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홋카이도 여행 일정을 짜다가 하코다테를 다시 보게 됐는데, 생각보다 초보 여행자에게 꽤 친절한 도시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삿포로처럼 크지는 않지만 전차만 잘 타도 시장, 야경, 역사 거리, 온천까지 이어지거든요. 그래서 처음 가는 분이라면 욕심내서 멀리 퍼지기보다 동선을 짧게 잡는 게 훨씬 만족도가 높습니다.
첫날은 하코다테역 주변에서 시작하기
하코다테 여행의 기준점은 보통 하코다테역입니다. JR로 도착해도 편하고,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와도 역 주변에 숙소를 잡으면 움직임이 단순해집니다. 특히 아침시장, 베이 에어리어, 모토마치 쪽이 모두 이어져 있어서 첫날 짐을 맡긴 뒤 바로 걷기 좋습니다.
하코다테 아침시장은 역에서 걸어서 약 1분 거리라 첫 코스로 넣기 좋습니다. 홋카이도 공식 관광 안내에 따르면 약 250개 점포가 모여 있고, 계절에 따라 보통 1월부터 4월은 오전 6시부터, 5월부터 12월은 오전 5시부터 문을 여는 곳이 많습니다. 다만 가게마다 영업 시간이 다르니 너무 늦게 가면 시장 특유의 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아침식사는 해산물 덮밥으로 많이 시작합니다. 가격은 가게와 재료에 따라 차이가 큰데, 간단한 덮밥은 비교적 부담이 적고 성게, 게, 연어알이 많이 들어가면 금방 비싸집니다. 솔직히 첫 방문이라면 가장 비싼 메뉴보다 오징어, 연어, 연어알 정도가 섞인 메뉴가 무난합니다. 하코다테는 오징어가 유명해서 살아 있는 오징어 낚시 체험을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전차 패스는 일정에 따라 고르기
하코다테에서 가장 편한 이동수단은 시덴, 그러니까 노면전차입니다. 하코다테 공식 관광 안내에서는 전차가 하코다테역, 모토마치, 베이 에어리어, 고료카쿠, 유노카와 방면을 연결한다고 안내합니다. 여행자가 자주 가는 지점이 전차 노선에 꽤 잘 붙어 있는 편입니다.
요금은 2025년 12월 조정 이후 일반 승차가 성인 기준 구간별 250엔에서 300엔 수준입니다. 전차 1일권은 성인 800엔, 어린이 400엔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하루에 전차를 3번 이상 탈 계획이면 1일권이 계산하기 편합니다. 전차와 버스를 함께 쓰는 1일권은 성인 1,600엔, 2일권은 성인 2,600엔 수준이라 고료카쿠와 유노카와, 산 쪽 이동까지 넓게 잡을 때 고려할 만합니다.
- 역 주변, 모토마치, 베이 에어리어만 걷는 날: 교통권 없이 개별 승차도 충분
- 고료카쿠와 유노카와까지 가는 날: 전차 1일권이 편함
- 버스까지 섞어 산 정상, 외곽 이동을 하는 날: 전차·버스 공통권 검토
근데 패스는 무조건 이득이라는 생각으로 사면 애매할 때가 있습니다. 하코다테는 걷는 구간이 예쁜 도시라서 베이 에어리어와 모토마치는 일부러 걸어야 더 좋습니다. 신발이 편하고 날씨가 괜찮다면, 전차는 긴 구간 이동용으로만 써도 충분합니다.
오후에는 베이 에어리어와 모토마치로 걷기
아침시장에서 배를 채웠다면 오후에는 카네모리 붉은 벽돌 창고가 있는 베이 에어리어로 이동하면 흐름이 자연스럽습니다. 바다 옆 창고 건물이 쇼핑몰과 카페로 바뀐 곳이라 날씨가 흐려도 시간을 보내기 괜찮습니다. 기념품을 산다면 여기서 한 번 보고, 마지막 날 역에서 다시 비교하는 식이 좋습니다.
