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숙소 100곳 넘게 다녀보니, 국내여행 준비물은 생각보다 현실적이어야 했다

국내 숙소 100곳 넘게 다녀보니, 국내여행 준비물은 생각보다 현실적이어야 했다

사진보다 먼저 챙겨야 할 건 숙소 변수였다

얼마 전 강원도 쪽 펜션에 갔는데, 예약 페이지 사진은 꽤 깔끔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방은 넓었지만 콘센트 위치가 애매하고, 수건은 1인 1장 기준이라 저녁에 샤워하고 나니 다음 날 아침 쓸 게 부족하더라고요. 이런 일을 몇 번 겪고 나면 국내여행 준비물은 예쁜 캐리어에 옷 잘 넣는 문제가 아니라, 숙소가 기대와 다를 때 내 불편을 얼마나 줄이느냐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됩니다.

저는 전국 펜션, 호텔, 풀빌라, 감성 숙소, 한옥 스테이까지 100곳 넘게 묵어봤습니다. 시설 좋은 곳도 많았지만 사진과 실제가 다른 곳도 꽤 있었고, 특히 비수기 평일에는 관리 상태가 생각보다 들쭉날쭉한 숙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디를 가든 준비물 기준을 숙소 등급보다 ‘내가 직접 써야 하는 순간’에 맞춥니다.

기본 준비물은 줄이되, 위생 용품은 아끼지 않습니다

국내여행은 해외여행보다 마음이 느슨해지기 쉽습니다. 근처 편의점에서 사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산속 펜션이나 바닷가 외곽 숙소는 편의점까지 차로 15분 넘게 걸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밤에 도착하면 문 닫은 가게도 많고요.

제가 거의 매번 챙기는 국내여행 준비물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칫솔, 치약, 세안제, 샴푸와 트리트먼트 소분 용기, 여분 수건 1장, 얇은 잠옷, 휴대용 슬리퍼, 멀티탭, 충전기, 보조배터리, 상비약 정도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숙소에 있을 것 같은 물건’도 내 기준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 수건: 숙소 제공 수건이 얇거나 냄새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샴푸: 일회용 어메니티가 없거나 대용량 공용 제품만 있는 곳도 있습니다.
  • 슬리퍼: 욕실용 슬리퍼가 젖어 있거나 실내용 슬리퍼가 없는 숙소가 있습니다.
  • 멀티탭: 침대 옆 콘센트가 하나뿐인 방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커플 여행이나 가족 여행이라면 멀티탭 하나가 체감 만족도를 꽤 올립니다. 휴대폰 두 대, 워치, 카메라, 보조배터리까지 충전하려면 콘센트 싸움이 생깁니다. 감성 숙소일수록 조명은 예쁜데 콘센트 위치는 불편한 곳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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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여행은 먹거리보다 조리 환경을 먼저 봐야 합니다

펜션 여행 준비할 때 많은 분들이 고기, 라면, 과자, 술부터 떠올립니다. 사실 먹거리는 현지 마트에서도 어느 정도 해결됩니다. 진짜 문제는 조리 환경입니다. 냄비가 너무 작거나, 칼이 무디거나, 도마가 오래돼 보이거나, 집게가 하나뿐인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저는 바비큐가 있는 숙소에 갈 때 가위, 집게, 키친타월, 위생장갑, 지퍼백, 작은 양념 세트는 따로 챙기는 편입니다. 숙소 집게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고기용과 채소용을 나눠 쓰고 싶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4인 여행인데 집게 하나로 생고기, 익은 고기, 김치까지 다 집는 상황이 생기면 꽤 찝찝합니다.

바비큐 숙소에서 은근히 필요한 것

  • 키친타월: 기름 닦기, 물기 제거, 테이블 정리에 계속 씁니다.
  • 일회용 위생장갑: 고기 손질이나 쓰레기 정리할 때 편합니다.
  • 지퍼백: 남은 음식, 젖은 수영복, 냄새 나는 양말까지 넣기 좋습니다.
  • 작은 칼 또는 가위: 숙소 칼 상태가 좋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 종량제 봉투 확인: 일부 숙소는 별도 구매가 필요합니다.

