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HRD 교육, 그냥 들었을 때와 직접 써먹었을 때의 차이

회사 HRD 교육, 그냥 들었을 때와 직접 써먹었을 때의 차이

얼마 전 회사에서 HRD 교육 안내 메일이 왔는데, 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또 의무 교육인가?’였다. 업무도 밀려 있고, 교육 시간은 캘린더 한가운데 박혀 있고, 제목은 뭔가 거창했다. 그런데 막상 몇 번 들어보니 HRD가 생각보다 생활형 문제와 닮아 있었다. 냉장고 정리처럼, 지금 뭐가 부족한지 모르면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도 결국 버리게 되는 느낌이었다.

HRD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

HRD는 Human Resource Development의 줄임말이다. 말 그대로 사람의 역량을 키우는 활동이다. 회사에서는 교육, 코칭, 직무 훈련, 리더십 프로그램, 온보딩 같은 것들이 여기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 단어가 낯선 이유는 실제 생활보다 제도나 보고서 쪽 언어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이 입사해서 첫 3개월 동안 배우는 업무 방식, 팀장이 팀원과 1대1로 피드백하는 시간, 새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히는 사내 교육도 전부 HRD에 가깝다. 이름만 거창할 뿐, 결국은 ‘일을 더 덜 헤매고 하게 만드는 장치’다.

제가 느낀 HRD의 첫 번째 포인트는 교육을 많이 여는 게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걸 배우게 하는 것이었다. 2시간짜리 강의를 10개 듣는 것보다, 당장 이번 주 업무에 쓰는 엑셀 함수 하나를 제대로 배우는 편이 더 오래 남았다.

직접 들어보니 차이는 설계에서 났다

같은 HRD 교육이라도 어떤 건 끝나고 바로 잊히고, 어떤 건 다음 날 바로 써먹게 된다. 차이는 강사의 말솜씨보다 설계에 있었다. 좋은 교육은 시작부터 ‘이걸 왜 들어야 하는지’가 분명했다. 반대로 아쉬운 교육은 제목은 멋진데 내 업무와 연결되는 지점이 흐릿했다.

예전에 들었던 보고서 작성 교육은 꽤 기억에 남는다. 교육 시간이 90분 정도였고, 처음 20분은 좋은 보고서의 구조를 보여줬다. 그다음 40분은 실제 문장을 고치는 시간이었고, 마지막 30분은 각자 업무 문서를 가져와 바꿔보는 방식이었다. 짧았지만 손이 움직였다. 이게 꽤 중요했다.

반면 3시간짜리 강의식 교육은 자료가 80페이지가 넘어갔는데, 듣고 나서 남은 건 ‘자료는 두껍다’는 감각뿐이었다. 사실 사람은 듣기만 하면 금방 잊는다. 그래서 HRD를 운영할 때도 강의 시간보다 실습 비율, 피드백 방식, 현업 적용 과제가 훨씬 중요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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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HRD 프로그램을 구분하는 기준

생활 속 물건도 써봐야 진짜를 알 수 있듯이, HRD도 이름보다 작동 방식을 봐야 한다. 제가 경험상 괜찮다고 느낀 기준은 꽤 단순했다.

  • 교육 목표가 한 문장으로 이해된다.
  • 내 업무 상황과 연결되는 예시가 나온다.
  • 듣는 시간보다 해보는 시간이 있다.
  • 교육 후 바로 적용할 작은 과제가 있다.
  • 끝난 뒤 피드백이나 후속 점검이 이어진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건 후속 점검이었다. 교육 당일에는 누구나 의욕이 생긴다. 문제는 다음 주다. 바쁜 업무로 돌아가면 새로 배운 방식은 금방 밀린다. 그래서 1주 뒤 체크리스트를 보내거나, 2주 뒤 짧은 공유 시간을 갖는 식의 장치가 있으면 실제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숫자로 보면 더 선명하다. 100명이 교육을 들었다고 해서 100명이 바뀌는 건 아니다. 실제로는 그중 몇 명이 업무 방식 하나라도 바꿨는지가 더 중요하다. 만족도 4.8점보다, 교육 후 보고서 작성 시간이 30분 줄었는지 같은 변화가 더 솔직한 지표처럼 느껴졌다.

개인이 HRD를 활용하는 현실적인 방법

회사 교육을 수동적으로만 들으면 아깝다. 저는 요즘 교육을 신청하기 전에 딱 세 가지를 먼저 적어본다. 지금 막히는 업무가 뭔지, 교육에서 얻고 싶은 기술이 뭔지, 끝나고 어디에 써볼지다. 이걸 적고 들으면 같은 강의도 다르게 들린다.

예를 들어 ‘커뮤니케이션 교육’이라고 하면 너무 넓다. 그런데 ‘회의에서 내 의견을 1분 안에 말하는 법’이라고 잡으면 훨씬 구체적이다. ‘리더십 교육’도 마찬가지다. ‘팀원을 성장시키는 리더’ 같은 말은 멋있지만, 실제로는 피드백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지, 업무 지시를 어디까지 구체화할지가 더 중요했다.

개인 입장에서 HRD를 잘 쓰려면 교육 후 바로 작은 실험을 하는 게 좋았다. 배운 보고서 구조를 이번 주 문서 하나에만 적용한다든지, 피드백 교육에서 배운 질문을 다음 1대1 미팅에서 딱 하나만 써보는 식이다. 거창하게 바꾸려 하면 오래 못 간다. 작게 써봐야 내 방식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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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입장에서는 교육보다 환경이 먼저였다

HRD를 이야기할 때 자주 놓치는 게 있다. 교육을 잘 만들어도 회사 분위기가 받쳐주지 않으면 효과가 약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창의적 문제 해결 교육을 듣고 왔는데, 회의에서 다른 의견을 내면 바로 잘리는 분위기라면 배운 걸 쓸 수 없다.

그래서 좋은 HRD는 교육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팀장이 교육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하고, 실제 업무에서 시도할 시간이 있어야 하며, 작은 실패를 어느 정도 허용해야 한다. 이게 없으면 직원 입장에서는 ‘좋은 말은 들었지만 현실은 그대로’가 된다.

제가 보기엔 HRD의 진짜 쓸모는 사람을 갑자기 대단하게 만드는 데 있지 않다. 헤매는 시간을 줄이고, 혼자 끙끙대던 문제를 조금 더 빨리 풀게 해주는 데 있다. 그래서 이름이 어렵다고 멀리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내 업무 생활을 덜 답답하게 만드는 도구로 보면 꽤 실용적이다.

요즘은 교육 안내 메일이 오면 예전처럼 바로 넘기지는 않는다. 대신 이 교육이 지금 내 문제 하나를 줄여줄 수 있는지 먼저 본다. HRD도 결국 생활 속 노하우와 비슷해서, 내 손에 잡히는 방식으로 가져왔을 때 비로소 값어치가 생긴다.

회사 HRD 교육, 그냥 들었을 때와 직접 써먹었을 때의 차이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