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창업, 상담받고 바로 계약할 뻔했다가 멈춘 이야기

프랜차이즈창업, 상담받고 바로 계약할 뻔했다가 멈춘 이야기

얼마 전 동네를 걷다가 새로 생긴 샌드위치 가게를 봤는데, 오픈 첫 주라 그런지 줄이 꽤 길었다. 순간 솔직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프랜차이즈창업 하면 이렇게 손님이 알아서 들어오는 걸까?’ 브랜드가 이미 알려져 있고 메뉴도 정해져 있고 인테리어까지 패키지로 잡아준다니, 처음 장사하는 사람에게는 꽤 든든해 보인다. 그런데 상담을 받아보고 자료를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체크할 게 많았다.

프랜차이즈창업은 완전히 혼자 시작하는 창업보다 출발선이 편한 편이다. 대신 그 편함에는 비용과 규칙이 붙는다. 가맹비, 교육비, 인테리어비, 장비비, 초도 물품비, 보증금, 로열티까지 항목이 나뉘어 있고, 매달 본사에 내야 하는 돈도 생길 수 있다. 매출이 잘 나올 때는 덜 부담스럽지만, 손님이 적은 달에는 고정비가 꽤 무겁게 느껴진다.

상담장에서 제일 먼저 봐야 하는 건 총액이었다

처음에는 ‘창업비 5천만 원’ 같은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금액에 점포 보증금, 권리금, 별도 공사비, 냉난방 설비, 간판 추가 비용이 빠져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상담받을 때는 예쁜 브로슈어보다 견적서 항목을 하나씩 보는 게 더 현실적이었다.

예를 들어 10평대 소형 매장이라고 해도 업종에 따라 비용 차이가 크다. 커피 전문점은 머신과 그라인더, 제빙기, 냉장 장비가 들어가고, 치킨이나 분식 업종은 배기, 튀김기, 주방 방수 공사 같은 부분이 커진다. 같은 7천만 원 창업이라고 해도 어떤 브랜드는 보증금 제외 금액이고, 어떤 브랜드는 일부 장비 리스 조건이 붙어 있을 수 있다.

  • 가맹비와 교육비가 환불 가능한지 확인
  • 인테리어 평당 단가와 별도 공사 항목 확인
  • 초도 물품비에 포함된 재고량 확인
  • 오픈 후 3개월 운영자금 별도 확보
  • 로열티가 정액인지 매출 비율인지 확인

개인적으로는 창업비만 보고 판단하면 꽤 위험하다고 느꼈다. 진짜 중요한 건 ‘문 열기까지 드는 돈’과 ‘문 열고 버틸 돈’을 나눠서 계산하는 일이었다.

브랜드 인지도보다 상권 궁합이 더 크게 보였다

처음엔 유명한 브랜드면 무조건 유리할 줄 알았다. 근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아파트 단지 앞, 오피스 상권, 대학가, 역세권은 손님 흐름이 완전히 다르다. 점심 매출이 강한 업종인지, 저녁과 배달이 중요한 업종인지에 따라 맞는 자리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 많은 곳에서는 빠른 회전과 포장 수요가 중요하다. 반대로 주거 상권에서는 저녁, 주말, 가족 단위 수요가 더 크게 작용한다. 배달 비중이 높은 업종이라면 1층 대로변보다 임대료가 낮은 위치가 나을 수도 있다. 간판 노출보다 배달 반경과 리뷰 관리가 더 중요해지는 식이다.

상담자가 “이 브랜드는 어디서나 잘 됩니다”라고 말하면 오히려 더 꼼꼼히 물어보게 됐다. 어디서나 잘 되는 장사는 거의 없다고 보는 편이 마음 편하다. 매장 후보지를 보고 비슷한 상권의 기존 매장 매출, 피크 시간대, 주변 경쟁점 수를 같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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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서는 생각보다 현실적인 자료였다

프랜차이즈창업을 알아보다 보면 정보공개서라는 자료를 만나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관련 제도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문서인데, 본사 현황, 가맹점 수, 폐점 수, 창업 비용, 가맹점 부담금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상담 말만 듣는 것보다 훨씬 차분하게 볼 수 있는 자료였다.

