덤 예매도 빨랐습니다. 좋은 자리를 원한다면 예매처 알림보다 제작사 공지 흐름을 먼저 보는 쪽이 실전적입니다.
- 초관람: 중앙 시야와 안정적인 페어를 우선으로 잡기
- 재관람: 빅터·앙리 조합의 대비가 큰 회차 고르기
- 넘버 중심 관람: 음향 밸런스가 좋은 중앙 구역 우선
- 드라마 중심 관람: 배우 표정이 보이는 1층 중간 앞쪽 고려
10주년 공연에서 갈릴 수 있는 지점도 분명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프랑켄슈타인은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먹히는 작품은 아닙니다. 감정이 아주 크게 치솟고, 음악도 인물도 과감하게 밀어붙입니다. 이 과잉이 매력인 관객에게는 오래 남는 대극장 체험이 되지만, 섬세하게 눌러 담은 서사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어떤 장면이 조금 직접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초연 이후 여러 시즌을 거치며 작품의 힘은 확실히 검증됐습니다. 그런데 재연을 계속 봐온 관객이라면 익숙한 장면 구성과 감정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10주년 공연의 의미는 완전히 새로워진 해석보다, 지금 이 캐스트들이 이 거대한 구조 안에서 어디까지 밀고 들어가느냐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을 추천할 때 늘 조건을 붙입니다. 큰 넘버, 선명한 드라마, 배우의 에너지가 객석을 밀어붙이는 공연을 좋아한다면 놓치기 아까운 작품입니다. 반대로 조용한 여백, 모호한 감정, 작은 호흡의 연극성을 기대한다면 취향이 갈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대극장 창작뮤지컬이 관객에게 얼마나 강한 체험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2024는 이미 지나간 시즌이지만,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관객에게도 꽤 좋은 기준점이 됩니다. 어떤 배우의 이름을 먼저 볼지, 어느 좌석에서 봐야 작품이 가장 잘 들어올지, 그리고 내가 이 작품의 과잉을 사랑하는 쪽인지 거리감을 느끼는 쪽인지. 그 판단이 서면 예매 버튼을 누르는 손도 훨씬 덜 흔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