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창업 상담 받아봤더니, 가맹비보다 더 무서운 돈이 따로 있었다

프랜차이즈창업 상담 받아봤더니, 가맹비보다 더 무서운 돈이 따로 있었다

얼마 전 지인이 커피 프랜차이즈창업을 알아본다고 해서 같이 상담 자료를 뒤적여봤다. 처음엔 저도 단순하게 생각했다. 가맹비가 1천만 원이면, 인테리어랑 장비 더해서 8천만 원쯤이면 되나? 그런데 숫자를 한 줄씩 뜯어보니 느낌이 확 달랐다. 창업비용 표에 보이는 돈과 실제로 통장에서 빠져나갈 돈 사이에 꽤 큰 간격이 있었다.

사실 프랜차이즈창업은 브랜드 이름을 빌리는 일이라기보다, 정해진 방식으로 장사를 시작하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편한 부분도 있다. 메뉴 개발, 포장 디자인, 교육, 초도 오픈 지원 같은 걸 혼자 다 만들 필요가 없으니까. 근데 그 편함에는 당연히 가격이 붙는다. 문제는 그 가격이 가맹비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담 자료에서 제일 먼저 본 건 가맹비가 아니었다

처음엔 저도 가맹비부터 봤다.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500만 원, 1천만 원, 2천만 원처럼 비교가 쉬워 보이니까. 그런데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기준으로 여러 브랜드를 보면, 실제 큰돈은 다른 항목에서 움직인다. 교육비, 계약이행보증금, 인테리어, 주방기기, 간판, 초도물품, 별도 공사비가 줄줄이 붙는다.

예를 들어 카페 프랜차이즈는 본사 자료나 정보공개서에 7천만 원대, 8천만 원대 창업비용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치킨 브랜드도 9천만 원 안팎으로 표시되는 사례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이 숫자에는 점포 임차보증금, 권리금, 냉난방 추가 공사, 전기 증설, 철거비, 소방 공사 같은 현장 비용이 빠지는 일이 많다.

그래서 상담표에 적힌 금액만 보고 “1억이면 되겠네”라고 잡으면 위험하다. 실제로는 상가 보증금 2천만~5천만 원, 권리금이 붙는 상권이면 그 이상, 여기에 예비 운영자금까지 필요하다. 장사가 첫 달부터 바로 안정적으로 굴러가면 좋겠지만, 현실은 오픈 초반 홍보비와 인건비가 먼저 나간다.

제가 계산해보니 최소 3칸으로 나눠야 했다

프랜차이즈창업 비용은 하나의 총액으로 보면 흐릿하다. 저는 지인 자료를 보면서 돈을 세 칸으로 나눠봤다. 첫째는 본사에 내는 돈, 둘째는 매장을 만드는 돈, 셋째는 버티는 돈이다.

  • 본사 비용: 가맹비, 교육비, 계약이행보증금, 오픈 지원비
  • 매장 비용: 인테리어, 주방기기, 집기, 간판, POS, 냉난방, 전기·소방 공사
  • 운영 여유금: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배달앱 비용, 광고비, 생활비

여기서 사람들이 가장 자주 놓치는 건 세 번째였다. 매장을 여는 데 돈을 다 써버리면, 막상 손님이 덜 들어오는 첫 3개월을 버티기가 힘들다. 월 고정비가 700만 원인 매장이라면 3개월만 버텨도 2,100만 원이다. 사장 인건비를 빼고 계산해도 이 정도다.

솔직히 창업비용 8천만 원짜리 브랜드를 본다고 해서 통장에 8천만 원만 있으면 된다는 뜻은 아니었다. 저는 적어도 표시 비용의 1.3~1.7배는 생각해야 마음이 덜 불안하다고 느꼈다. 점포 상태가 안 좋거나 권리금이 센 자리라면 2배 가까이 보는 게 더 현실적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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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보다 먼저 봐야 할 숫자는 폐점과 원가였다

상담을 받으면 월평균매출 이야기가 꽤 크게 나온다. “이 브랜드는 평균 매출이 높다”, “상권만 맞으면 회전이 빠르다” 같은 말도 듣는다. 그런데 평균은 평균일 뿐이다. 잘되는 점포와 애매한 점포가 섞인 숫자라서 내 가게가 어느 쪽이 될지는 따로 봐야 한다.

