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부동산 장에서 빌라 한 건 입찰표 접고 나온 진짜 이유

금리인상부동산 장에서 빌라 한 건 입찰표 접고 나온 진짜 이유

얼마 전 법원 입찰장에 갔는데, 예전 같으면 줄 서서 봤을 역세권 빌라 물건 앞이 생각보다 조용했습니다. 감정가 3억 2천만 원, 2회 유찰돼 최저가가 2억 원 초반까지 내려온 물건이었죠. 숫자만 보면 싸 보였습니다. 그런데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손이 멈췄습니다. 금리인상부동산 시장에서는 싸게 보이는 물건이 진짜 싼 물건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경매 초보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감정가 대비 몇 퍼센트냐만 봅니다. 3억짜리가 2억 2천이면 30% 넘게 빠졌으니 괜찮다고 생각하죠. 근데 현장에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잔금대출 금리, 보유기간, 명도비, 수리비, 취득세, 중개보수, 공실기간까지 넣으면 수익률이 바로 달라집니다. 낙찰가를 500만 원 낮추는 것보다 대출 조건을 잘못 잡아 한 달 이자가 30만 원 늘어나는 게 더 아플 때도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낙찰가보다 버티는 힘이 먼저 무너집니다

제가 처음 경매를 배울 때는 낙찰만 받으면 반은 성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위험한 착각이었습니다. 낙찰은 시작이고, 잔금부터 진짜 게임입니다. 특히 금리가 올라가는 구간에서는 잔금대출 실행일, 중도상환 조건, 거치기간 유무가 수익을 크게 흔듭니다.

예를 들어 낙찰가 2억 4천만 원짜리 아파트를 자기자본 8천만 원, 대출 1억 6천만 원으로 받는다고 해보죠. 대출금리가 연 4%면 1년 이자가 대략 640만 원입니다. 연 6%면 960만 원입니다. 차이가 320만 원입니다. 여기에 관리비 체납, 이사비, 간단 수리비까지 붙으면 1년 보유비용이 천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이 숫자를 안 보고 입찰하면 낙찰받고도 마음이 급해집니다. 급매로 던지게 되고, 중개업소에 전화를 돌리며 가격을 낮추게 됩니다. 금리인상부동산 장에서 무서운 건 가격 하락 자체보다 시간입니다. 안 팔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자가 계속 빠져나갑니다.

2회 유찰 물건이 싸 보였지만 제가 포기한 이유

그날 본 빌라는 지하철역까지 도보 8분, 주변 전세 시세는 대략 2억 원 안팎이었습니다. 최저가는 2억 1천만 원대였고요. 얼핏 보면 전세를 놓으면 투자금이 적게 들어갈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등기부와 현장 분위기가 영 불편했습니다.

  • 선순위 임차인이 있었고 배당요구는 했지만 보증금 전액 회수가 애매했습니다.
  • 관리비 체납 가능성이 있었고, 관리사무소 확인이 바로 안 됐습니다.
  • 동일 면적 실거래가가 최근 몇 건 없어서 매도 기준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 근처 신축 빌라 전세 물량이 쌓여 임차인 구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초보 때의 저라면 최저가 근처에 써봤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물건을 보면 먼저 빠져나갈 길부터 봅니다. 매도, 전세, 월세, 단기 보유. 네 가지 중 하나라도 확실해야 합니다. 이 물건은 싸 보였지만 출구가 흐렸습니다. 금리가 낮을 때는 몇 달 버티며 기다릴 수 있습니다. 금리가 높거나 더 오를 수 있는 구간에서는 기다리는 비용이 수익을 갉아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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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분석보다 무서운 건 숫자를 좋게 보는 습관입니다

권리분석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말소기준권리, 임차인 대항력, 배당순위, 인수되는 권리. 이건 기본입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현장을 다녀보니 손실은 권리분석에서만 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더 자주 터지는 건 자기 계산을 너무 낙관적으로 잡는 경우입니다.

