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24평 아파트 거실 한쪽에 재택근무 자리를 만든 집을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책상만 놓으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앉아 보니 식탁 소리, TV 빛, 현관에서 들어오는 시선이 다 걸리더라고요. 그때 제일 먼저 생각한 게 파티션인테리어였습니다. 벽을 세우는 공사까지 가지 않고도 공간을 나눌 수 있어서 좋지만, 아무거나 사서 세우면 집이 더 좁아 보이기도 합니다.
파티션은 생각보다 종류가 많습니다. 접이식 가림막, 타공판 파티션, 유리 파티션, 목재 루버, 커튼형, 낮은 수납장까지 전부 파티션 역할을 합니다. 저는 처음 하는 분이면 ‘얼마나 가릴지’보다 ‘얼마나 답답하지 않게 둘지’를 먼저 봅니다. 공간은 나눴는데 빛과 동선이 막히면 며칠 못 가서 치우게 됩니다.
파티션을 세우기 전에 먼저 재야 하는 것
줄자 하나 들고 높이, 폭, 통로 폭부터 재야 합니다. 파티션을 놓을 자리만 재면 부족합니다. 사람이 지나가는 길이 최소 70cm는 남아야 하고, 자주 오가는 길이면 80~90cm 정도는 있어야 덜 부딪힙니다. 의자를 빼고 앉는 자리라면 책상 뒤로 75cm 이상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높이는 목적에 따라 다르게 잡습니다. 시선만 살짝 끊을 거면 90~120cm 낮은 파티션도 충분합니다. 재택근무나 침대 옆 가림 목적이면 140~160cm가 무난하고, 완전히 가리는 느낌을 원하면 170cm 이상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천장 가까이 올라가는 파티션은 작은 집에서 답답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창문 앞을 막으면 낮에도 조명을 켜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 현관에서 거실이 바로 보이면 120~150cm 가림막이 실용적입니다.
- 원룸 침대 옆은 150~170cm 정도가 안정적입니다.
- 책상 옆 집중 공간은 앉았을 때 눈높이보다 20cm 높은 정도면 충분합니다.
- 아이 놀이 공간은 낮은 수납장형 파티션이 넘어질 위험이 적습니다.
초보자가 고르기 쉬운 파티션 종류
가장 간단한 건 접이식 파티션입니다. 공구가 거의 필요 없고 위치를 바꾸기 쉽습니다. 가격은 보통 5만~15만 원대가 많고, 원목 느낌이나 패브릭 소재는 더 올라갑니다. 단점은 흔들림입니다. 바닥이 고르지 않거나 아이가 기대면 넘어질 수 있어서, 통행이 많은 곳에는 저는 잘 권하지 않습니다.
타공판 파티션은 작업방이나 책상 옆에 좋습니다. 후크를 걸어 가위, 줄자, 작은 바구니를 달 수 있어서 공간 활용이 됩니다. 다만 타공판이 무거운 편이라 세워두는 방식보다 벽 고정형이나 하부 받침이 튼튼한 제품을 고르는 게 낫습니다. 직접 만들면 목재 프레임, 타공판, 피스, 꺾쇠, 샌딩지까지 해서 재료비가 6만~12만 원 정도 나옵니다.
루버 파티션은 인테리어 효과가 좋습니다. 세로 목재 간격 사이로 빛이 통하고, 완전히 막지 않아서 거실과 주방 사이에 잘 맞습니다. 대신 시공 난도가 있습니다. 천장과 바닥 사이에 고정하려면 수직을 정확히 맞춰야 하고, 천장 석고보드에 무리하게 박으면 나중에 흔들립니다. 저는 초보자에게 천장 고정보다 독립형 루버 파티션이나 낮은 수납장 위에 세우는 방식을 먼저 권합니다.
유리 파티션은 예쁘지만 초보 작업으로는 조심해야 합니다. 강화유리, 프레임, 실리콘 마감, 수평 맞춤이 들어갑니다. 욕실이나 주방처럼 물이 닿는 곳은 특히 전문가 영역에 가깝습니다. 유리 느낌을 원한다면 아크릴이나 폴리카보네이트 패널을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볍고 깨짐 부담이 적지만, 흠집은 유리보다 잘 납니다.
재료비와 작업 시간은 이 정도로 잡으면 됩니다
제가 현장에서 잡는 기준으로 보면, 사서 놓는 접이식 파티션은 30분이면 끝납니다. 포장 뜯고 다리 고정하고 위치 잡는 정도입니다. 다만 실제로는 위치를 세 번쯤 바꿔 보게 되니 1시간은 비워두는 게 편합니다.