특히 폐점 수는 꼭 봐야 한다. 가맹점이 빠르게 늘어나는 브랜드도 좋지만, 동시에 문 닫는 매장이 많다면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 상권 문제인지, 수익 구조 문제인지, 유행이 꺾인 건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매장 수가 적은 신생 브랜드는 성장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검증 자료도 적다. 반대로 오래된 브랜드는 안정감이 있지만 경쟁점이 이미 많을 수 있다.

가맹계약서는 바로 사인하지 않는 게 좋다. 계약 기간, 중도 해지 위약금, 재계약 조건, 영업지역 보호 여부, 필수 구매 품목, 판촉비 부담을 천천히 읽어야 한다. 솔직히 계약서는 재미없다. 그런데 나중에 분쟁이 생기면 결국 그 재미없는 문장이 기준이 된다.

수익률 계산은 낙관 버전과 보수 버전으로 나눴다

본사에서 제시하는 예상 매출은 참고용으로만 봤다. 중요한 건 내 임대료와 인건비를 넣었을 때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였다. 월매출 3천만 원이라고 해도 재료비 35%, 인건비 25%, 임대료 10%, 배달 수수료와 카드 수수료, 관리비, 로열티까지 빼면 손에 남는 돈은 생각보다 줄어든다.

그래서 나는 계산을 두 가지로 나눠봤다. 잘될 때가 아니라 평범한 달, 비 오는 달, 주변에 경쟁점이 생긴 달을 가정했다. 매출이 20% 줄어도 버틸 수 있는지 보는 방식이다. 장사는 평균보다 바닥을 견디는 힘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 예상 월매출에서 재료비를 먼저 제외
  • 직원 1명 추가 채용 시 손익 변화 계산
  •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할인 쿠폰 비용 반영
  • 비수기 매출을 따로 가정
  • 내 인건비를 비용으로 넣어보기

내가 직접 매장에서 일할 계획이라도 내 노동을 공짜로 보면 계산이 흐려진다. 하루 10시간씩 일해서 월 250만 원이 남는 구조인지, 직원을 써도 운영 가능한 구조인지가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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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가맹점주에게 물어본 말이 가장 선명했다

상담 자료보다 도움이 된 건 실제 운영 중인 매장 방문이었다. 바쁜 시간과 한가한 시간에 각각 가보면 분위기가 꽤 다르다. 손님 회전, 직원 동선, 메뉴 제조 속도, 배달 기사 대기 상황 같은 게 눈에 들어온다. 가능하다면 점주에게 짧게라도 물어보는 게 좋다. “본사 지원은 어떤가요?”, “생각보다 힘든 부분은 뭐였나요?” 같은 질문은 의외로 현실적인 답을 끌어낸다.

물론 모든 점주가 자세히 말해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표정과 말의 온도에서 느껴지는 게 있다. 어떤 점주는 재료 공급이 안정적이라고 했고, 어떤 점주는 할인 행사 부담이 크다고 했다. 같은 브랜드라도 점주마다 경험이 달랐다. 그래서 한두 곳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최소 3곳 정도는 다른 상권으로 보는 게 낫다고 느꼈다.

프랜차이즈창업은 브랜드를 사는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내 시간을 어디에 걸지 정하는 일이었다. 본사가 메뉴와 간판을 준비해줘도 매일 문을 열고 손님을 맞는 건 점주다. 그래서 너무 빨리 설레지도, 너무 빨리 겁먹지도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숫자를 보고, 매장을 보고, 계약서를 읽고, 그래도 마음이 남아 있으면 그때 한 걸음 더 가는 게 나에게는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었다.

프랜차이즈창업, 상담받고 바로 계약할 뻔했다가 멈춘 이야기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