저는 매출보다 먼저 폐점률, 가맹점 수 변화, 원재료 공급 구조를 봤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는 가맹점 수, 신규 개점, 계약 종료 같은 자료가 나온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가맹종합지원센터에서도 예비 창업자가 확인할 내용을 안내한다. 이런 자료는 광고 문구보다 건조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쓸모가 있었다.

그리고 원가율도 중요했다. 커피는 객단가가 낮아도 회전이 빠르면 버틸 수 있고, 치킨은 매출이 커 보여도 원재료와 배달 수수료, 인건비가 같이 커진다. 분식이나 한식은 조리 난이도와 피크타임 노동 강도가 변수다. 매출 4천만 원이라는 숫자만 보면 좋아 보이지만, 남는 돈이 400만 원인지 900만 원인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본사보다 점주에게 물어봐야 보이는 게 있었다

제가 제일 현실적으로 느낀 방법은 기존 점주에게 묻는 거였다. 물론 바쁜 매장에 무턱대고 오래 붙잡고 물어보면 실례다. 대신 손님으로 몇 번 가보고, 한가한 시간대에 짧게 물어보는 정도는 가능했다. “오픈 전에 예상 못 한 비용이 있었나요?”, “본사 물류 가격은 납득할 만한가요?”, “직원 구하기가 어떤가요?” 같은 질문이 특히 도움이 됐다.

상권도 직접 봐야 했다. 같은 브랜드라도 역세권, 아파트 상가, 오피스, 대학가의 리듬이 다르다. 점심 장사 중심인지, 저녁 배달 중심인지, 주말 가족 손님이 있는지에 따라 필요한 인력과 메뉴 구성이 바뀐다. 저는 최소 평일 점심, 평일 저녁, 주말 오후 이렇게 세 번은 봐야 감이 생긴다고 느꼈다.

특히 주변 경쟁점은 지도에서 보는 것보다 걸어보는 게 빨랐다. 같은 커피라도 저가형, 디저트형, 테이크아웃형은 손님 흐름이 다르다. 치킨도 홀 중심인지 배달 중심인지에 따라 매장 크기와 임대료 판단이 달라진다. 브랜드가 좋아도 자리가 안 맞으면 매일 고정비와 싸우는 구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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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창업 전에 저는 이 순서로 보겠다

지인이 다시 물어본다면 저는 브랜드명보다 숫자표를 먼저 보자고 할 것 같다. 첫인상 좋은 브랜드가 꼭 나쁜 건 아니지만, 창업은 취향보다 생존 계산에 가깝다. 특히 퇴직금이나 대출금이 들어간다면 더 건조하게 봐야 한다.

  • 정보공개서에서 최근 가맹점 수와 계약 종료 흐름 확인
  • 본사 제시 창업비용에 임차보증금, 권리금, 별도 공사비 더하기
  • 월 고정비를 보수적으로 잡고 3~6개월 운영 여유금 확보
  • 비슷한 상권의 기존 점포를 직접 방문
  • 가맹계약서는 서명 전에 가맹거래사나 법률 상담으로 확인

프랜차이즈창업은 완전히 혼자 시작하는 창업보다 길이 깔려 있는 편이다. 하지만 길이 있다는 것과 내 돈이 안전하다는 건 다른 말이었다. 저는 상담 자료를 보고 나서 오히려 조금 천천히 움직이는 쪽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브랜드를 찾는 일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크기를 먼저 아는 일이 더 현실적인 출발점처럼 보였다.

프랜차이즈창업 상담 받아봤더니, 가맹비보다 더 무서운 돈이 따로 있었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