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매매 직접 뛰어보니,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이 있었습니다

건물매매 직접 뛰어보니,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이 있었습니다

건물매매는 매매가보다 임대차표가 먼저입니다

얼마 전 후배가 3층짜리 근린생활시설을 보러 간다며 저한테 물건 자료를 하나 보내왔습니다. 매매가는 18억 5천만 원, 보증금 합계 2억 1천만 원, 월세 합계 720만 원. 겉으로 보면 연 임대수입이 8,640만 원이라 그럴듯해 보였죠. 그런데 제가 제일 먼저 본 건 건물 사진도, 위치도 아니었습니다. 임대차 현황표였습니다.

건물매매에서 초보가 제일 많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월세가 이만큼 나오니까 괜찮다”는 식으로 계산을 시작하는 겁니다. 근데 현장에서 보면 월세 장부와 실제 입금액이 다른 경우가 꽤 있습니다. 관리비에 섞인 금액, 부가세 포함 여부, 장기 연체, 임차인이 곧 나갈 예정인 자리까지 다 월세로 적어둔 자료도 봤습니다.

저는 건물을 볼 때 최소한 세 가지를 따로 봅니다. 첫째, 계약서상 월세. 둘째, 최근 6개월 실제 입금 내역. 셋째, 임차인별 계약 만료 시점입니다. 이 셋이 맞아떨어져야 그때부터 수익률 계산을 합니다. 숫자가 하나라도 어긋나면 매매가를 다시 봐야 합니다.

  • 월세 700만 원이라도 공실 예정이 2개면 계산을 낮춰야 합니다.
  • 보증금이 큰 임차인은 퇴거 때 반환 압박이 생깁니다.
  • 관리비 수입은 실제 지출과 같이 봐야 착시가 줄어듭니다.
  • 부가세 별도인지 포함인지에 따라 실수령액이 달라집니다.

그 후배 물건도 확인해보니 720만 원 중 110만 원은 관리비 명목이었고, 실제 월세는 610만 원에 가까웠습니다. 그중 한 층은 계약 만료가 4개월 뒤였고, 임차인은 이미 이전할 곳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이런 걸 빼고 보면 수익률은 보기 좋지만, 인수하고 나면 바로 빈 점포와 대출이자부터 마주하게 됩니다.

등기부보다 건축물대장이 늦게 보이면 위험합니다

경매를 오래 하다 보면 등기부등본 보는 습관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근저당, 가압류, 압류, 전세권, 지상권 같은 권리관계는 다들 어느 정도 확인합니다. 그런데 일반 건물매매에서는 의외로 건축물대장을 대충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오히려 건축물대장을 먼저 자세히 보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건물은 권리만 깨끗하다고 끝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용도, 위반건축물 여부, 주차대수, 사용승인일, 면적 불일치가 실제 수익에 바로 영향을 줍니다. 특히 상가건물은 임차 업종과 건축물 용도가 맞지 않으면 나중에 영업허가나 승계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전에 12억대 꼬마빌딩을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1층은 음식점, 2층은 사무실, 3층은 주거처럼 쓰고 있었습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했습니다. 그런데 건축물대장을 보니 일부 면적이 무단 증축으로 표시되어 있었고, 옥상에도 불법 구조물이 있었습니다. 매도인은 “다들 그렇게 쓴다”고 했습니다. 현장에서 제일 무서운 말 중 하나가 바로 그 말입니다.

위반건축물이 있으면 대출 한도가 줄거나, 매수 후 이행강제금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나중에 되팔 때 매수자가 같은 문제를 지적합니다. 내가 싸게 샀다고 생각한 부분이, 결국 다음 매매 때 그대로 할인 사유가 되는 겁니다. 건물매매는 싸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싼지 모르면 그 싼 가격이 덫이 됩니다.

제가 현장에서 꼭 확인하는 서류

  • 등기부등본: 소유권, 근저당, 가압류, 압류 확인
  • 건축물대장: 용도, 면적, 위반건축물 표시 확인
  • 토지이용계획확인원: 용도지역, 도로, 제한 사항 확인
  • 임대차계약서: 보증금, 월세, 만기, 특약 확인
  • 관리비 정산자료: 전기, 수도, 공용관리비 흐름 확인

서류는 한 장씩 따로 보면 별일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서로 맞춰보면 틈이 보입니다. 등기부 면적과 건축물대장 면적, 임대차계약서상 점유 부분, 실제 현장 사용 면적이 다르면 그때부터는 매도인 말보다 자료를 믿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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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매매 수익률은 대출이자와 수선비를 빼고 봐야 합니다

