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주 소싸움, 연희극으로 새롭게 태어나다
초가을의 선선한 기운이 감도는 진주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특별한 공연이 펼쳐졌다. 진주대첩역사공원에서 9월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창작연희극 ‘우왕전 RE’는 진주의 대표 민속놀이인 소싸움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신명 나는 전통연희의 매력을 선사했다.
참여형 전통놀이 체험 공간 ‘우왕 놀이터’
공연 시작 전부터 진주대첩역사공원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활기를 띠었다. 공연장 주변에 마련된 ‘우왕 놀이터’에서는 딱지치기, 팽이치기, 버나돌리기, 제기차기, 코뚜레 던지기 등 다양한 전통 민속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참여하며 전통놀이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네 가지 체험 관문을 모두 통과하면 굿즈를 받을 수 있어 관람객들의 참여를 더욱 독려했다.
도깨비와 소들의 한판 승부, 관객과 함께하는 연희극
어둠이 내려앉은 공연 무대에는 도깨비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도깨비들은 매년 밤 가장 힘센 소의 넋을 불러내 ‘소들의 왕’을 가리는 의식을 펼친다. 이어 검은 소 ‘단디’와 누런 소 ‘하소’가 깨어나면서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됐다. 단디는 힘으로 밀어붙이고, 하소는 꾀와 재치로 맞서며 두 소의 대결은 관객들의 열띤 응원 속에 진행되었다.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두 편으로 나뉘어 응원하며 공연에 적극 참여했고,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몸짓과 대사에 웃음과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과 공동체의 의미
‘우왕전 RE’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관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전통문화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진주 소싸움이라는 지역 문화자원이 연희극과 만나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한 이번 공연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진주대첩역사공원의 야경과 조명이 어우러져 풍물, 탈춤, 광대들의 연기가 한데 어우러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관객들은 공연 전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공연 중에는 소들의 승부에 열정적으로 응원하며 어느새 ‘우왕전’의 놀이판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었다. 이처럼 ‘우왕전 RE’는 전통문화의 가치를 오늘날의 관객과 함께 나누고, 놀이와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진주 전통문화의 새로운 가능성
이번 ‘우왕전 RE’ 공연은 진주의 소싸움 문화를 단순한 민속놀이를 넘어 현대적 예술로 승화시킨 사례로, 지역 문화자원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신명 나는 연희극 속에서 웃음과 즐거움을 나누며, 승부와 함께 어울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초가을 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