근데 너무 많이 챙기면 여행이 아니라 이사가 됩니다. 제 기준으로는 ‘씻기, 자기, 충전하기, 먹고 치우기’에 필요한 물건만 챙기면 충분합니다. 캠핑 장비처럼 크게 벌릴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 부모님과 갈 때는 준비물 기준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친구끼리 가는 여행은 조금 불편해도 웃고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나 부모님과 함께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계단 많은 숙소, 미끄러운 욕실, 난방이 늦게 올라오는 방, 밤에 어두운 주차장 같은 요소가 바로 불편으로 이어집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여벌 옷은 예상보다 1벌 더 챙기는 게 낫습니다. 물놀이를 하지 않아도 음식 흘림, 땀, 갑작스러운 비 때문에 옷을 갈아입는 일이 생깁니다. 작은 담요, 체온계, 해열제, 아이용 세면도구, 물티슈는 기본에 가깝습니다. 숙소에 전자레인지가 있는지도 꼭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사진에는 주방이 있어 보여도 실제로는 간단 취사만 가능한 곳이 있습니다.

부모님과 갈 때는 잠자리와 욕실이 중요합니다. 매트리스가 너무 낮거나 바닥 요를 깔아야 하는 숙소는 허리나 무릎이 불편한 분들에게 힘들 수 있습니다. 미끄럼 방지 양말, 얇은 가디건, 복용 중인 약, 작은 손전등이나 무드등을 챙기면 밤에 화장실 갈 때 훨씬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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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별 준비물은 과하게 말고, 딱 불편한 지점만 막기

여름 국내여행 준비물은 벌레와 습기 대비가 중요합니다. 산속 독채 펜션은 창밖 풍경이 좋은 대신 모기와 날벌레가 많을 수 있습니다. 숙소에 방충망이 있어도 문 여닫는 사이에 들어옵니다. 모기 기피제, 얇은 긴팔, 방수팩, 여분 비닐봉투 정도는 꽤 자주 씁니다.

겨울에는 난방이 변수입니다. 호텔은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독채 펜션이나 오래된 숙소는 바닥은 뜨거운데 공기는 차갑거나, 반대로 공조기는 강한데 바닥 냉기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면양말, 얇은 내의, 립밤, 보습 크림을 챙기면 체감이 다릅니다. 감성 숙소일수록 큰 창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예쁜 창은 겨울에 냉기를 같이 데려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계절 상관없이 넣어두는 작은 파우치

  • 진통제와 소화제
  • 밴드와 작은 연고
  • 렌즈 케이스 또는 안경닦이
  • 귀마개
  • 작은 빨래집게 2개

귀마개는 의외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바닷가 숙소는 파도 소리가 낭만적일 때도 있지만, 밤새 크게 들리면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복도형 숙소는 옆방 문 닫는 소리, 펜션은 새벽 바비큐장 정리 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고요.

숙소 예약 전 체크하면 짐이 줄어듭니다

국내여행 준비물을 잘 챙기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불필요한 짐을 줄이는 겁니다. 예약 전 숙소에 딱 몇 가지만 확인해도 캐리어가 가벼워집니다. 수건 추가 제공 여부, 어메니티 종류, 전자레인지와 정수기 위치, 바비큐 도구 제공 범위, 주차장에서 객실까지 거리, 엘리베이터 유무 정도입니다.

저는 예약 페이지 사진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후기를 볼 때도 ‘예뻐요’, ‘친절해요’보다 ‘수압’, ‘방음’, ‘청결’, ‘침구’, ‘주차’ 같은 단어를 먼저 봅니다. 좋은 후기가 많아도 같은 불편이 반복해서 나오면 실제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솔직히 국내여행 준비물은 많이 챙긴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 아닙니다. 내 여행 스타일과 숙소의 빈틈을 얼마나 정확히 맞추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감성 사진을 찍으러 가는 여행인지, 아이와 편하게 쉬러 가는 여행인지, 부모님 모시고 조용히 쉬는 일정인지에 따라 필요한 짐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이제 새 숙소를 예약하면 제일 먼저 묻습니다. 거기서 내가 씻고, 자고, 먹고, 충전하는 시간이 정말 편할까. 이 질문 하나만 해도 준비물 목록이 꽤 현실적으로 바뀝니다.

국내 숙소 100곳 넘게 다녀보니, 국내여행 준비물은 생각보다 현실적이어야 했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