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동산 물건 몇 번 따라가 봤더니, 아파트 경매랑 완전히 달랐습니다

산업부동산 물건 몇 번 따라가 봤더니, 아파트 경매랑 완전히 달랐습니다

공장 하나 보러 갔다가 반나절을 날린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지인이 산업부동산 물건 하나를 가져왔습니다. 감정가 대비 62%까지 떨어진 공장이라면서, 이 정도면 땅값만 보고 들어가도 되는 것 아니냐고 묻더군요. 서류만 보면 솔직히 혹했습니다. 대지 1,200평, 건물 430평, 도로 접하고 있고, 주변에 비슷한 창고 임대료도 꽤 나오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입구 도로는 지도상으로는 멀쩡했는데 실제 대형 차량이 회전하기엔 폭이 애매했고, 건물 안쪽은 천장고가 낮아 요즘 물류업체가 선호하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전기 용량이었습니다. 예전 제조업체가 쓰던 시설이라 기본 인입은 되어 있었지만, 새 임차인이 원하는 설비를 넣으려면 증설 비용이 꽤 들어갈 상황이었죠.

산업부동산은 아파트처럼 방 몇 개, 역세권 몇 분, 실거래가 얼마로 끝나지 않습니다. 토지 용도, 도로, 전기, 상하수, 층고, 하중, 진입 동선, 주변 민원 가능성까지 봐야 합니다. 숫자로 싸 보여도 실제로 쓸 사람이 없으면 그건 싼 물건이 아니라 묶이는 물건입니다.

산업부동산은 임차인이 다릅니다

아파트 경매는 최종 수요자가 넓습니다. 실거주자도 있고 투자자도 있고 전세 수요도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부동산은 수요층이 훨씬 좁습니다. 공장, 창고,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근린형 작업장처럼 종류는 많지만 각각 필요한 조건이 다릅니다.

제가 봤던 한 창고 물건은 낙찰가만 보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주변 임대 사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 7%대 수익률이 나왔습니다. 근데 현장에서 물류업체 직원과 같이 보니 바로 고개를 젓더군요. 5톤 차량은 들어오지만 11톤 차량은 회차가 어렵고, 상차 공간이 비를 맞는 구조라 식자재나 전자제품 보관 업체는 꺼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초보 투자자가 산업부동산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은 임대료가 아니라 임차 가능성입니다. 월 600만 원 받을 수 있다는 말보다, 그 돈을 낼 업체가 실제로 몇 군데나 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주변 공인중개사 한 곳 말만 듣지 말고, 최소 3곳 이상에 물어봐야 합니다. 가능하면 같은 업종을 상대하는 중개업소를 찾아가야 하고요.

  • 공장은 전기 용량과 소음, 폐수, 민원 가능성을 봐야 합니다.
  • 창고는 차량 진입, 회차, 층고, 바닥 하중이 중요합니다.
  • 물류형 부동산은 고속도로 접근성과 상하차 동선이 임대료를 좌우합니다.
  • 지식산업센터는 관리비, 전용률, 주차, 업종 제한을 꼭 따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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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분석보다 무서운 게 사용 제한입니다

경매 초보분들은 등기부에 말소기준권리 잡고, 임차인 대항력 보고, 배당요구 여부 확인하면 큰 산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주거용 물건에서는 그 판단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산업부동산은 권리관계가 깨끗해도 사용이 막히면 답이 없습니다.

예전에 한 공장 물건에서 등기부는 깨끗했습니다. 임차인도 명도 협의가 가능해 보였고, 낙찰 후 잔금 계획도 무난했습니다. 그런데 건축물대장을 보니 일부 증축 부분이 문제가 됐습니다. 현장에는 멀쩡한 작업장처럼 보였지만, 공부상 용도와 실제 사용이 달랐고, 추후 매수자나 임차인이 금융기관 심사를 받을 때 걸릴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산업부동산은 건축물대장, 토지이용계획, 공장등록 여부, 위반건축물 표시, 개발행위 제한, 진입도로 권원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특히 맹지에 가까운 토지, 사도에 의존하는 공장, 공유지분 도로를 쓰는 창고는 싸게 낙찰받아도 나중에 매각할 때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산업단지 안 물건이라고 무조건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업종 제한이 걸려 있거나 입주 가능 업종이 정해져 있으면 임차인 풀이 줄어듭니다. 내가 생각한 업종이 들어올 수 있는지 관할 지자체나 산업단지 관리기관에 확인해야 합니다. 이 부분을 귀찮다고 넘기면 낙찰 후에 진짜 피곤해집니다.

