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제품을 일부러 골라 사봤더니 알게 된 진짜 차이

사회적기업 제품을 일부러 골라 사봤더니 알게 된 진짜 차이

얼마 전 장을 보다가 포장지 한쪽에 ‘사회적기업’이라는 표시가 붙은 제품을 봤다. 예전 같으면 그냥 착한 기업인가 보다 하고 지나쳤을 텐데, 그날은 문득 궁금했다. 가격은 비슷한데 왜 굳이 이 표시를 달았을까.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뭐가 다른 걸까.

그래서 며칠 동안 집에서 쓰는 물건과 간식, 선물용 제품을 고를 때 일부러 사회적기업 제품을 찾아봤다. 아주 거창한 실험은 아니었다. 그냥 평소처럼 사고, 써보고, 불편한 점이 있으면 적었다. 해보니 생각보다 현실적인 장단점이 꽤 뚜렷했다.

사회적기업은 그냥 착한 회사와는 조금 달랐다

처음에는 사회적기업을 기부 많이 하는 회사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찾아보니 방향이 조금 달랐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 일자리, 지역사회 공헌, 환경 문제 해결 같은 사회적 목적을 사업 방식 안에 넣어 운영하는 기업에 가깝다. 물건을 팔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도 내지만, 그 수익과 활동이 사회문제 해결 쪽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형태다.

예를 들어 장애인 고용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인쇄 업체, 고령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식품 회사,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생활용품을 만드는 브랜드 같은 곳들이 있다.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과 예비 사회적기업처럼 단계가 나뉘기도 해서, 표시를 볼 때는 ‘인증’인지 ‘예비’인지도 같이 보면 이해가 쉽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구분이 처음엔 조금 복잡하다. 그런데 기준을 단순하게 잡으면 된다. 이 기업이 어떤 사회문제를 다루는지, 그 방식이 제품이나 서비스와 연결되어 있는지 보는 것이다. 단순히 좋은 말만 적혀 있고 실제 활동이 잘 보이지 않으면 조금 더 따져보게 된다.

직접 사보니 가격보다 품질이 먼저 보였다

내가 가장 먼저 산 건 커피 드립백이었다. 가격은 대형 브랜드 제품보다 약간 비쌌다. 1개당 대략 몇백 원 차이였는데, 매일 마신다고 생각하면 작은 차이는 아니었다. 그래서 처음엔 ‘좋은 취지 값이 붙은 건가?’ 싶었다.

그런데 막상 마셔보니 품질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향이 엄청 화려한 스페셜티 느낌은 아니었지만, 사무실이나 집에서 부담 없이 마시기에는 충분했다. 포장도 과하지 않았고, 설명 문구도 담백했다. ‘사회적 가치’만 앞세우는 제품이 아니라 실제 사용감이 받쳐줘야 다시 사게 된다는 걸 새삼 느꼈다.

반대로 아쉬운 제품도 있었다. 한 생활용품은 포장은 예뻤지만 마감이 조금 투박했다. 기능 자체는 문제없었는데, 같은 가격대의 일반 제품과 나란히 두면 손이 망설여질 정도였다. 사회적기업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선택하기보다는, 내 기준의 품질선을 넘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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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과정은 아직 조금 번거로웠다

사회적기업 제품을 사려고 마음먹었을 때 제일 불편했던 건 정보 찾기였다. 대형 쇼핑몰에서 검색하면 관련 제품이 나오긴 하지만, 진짜 인증 기업인지 단순 키워드만 붙은 상품인지 한눈에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제품 상세페이지를 한참 내려가야 알 수 있는 때도 많았다.

오프라인 매장도 비슷했다. 일부 로컬 매장이나 공공기관 판매전에서는 표시가 잘 되어 있었지만, 일반 마트에서는 사회적기업 제품만 따로 찾기가 쉽지 않았다. 소비자가 ‘일부러’ 찾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구조다.

그래서 내가 써본 방법은 세 가지였다.

  • 상품명보다 기업명을 먼저 확인했다.
  • 제품 설명에서 어떤 사회적 목적을 갖고 운영되는지 봤다.
  • 가격 차이가 크면 재구매 기준을 품질과 사용 빈도로 나눴다.

이렇게 보니 충동구매는 줄고, 오히려 필요한 물건을 더 차분하게 고르게 됐다. 착한 소비라는 말이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실제로는 ‘내 돈을 어디에 쓰고 싶은지 확인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사회적 가치만으로 계속 사기는 어렵다

솔직히 말하면 좋은 취지만으로 계속 구매하기는 어렵다. 처음 한두 번은 응원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다. 하지만 매달 쓰는 생활비 안에서는 가격, 품질, 배송, 디자인, 재구매 편의성이 전부 중요하다. 사회적기업도 결국 소비자의 일상 안으로 들어와야 오래 간다.

특히 식품이나 생활용품은 기준이 더 냉정해진다. 맛이 애매하거나 사용감이 불편하면 다음에는 손이 잘 안 간다. 반대로 품질이 괜찮고 가격이 납득되면 사회적기업이라는 점이 마지막 선택의 이유가 된다. 나에게는 그 순서가 더 자연스러웠다.

재미있었던 건 선물용 제품이었다. 수건, 비누, 차, 견과류 같은 제품은 사회적기업 스토리가 붙으니 받는 사람에게 설명하기 좋았다. 단, 포장이 너무 공공기관 기념품처럼 보이면 매력이 떨어졌다. 요즘 소비자는 의미도 보지만 디자인 감각도 같이 본다. 이 부분은 사회적기업들이 더 잘하면 확실히 경쟁력이 생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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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고르게 된 기준

며칠 동안 일부러 골라보니 사회적기업 제품을 대하는 기준이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좋은 일 하는 곳이면 사야 하나?’라는 부담이 있었다. 지금은 좀 다르다. 제품이 내 생활에 맞고, 가격이 감당 가능하고, 그 기업의 방향이 납득되면 고른다. 너무 비장하게 생각하지 않으니 오히려 선택이 쉬워졌다.

처음 시작한다면 매일 쓰는 것보다 실패해도 부담이 적은 품목이 괜찮다. 커피, 차, 간식, 비누, 수건, 문구류처럼 가격대가 낮고 취향 차이가 덜한 물건이 무난했다. 만족스러우면 그때 정기적으로 쓰는 제품으로 넓혀가면 된다.

사회적기업은 완벽한 답이라기보다, 소비자가 선택지를 하나 더 갖는 방식에 가까웠다. 그냥 싼 것, 유명한 것, 빨리 오는 것만 기준으로 삼다가 한 번쯤 ‘이 돈이 어디로 가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선택지. 나는 그 정도의 작은 멈춤이 꽤 괜찮았다.

사회적기업 제품을 일부러 골라 사봤더니 알게 된 진짜 차이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