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업하다 보면 시험 끝난 뒤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회차 쉬웠나요?”보다 더 자주 듣는 말이 “합격률 몇 퍼센트 나왔어요?”입니다. 특히 한능검 79회 합격률은 숫자만 보면 꽤 높게 보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그냥 ‘쉬운 회차였다’로 받아들이면 다음 시험 준비가 흔들립니다.
국사편찬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제79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2026년 8월 9일 시행됐고, 결과는 2026년 8월 21일 발표됐습니다. 전체 지원자는 162,492명, 실제 응시자는 137,512명, 인증 인원은 86,089명입니다. 전체 평균합격률은 62.60%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둘 중 한 명 이상은 붙은 시험입니다. 근데 한능검은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심화와 기본을 나눠 봐야 합니다.
한능검 79회 합격률 숫자부터 정확히 잡기
제79회는 심화와 기본이 함께 시행된 회차입니다. 심화 응시자는 125,510명, 기본 응시자는 12,002명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취업, 공무원, 군무원, 임용, 승진 가산점 수요는 심화 쪽에 몰립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많은 수험생이 봐야 할 숫자는 전체 62.60%보다 심화 63.60%입니다.
- 전체 응시자: 137,512명
- 전체 인증 인원: 86,089명
- 전체 평균합격률: 62.60%
- 심화 응시자: 125,510명
- 심화 인증 인원: 79,827명
- 심화 합격률: 63.60%
- 기본 응시자: 12,002명
- 기본 인증 인원: 6,262명
- 기본 합격률: 52.17%
심화만 놓고 보면 1급 합격자는 38,507명으로 30.68%입니다. 2급은 22,430명으로 17.87%, 3급은 18,890명으로 15.05%입니다. 즉 심화 응시자 10명 중 6명 이상이 3급 이상을 받았고, 10명 중 3명 정도는 1급까지 갔습니다. 이 정도면 어려운 회차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78회와 비교하면 난이도 감이 잡힙니다
직전 제78회는 심화만 시행된 회차였습니다. 제78회 심화 응시자는 108,431명, 인증 인원은 60,078명, 합격률은 55.41%였습니다. 제79회 심화 합격률 63.60%와 비교하면 8.19%포인트 높습니다. 체감상 “이번엔 점수가 잘 나왔다”는 반응이 많았던 이유가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해야 합니다. 합격률이 높았다고 해서 다음 회차도 같은 난이도로 나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한능검은 절대평가라서 80점 이상이면 1급, 70점 이상이면 2급, 60점 이상이면 3급입니다. 남을 이겨야 붙는 시험은 아니지만, 출제 포인트가 살짝 꼬이면 58점, 68점, 78점에서 멈추는 사람이 꽤 나옵니다. 이 구간 수험생은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버리는 범위와 잡는 범위가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79회 합격률이 높아도 전 범위를 붙잡으면 손해입니다
한능검 준비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선사부터 현대까지 모든 사건을 같은 비중으로 보는 겁니다. 솔직히 그렇게 공부하면 오래 앉아 있는 느낌은 납니다. 하지만 점수는 늦게 오릅니다. 시험은 공부량을 재는 게 아니라 50문항 안에서 자주 나오는 단서어를 얼마나 빨리 잡는지 보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심화 기준으로 1급을 노리는 사람은 정치사 흐름을 먼저 고정해야 합니다. 고대 국가의 발전, 고려 통치 체제, 조선 전기와 후기 변화, 개항기, 일제강점기, 현대사는 반복 출제 밀도가 높습니다. 문화사는 암기량이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표 유물, 사상, 승려, 서적, 건축물 위주로 자주 도는 편입니다. 모든 왕의 모든 업적을 외우는 방식은 비효율적입니다.
3급만 필요하다면 더 과감하게 줄여도 됩니다. 60점이 목표인 수험생이 고난도 사료형 문제까지 다 붙잡고 있으면 시간이 부족합니다. 먼저 시대 구분, 왕대 연결, 근현대 순서, 대표 개혁 정책, 독립운동 단체를 맞히는 쪽이 낫습니다. 60점 목표자는 80점 목표자처럼 공부하면 오히려 떨어집니다. 목표 점수에 맞춰 버릴 문제를 정해야 합니다.
다음 회차 준비는 점수대별로 달라야 합니다
50점대 수험생
50점대는 개념을 더 많이 듣는다고 바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문제를 틀린 이유를 보면 대부분 시대 착각입니다. 흥선대원군, 개항, 갑신정변, 동학농민운동, 갑오개혁, 을미사변, 독립협회, 대한제국 순서가 흔들리면 근대 파트에서 연쇄로 틀립니다. 이 점수대는 기출 3개년을 풀되 해설을 길게 읽기보다 오답 선지의 시대를 표시하는 훈련이 먼저입니다.
60점대 수험생
60점대는 이미 기본기는 있습니다. 문제는 안정성이 낮다는 겁니다. 한 회차는 72점, 다음 회차는 61점이 나오는 식입니다. 이 구간은 문화사와 지역사에서 점수가 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상, 탑, 서원, 향교, 사찰, 실학자, 역사서 문제를 따로 모아 2회독만 해도 점수 방어가 됩니다. 새 강의를 추가하기보다 틀린 유형을 좁혀야 합니다.
70점대 수험생
70점대는 1급까지 갈 수 있는 구간입니다. 다만 여기서 욕심내서 지엽 암기로 넘어가면 효율이 떨어집니다. 1급은 어려운 내용을 많이 알아서 받는 게 아니라 쉬운 문제를 거의 안 틀리고, 중간 난도 문제를 안정적으로 가져가야 받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단체 구분, 현대 정부별 사건, 조선 후기 경제와 사회 변화는 1급 방어에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한능검 79회 이후 공부 시간은 이렇게 배분하는 게 낫습니다
79회 합격률이 높았다는 건 다음 준비생에게 두 가지 신호를 줍니다. 하나는 충분히 붙을 수 있는 시험이라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남들이 쉬웠다고 느끼는 회차에서도 36% 안팎은 심화 인증을 못 받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계획을 세울 때는 “많이 보기”보다 “틀릴 확률이 높은 곳을 줄이기”가 맞습니다.
- 시험까지 4주 이상 남았다면 정치사 40%, 근현대사 30%, 문화사 20%, 기타 10%로 잡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 시험까지 2주 남았다면 기출 중심으로 가야 합니다. 개념 강의 완강보다 최근 기출 6회분 분석이 우선입니다.
- 시험까지 1주 남았다면 새 교재를 펴지 않는 게 낫습니다. 오답 선지, 연표, 사진 자료만 반복하는 편이 점수 유지에 유리합니다.
응시 자격은 한능검 자체에는 제한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이 시험을 어디에 쓰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공무원 시험, 군무원, 임용, 공기업, 승진, 대학 관련 전형마다 요구 급수와 인정 기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시험에 붙고도 제출처 기준을 놓치면 다시 봐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성적 자체와 각 기관의 활용 기준은 별개로 봐야 합니다.
제가 수업에서 계속 말하는 건 단순합니다. 한능검 79회 합격률이 62.60%, 심화 63.60%였다는 숫자는 겁먹을 시험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동시에 아무렇게나 넓게 공부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음 회차를 준비한다면 선사부터 현대까지 다 붙잡기보다, 기출에서 반복되는 시대 흐름과 사료 단서를 먼저 고정하는 쪽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합격하는 학생들은 대단히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시험장까지 가져갈 것과 버릴 것을 빨리 나눈 사람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