수익률 계산은 보수적으로 해야 살아남습니다

산업부동산은 겉으로 보이는 수익률이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보다 매수 경쟁이 약하고, 감정가가 현실 임대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가 10억짜리가 6억대까지 내려오면 눈이 번쩍 뜨이죠.

근데 비용이 숨어 있습니다. 노후 공장은 지붕 누수, 바닥 균열, 전기 배선, 소방 설비, 오폐수 시설에서 돈이 나갑니다. 창고는 셔터 교체, 램프 보수, 마당 포장만 해도 몇 천만 원이 금방입니다. 지식산업센터는 공실 기간이 길어지면 관리비 부담이 생각보다 큽니다.

제가 산업부동산을 볼 때는 기대 임대료에서 최소 10~20%를 깎고 계산합니다. 공실 기간은 낙관적으로 1개월 잡지 않습니다. 지역과 물건에 따라 3개월, 길게는 6개월도 봅니다. 대출이자도 현재 금리만 보지 않고 1%포인트 정도 더 올라가도 버틸 수 있는지 계산합니다.

간단히 이런 식으로 봅니다

  • 예상 임대료 월 500만 원이면 실제 계산은 월 400만~450만 원으로 잡습니다.
  • 수리비는 현장 견적 전에는 최소 2,000만~5,000만 원 여유를 둡니다.
  • 취득세, 법무비, 명도비, 중개수수료, 보유 중 이자를 따로 뺍니다.
  • 매각이 늦어질 가능성을 생각해 출구 가격을 보수적으로 잡습니다.

숫자를 이렇게 깎아도 남는 물건이면 검토할 만합니다. 반대로 엑셀에 좋은 숫자만 넣었을 때 겨우 수익이 나는 물건은 현장에서 거의 흔들립니다. 부동산 경매는 낙찰받는 순간이 아니라 팔거나 임대가 맞춰지는 순간까지가 한 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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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가 산업부동산에 들어갈 때 피해야 할 물건

산업부동산이 나쁜 투자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대로 보면 경쟁이 덜하고, 현금흐름이 주거용보다 좋은 물건도 있습니다. 다만 초보가 첫 물건으로 잡기엔 만만치 않은 유형이 분명히 있습니다.

첫째, 현황과 공부가 크게 다른 물건입니다. 건물은 있는데 대장상 용도가 다르거나, 불법 증축이 넓게 붙어 있거나, 일부가 타인 토지를 침범한 물건은 피하는 게 낫습니다. 둘째, 진입도로가 애매한 물건입니다. 산업부동산은 차가 돈을 벌어줍니다. 차량이 불편하면 임차인이 바로 등을 돌립니다.

셋째, 특정 업종 하나에만 맞는 특수 공장입니다. 냉동창고, 도축 관련 시설, 화학물질 취급 시설처럼 설비가 특수한 물건은 맞는 임차인을 찾으면 좋지만, 못 찾으면 일반 창고로 바꾸는 비용이 큽니다. 넷째, 주변 민원이 이미 심한 곳입니다. 소음, 냄새, 분진 문제가 있는 지역은 행정 제재나 민원 대응에 에너지가 많이 들어갑니다.

제가 초보에게 권한다면, 첫 산업부동산은 너무 큰 공장보다 소형 창고나 범용성 있는 작업장 쪽이 낫습니다. 대형 물건은 한 번 맞으면 수익도 크지만, 한 번 삐끗하면 이자와 공실이 사람을 몰아붙입니다. 특히 경락잔금대출을 크게 끼는 구조라면 더 조심해야 합니다.

산업부동산은 책상 위에서 싸게 보이는 물건과 현장에서 돈이 되는 물건이 자주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입찰 전에 꼭 평일 낮, 출근 시간대, 비 오는 날 중 하나는 골라서 다시 갑니다. 차가 어떻게 들어오고, 물이 어디 고이고, 주변 업체들이 어떤 업종인지 봐야 감이 옵니다. 경매장에서 패찰하는 건 수업료가 안 들지만, 잘못 낙찰받은 물건은 몇 년짜리 숙제가 됩니다. 싸다는 이유 하나로 들어가기엔 산업부동산은 생각보다 성격이 까다로운 시장입니다.

산업부동산 물건 몇 번 따라가 봤더니, 아파트 경매랑 완전히 달랐습니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