수납장으로 공간을 나누는 방식은 반나절을 잡습니다. 조립형 수납장은 혼자 하면 2~3시간, 둘이 하면 1~2시간 정도 걸립니다. 여기에 전도 방지 브라켓을 벽에 고정하면 30분 정도 추가됩니다. 벽에 피스를 박아야 하는데 콘크리트 벽이면 일반 드라이버로는 어렵습니다. 해머드릴이 필요하고, 없으면 빌리는 쪽이 낫습니다. 1년에 한 번 쓸까 말까 한 공구라면 구매보다 대여가 현실적입니다.
목재로 직접 프레임을 짜는 파티션은 하루 작업으로 보면 됩니다. 목재 재단을 매장에서 맡기면 시간이 확 줄어듭니다. 집에서 톱질까지 하겠다고 시작하면 먼지, 소음, 오차 때문에 일이 커집니다. 재료비는 구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900mm 폭에 1500mm 높이 정도의 간단한 목재 파티션은 목재와 피스, 오일스테인, 사포까지 8만~18만 원 정도를 많이 봅니다.
막히는 지점은 고정과 수평입니다
파티션인테리어에서 제일 많이 실패하는 부분은 디자인이 아니라 고정입니다. 사진으로 볼 때는 예쁜데 실제로 밀어 보면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높고 얇은 파티션은 하부 무게가 부족하면 불안합니다. 바닥에 세우는 제품은 받침 폭이 넓은지, 미끄럼 방지 패드가 있는지 봐야 합니다.
벽 고정을 할 때는 벽 재질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콘크리트 벽, 석고보드 벽, 합판 보강 벽은 피스 잡히는 힘이 다릅니다. 석고보드에 일반 피스만 박으면 처음엔 붙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며 헐거워질 수 있습니다. 석고보드 앙카를 쓰거나, 안쪽 스터드 위치를 찾아 고정해야 합니다. 무거운 파티션이나 아이가 잡고 흔들 수 있는 위치라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낫습니다.
전기선도 조심해야 합니다. 콘센트 주변 벽에 구멍을 뚫을 때는 특히 신경 써야 합니다. 전선이 지나가는 위치를 모르면 깊게 타공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조명 스위치 근처, 콘센트 위아래 라인은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전기 배선을 옮기거나 파티션 안에 콘센트를 새로 넣는 작업은 직접 하지 않는 쪽으로 선을 긋는 게 좋습니다.
집이 좁아 보이지 않게 놓는 방법
파티션을 벽처럼 끝까지 막으면 공간이 둘로 쪼개지면서 답답해집니다. 저는 보통 전체 폭의 60~70%만 가리는 쪽을 먼저 봅니다. 예를 들어 거실 폭이 300cm라면 180~210cm 정도만 막고, 나머지는 통로와 시야로 남겨두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공간은 나뉘는데 공기는 이어지는 느낌이 납니다.
색은 바닥이나 벽 색과 너무 싸우지 않는 게 좋습니다. 흰 벽에 흰 파티션은 깔끔하지만 밋밋할 수 있고, 진한 우드 파티션은 포인트가 되지만 작은 방에서는 무거워 보일 수 있습니다. 초보라면 벽보다 한 톤 따뜻한 화이트, 밝은 오크, 연한 그레이 정도가 실패가 적습니다. 손잡이, 조명, 선반 색과 맞추면 따로 논다는 느낌도 줄어듭니다.
파티션 뒤쪽도 봐야 합니다. 앞에서만 예쁘고 뒤에서 볼 때 나사 머리와 브라켓이 그대로 보이면 집이 덜 완성된 느낌이 납니다. 양면 마감 제품을 고르거나, 뒤쪽에는 얇은 합판이나 패브릭을 덧대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천을 덧댈 때는 먼지가 잘 붙고 냄새를 머금을 수 있어서 주방 가까운 곳에는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제가 11년 동안 집을 고치며 느낀 건, 파티션은 큰 공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생활 습관을 맞추는 작업에 가깝다는 겁니다. 아침에 어디로 지나가는지, 밤에 조명을 어떻게 켜는지, 손님이 왔을 때 어디가 먼저 보이는지를 보면 답이 꽤 빨리 나옵니다. 예쁜 사진보다 줄자와 동선이 먼저입니다. 그 순서만 지켜도 파티션인테리어는 실패 확률이 많이 줄어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