베이 에어리어에서 조금 올라가면 모토마치 언덕길이 나옵니다. 하코다테가 재미있는 이유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일본 항구도시 분위기에 서양식 건물, 교회, 영사관 건물이 섞여 있어서 삿포로와는 결이 다릅니다. 길이 가파른 편이라 캐리어를 끌고 다니기에는 불편하고, 숙소에 짐을 두고 가볍게 움직이는 쪽이 낫습니다.
사진을 좋아한다면 하치만자카 같은 언덕길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구도가 인기가 많습니다. 다만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차도와 보행자가 섞이니 오래 서 있기보다 짧게 찍고 이동하는 게 편합니다. 겨울에는 길이 미끄러울 수 있어서 예쁜 신발보다 바닥 접지력 좋은 신발이 훨씬 든든합니다.
밤에는 야경, 다음 날은 고료카쿠
하코다테 하면 역시 야경 이야기를 빼기 어렵습니다. 하코다테산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바다 사이로 도시 불빛이 얇게 펼쳐져서 다른 도시 전망대와 느낌이 다릅니다. 로프웨이, 버스, 택시 등 접근 방법은 계절과 운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하코다테 공식 관광 안내나 현지 안내소에서 그날 운행 여부를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야경은 해가 완전히 진 뒤보다 일몰 전후로 올라가는 편이 좋습니다. 하늘 색이 남아 있을 때 도시 불빛이 켜지는 장면이 예쁘고, 너무 늦으면 전망대가 붐비거나 내려오는 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바람도 꽤 차갑습니다. 여름에도 얇은 겉옷 하나는 챙기는 게 마음 편합니다.
둘째 날 오전에는 고료카쿠를 넣으면 좋습니다. 별 모양 성곽으로 유명한 곳이라 위에서 봐야 형태가 잘 보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된다면 고료카쿠 타워를 함께 넣는 일정이 만족도가 높습니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초록, 겨울에는 눈 덮인 모양이 달라서 계절마다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점심 이후 비행기나 열차 시간이 남는다면 유노카와 온천 쪽으로 이동해도 좋습니다. 공항과 비교적 가까운 온천지라 마지막 날 일정으로 넣기 편합니다. 다만 온천을 즐기면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갑니다. 탕에 들어가고, 머리 말리고, 다시 이동하는 시간을 합치면 최소 2시간은 비워두는 편이 여유롭습니다.
처음이라면 이렇게 잡으면 편합니다
1박 2일 기준으로는 첫날 하코다테역, 아침시장, 베이 에어리어, 모토마치, 하코다테산 야경을 넣고 둘째 날 고료카쿠와 유노카와를 보는 흐름이 가장 무난합니다. 2박 3일이라면 여기에 오누마 공원이나 카페 투어를 더해도 좋습니다. 도시 자체가 아주 크지는 않아서 일정을 많이 넣는 것보다 걷는 속도를 낮추는 쪽이 하코다테답습니다.
예산은 식비에서 차이가 큽니다. 전차 1일권은 800엔 수준이라 큰 부담이 아니지만, 해산물 덮밥과 디저트, 전망대, 온천까지 더하면 하루 지출이 금방 올라갑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한 끼를 제대로 먹고, 저녁은 라멘이나 간단한 이자카야로 조절하는 식이 현실적입니다. 하코다테 소금라멘은 비교적 가볍게 먹기 좋아서 해산물에 지친 날에도 잘 맞습니다.
하코다테는 화려한 대도시 여행보다 천천히 걷는 여행에 가깝습니다. 바다 냄새 나는 시장에서 아침을 먹고, 오래된 언덕길을 지나고, 밤에는 조용히 불빛을 내려다보는 식입니다. 처음 가는 홋카이도 여행에서 삿포로만 보기 아쉽다면, 하루나 이틀 정도 하코다테를 넣는 선택은 꽤 좋은 균형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