수리비 500만 원이면 된다고 봤는데 막상 문짝, 도배, 장판, 누수 흔적까지 나오면 1천만 원이 됩니다. 명도는 대화로 풀릴 줄 알았는데 점유자가 버티면 두세 달이 지나갑니다. 전세는 바로 맞춰질 줄 알았는데 같은 단지에 더 싼 전세가 나오면 내 물건은 뒤로 밀립니다.

저는 입찰 전에 최소 세 가지 숫자를 따로 적습니다. 잘 풀렸을 때, 보통일 때, 꼬였을 때입니다. 잘 풀렸을 때만 수익이 나는 물건은 입찰하지 않습니다. 보통일 때도 버티고, 꼬였을 때 손실 폭이 감당되는 물건만 봅니다. 이 기준을 세우고 나서부터 낙찰 건수는 줄었지만 잠 못 자는 날도 줄었습니다.

금리인상부동산 시장에서 초보가 피해야 할 물건

금리가 오르는 장에서는 고수익보다 생존이 먼저입니다. 특히 첫 경매라면 욕심을 줄이는 게 낫습니다. 제 기준에서 초보가 피하는 게 좋은 물건은 꽤 분명합니다.

  • 전입세대 열람과 임대차 관계가 깔끔하게 확인되지 않는 물건
  • 시세가 감정가보다 낮아졌는데 유찰률만 보고 싸다고 판단한 물건
  • 대출 가능 금액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자기자본을 빠듯하게 넣어야 하는 물건
  • 명도 저항이 예상되는데 이사비와 기간을 계산에 넣지 않은 물건
  • 매도 사례가 드물어 출구 가격을 보수적으로 잡기 어려운 물건

특히 지방 소형 아파트나 구축 빌라 중에는 겉으로 수익률이 높아 보이는 물건이 많습니다. 월세 50만 원, 낙찰가 8천만 원, 투자금 3천만 원. 표면 수익률만 보면 좋아 보이죠. 그런데 공실 3개월, 수리비 700만 원, 대출이자 상승, 매도 지연까지 넣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싸게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틀렸을 때 빠져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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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입찰 전에 반드시 해보는 계산

현장에서는 복잡한 엑셀보다 보수적인 계산 한 장이 더 쓸모 있을 때가 많습니다. 저는 입찰가를 정하기 전에 먼저 최악의 6개월을 가정합니다. 잔금 납부 후 바로 임차인이 안 구해지고, 수리와 명도가 늦어지고, 매도 문의가 뜸한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낙찰가 2억 원, 대출 1억 2천만 원, 연 이자 6%라면 월 이자는 단순 계산으로 60만 원입니다. 6개월이면 360만 원입니다. 여기에 관리비와 공과금, 수리비, 이사비를 더하면 보수적으로 1천만 원은 금방 잡힙니다. 그러면 내가 생각한 시세차익이 2천만 원이어도 실제 남는 돈은 절반 이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입찰가를 감정가 기준으로 정하지 않습니다. 내가 감당 가능한 총비용에서 거꾸로 뺍니다. 예상 매도가, 보수적 매도가, 급매도가를 놓고 세금과 비용을 뺀 뒤 입찰 가능 금액을 잡습니다. 남들이 얼마 쓸지가 아니라 내가 얼마까지 잃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요즘 같은 장에서는 입찰장을 자주 가는 것보다 빈손으로 나오는 연습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낙찰받지 않는 것도 투자 판단입니다. 저는 아직도 입찰표를 쓰고 접어서 주머니에 넣은 채 그냥 나온 날이 있습니다. 그날은 돈을 번 기분은 아니지만, 나중에 보면 잃지 않은 돈이 꽤 큽니다. 금리인상부동산 시장에서는 멋진 낙찰 후기보다 조용히 피한 물건이 계좌를 지켜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리인상부동산 장에서 빌라 한 건 입찰표 접고 나온 진짜 이유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