건물 투자 상담을 하다 보면 “연 5% 수익률이면 괜찮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솔직히 숫자만 보면 괜찮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5%가 총매매가 기준인지, 자기자본 기준인지, 취득세와 중개보수까지 넣은 숫자인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20억 건물을 산다고 해보겠습니다. 보증금 2억, 대출 12억, 자기자본 6억 구조라고 치죠. 월세가 800만 원이면 연 9,600만 원입니다. 여기서 대출이자,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해당 여부, 건물 보험료, 공용 전기료, 승강기 유지비, 소방 점검비, 수선비를 빼야 합니다. 오래된 건물은 방수 한 번, 배관 한 번에 1천만 원 단위가 그냥 나갑니다.

제가 예전에 본 물건 중에는 월세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5층 건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교체 견적이 6천만 원 가까이 나왔습니다. 옥상 방수도 손봐야 했고, 지하층 누수 민원도 있었습니다. 임대수입만 보고 들어갔다면 첫해 수익은 거의 날아갔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건물매매 검토표에 수선충당금을 따로 잡습니다. 작은 건물이라도 연 임대료의 5~10% 정도는 비워둡니다. 당장 안 쓰더라도 언젠가 씁니다.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 낡고, 임차인은 불편하면 나가고, 공실은 생각보다 빨리 수익률을 갉아먹습니다.

위치는 좋지만 임차인이 약한 건물도 조심해야 합니다

초보 때는 대로변, 역세권, 코너 자리만 보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위치 좋은 건물이면 뭐든 버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보다 보니, 위치만큼 중요한 게 임차인의 질입니다.

임차인의 질이라고 해서 거창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매달 제때 월세를 내는지, 업종이 그 자리와 맞는지, 시설투자를 얼마나 했는지, 주변 경쟁 점포와 비교해 장사가 되는지 보는 겁니다. 임차인이 오래 버틸 수 있어야 건물주도 버팁니다. 특히 1층 핵심 임차인이 흔들리면 건물 전체 가치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은 1층 카페가 예쁘게 꾸며진 건물을 본 적이 있습니다. 사진상으로는 아주 좋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평일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장님과 잠깐 이야기해보니 인건비 때문에 직접 근무 중이고, 계약 만기 때 권리금 받고 나가고 싶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경우 매수자는 현재 월세를 계속 받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안 됩니다.

건물매매는 건물만 사는 게 아니라 그 안의 임대 흐름까지 사는 일입니다. 임차인이 약하면 좋은 입지도 버거울 수 있고, 임차인이 탄탄하면 평범한 위치도 꾸준히 버팁니다. 그래서 저는 현장 답사 때 주변 중개업소 말만 듣지 않고, 같은 블록의 공실 기간과 실제 임대 호가를 같이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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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사는 것보다 버틸 수 있는 구조가 먼저입니다

건물매매를 처음 하는 분들이 제일 많이 묻는 건 “얼마까지 깎을 수 있느냐”입니다. 물론 가격 협상 중요합니다. 1억 싸게 사면 그만큼 안전마진이 생깁니다. 근데 현장에서 오래 살아남은 사람들은 가격보다 구조를 더 집요하게 봅니다.

내 자기자본이 얼마인지, 금리가 1%포인트 올라가도 버틸 수 있는지, 공실이 3개월 생겨도 잔금과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 큰 수선비가 나와도 생활이 무너지지 않는지 따져야 합니다. 건물은 주식처럼 버튼 하나로 팔 수 없습니다. 팔려고 내놔도 매수자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에도 이자는 계속 나갑니다.

제가 건물매매를 검토할 때 가장 보수적으로 잡는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월세는 현재보다 10~20% 낮게 보고, 공실은 최소 1개 층 생긴다고 보고, 수선비는 첫해에 한 번 터진다고 봅니다. 그 숫자로도 버티면 그때 관심을 더 가집니다. 반대로 낙관적인 계산에서만 수익이 나는 물건은 손이 잘 안 갑니다.

건물매매는 잘하면 임대수입과 자산가치 상승을 같이 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 들어가면 매달 이자와 민원, 공실, 세금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저는 초보 투자자라면 첫 건물일수록 화려한 수익률보다 단순한 구조, 깨끗한 서류, 예측 가능한 임차인을 먼저 보라고 말합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 버티는 사람이 결국 다음 기회를 잡습니다.

건물매매 직접 뛰어보니,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들이 있었습니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