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룸에 살아봤더니 알게 된, 방 하나 더 있다는 말의 진짜 의미

투룸에 살아봤더니 알게 된, 방 하나 더 있다는 말의 진짜 의미

투룸을 고를 때 제일 먼저 헷갈렸던 것

얼마 전 집을 보러 다니면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여기는 투룸이라 공간 쓰기 좋아요”였다. 솔직히 처음엔 방이 두 개면 당연히 좋겠지 싶었다. 원룸보다 넓고, 짐도 숨길 수 있고, 친구가 와도 덜 민망할 것 같았다. 그런데 실제로 몇 군데를 보고 나니 투룸이라는 말이 생각보다 넓은 말이라는 걸 알게 됐다.

같은 투룸이어도 어떤 집은 방 두 개가 거의 비슷한 크기였고, 어떤 집은 큰 방 하나에 작은 창고 같은 방 하나가 붙어 있었다. 부동산에서는 둘 다 투룸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방이 두 개예요”라는 말보다 중요한 건 각 방을 실제로 어떻게 쓸 수 있느냐였다.

내가 본 집 중 하나는 전용면적이 약 36제곱미터였는데, 거실 없이 방 두 개와 주방이 복도식으로 이어진 구조였다. 또 다른 집은 42제곱미터 정도였고 작은 거실이 있어서 훨씬 넓게 느껴졌다. 숫자로는 6제곱미터 차이였지만 체감은 꽤 컸다. 투룸은 면적보다 구조가 먼저 눈에 들어와야 한다는 걸 그때 알았다.

방 하나는 침실, 나머지 하나는 정말 자유롭게 쓸 수 있을까

투룸의 가장 큰 매력은 방 하나를 따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나도 처음엔 작은 방을 작업실로 쓰면 완벽하겠다고 생각했다. 책상 하나, 의자 하나, 서랍장 하나 넣고 문 닫으면 생활과 일이 분리되는 느낌. 상상만 해도 꽤 그럴듯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달랐다. 작은 방에는 생각보다 많은 역할이 몰렸다. 계절 지난 옷, 캐리어, 청소기, 택배 박스, 잘 안 쓰지만 버리긴 애매한 물건들이 전부 그 방으로 들어갔다. 작업실로 시작한 공간이 어느 순간 다용도실처럼 변했다. 이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원룸이었다면 그 물건들이 침대 옆이나 식탁 아래에 있었을 테니까.

다만 투룸을 고를 때는 “작은 방을 예쁘게 꾸며야지”보다 “작은 방에 어떤 물건들이 들어갈까”를 먼저 생각하는 게 현실적이었다. 예를 들어 1인 가구라도 캠핑 장비, 운동기구, 재택근무 장비가 있다면 작은 방의 가치가 훨씬 커진다. 반대로 짐이 거의 없고 집에서 오래 머물지 않는 사람이라면 투룸의 장점이 월세 차이만큼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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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차이는 생각보다 매달 선명하게 느껴진다

내가 집을 보던 동네 기준으로 원룸과 투룸의 월세 차이는 대략 10만 원에서 25만 원 정도였다. 보증금 조건이나 신축 여부에 따라 더 벌어지기도 했다. 처음엔 방 하나 더 생기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니 괜찮아 보였다. 근데 매달 빠져나가는 돈으로 계산하면 느낌이 달라진다.

월 15만 원 차이면 1년이면 180만 원이다. 관리비까지 조금 더 붙으면 20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날 수 있다. 방 하나가 나에게 그만큼의 가치를 주는지 따져봐야 했다. 집에서 일하는 날이 많고, 수면 공간과 생활 공간을 분리하고 싶다면 충분히 낼 만한 돈일 수 있다. 반대로 집은 잠만 자는 곳에 가깝다면 그 돈으로 교통 좋은 원룸을 고르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특히 관리비 항목은 꼭 봐야 했다. 투룸은 면적이 넓은 만큼 냉난방비도 달라진다. 겨울에 방 두 개를 다 따뜻하게 쓰면 도시가스비가 확 올라간다. 작은 방을 거의 안 쓴다면 문을 닫아두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재택근무처럼 두 방을 모두 쓰는 생활이라면 공과금까지 생활비에 넣고 봐야 한다.

투룸 구조에서 의외로 중요한 체크 포인트

집을 볼 때 방 개수만 보고 넘어가면 놓치기 쉬운 것들이 있었다. 특히 투룸은 공간이 나뉘어 있어서 동선이 은근히 중요하다. 침실에서 화장실까지 너무 멀거나, 주방 냄새가 작은 방까지 바로 들어오거나, 세탁기 위치가 애매하면 매일 조금씩 불편하다.

  • 큰 방과 작은 방의 크기 차이가 너무 심하지 않은지 보기
  • 작은 방에 창문이 있는지, 환기가 되는지 확인하기
  • 냉장고와 세탁기 자리가 생활 동선을 막지 않는지 보기
  • 침대, 책상, 옷장을 실제 치수로 넣어볼 수 있는지 따져보기
  • 방문을 열었을 때 가구와 부딪히지 않는지 확인하기

나는 줄자를 들고 다닌 뒤로 집 보는 기준이 꽤 달라졌다. 눈으로 봤을 때는 충분해 보이던 방도 침대 110센티미터, 책상 120센티미터, 옷장 80센티미터를 넣어보면 금방 꽉 찼다. 특히 작은 방은 문 여는 공간과 의자 뒤로 빠지는 공간까지 생각해야 한다. 사진으로 넓어 보이는 방이 실제로는 의자 하나 빼기도 빠듯한 경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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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아도 투룸이 맞는 사람이 있다

예전에는 투룸이라고 하면 둘이 살거나 신혼부부가 사는 집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요즘은 혼자 살아도 투룸을 찾는 사람이 많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재택근무나 부업, 취미 장비가 있는 사람도 늘었다. 나도 원룸에 살 때는 쉬는 공간과 일하는 공간이 섞여서 괜히 계속 피곤한 느낌이 있었다.

투룸은 문 하나로 생활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꽤 크다. 침실에는 침대와 옷장만 두고, 작은 방에는 책상과 수납을 몰아넣으면 집이 훨씬 덜 어수선해 보인다. 손님이 왔을 때도 닫아둘 수 있는 방이 있다는 게 생각보다 마음을 편하게 한다. 숨길 공간이 생긴다는 말이 웃기지만, 실제로는 생활의 여유와 꽤 가깝다.

다만 투룸이라고 무조건 삶의 질이 올라가는 건 아니었다. 채광이 나쁜 투룸보다 햇빛 잘 드는 원룸이 더 기분 좋을 때도 있고, 역에서 먼 넓은 집보다 출퇴근이 편한 작은 집이 하루를 덜 지치게 만들 때도 있다. 방 하나 더 있는 집을 고르는 일은 넓이만 사는 게 아니라 내 생활방식을 조금 더 선명하게 보는 일이었다.

직접 돌아다녀 보니 투룸은 “넓어서 좋은 집”이라기보다 “나눠 쓸 수 있어서 좋은 집”에 가까웠다. 침실, 작업실, 수납방, 취미방 중 무엇이 나에게 제일 필요한지 먼저 정하면 선택이 훨씬 쉬워진다. 나는 다음에 집을 고른다면 방 개수보다 작은 방의 쓸모를 먼저 볼 것 같다. 그 방이 진짜 생활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지, 아니면 그냥 월세만 올리는 이름뿐인 방인지가 투룸 선택의 갈림길이었다.

투룸에 살아봤더니 알게 된, 방 하나 더 있다는 말의 진짜 의미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