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SBS Sports 편성표에서 U-18 야구 결승 한일전 중계가 잡힌 걸 보고 채널을 멈췄는데, 솔직히 이 경기는 스코어보다 과정이 더 오래 남았다.
2026년 9월 13일 대만 타이베이돔, 제14회 BFA U-18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결승. 한국은 일본을 2-0으로 눌렀다. 7이닝 경기에서 2점 차면 끝까지 숨이 가쁜데, 이상하게도 마운드만 보면 안정감이 있었다. 부산고 좌완 하현승이 7이닝 89구, 1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끝까지 버텼기 때문이다.
중계 시간에 맞춰 보면 달라지는 장면
이 한일전은 한국 시각 9월 13일 오후 7시 30분 타이베이돔에서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SBS Sports 편성에 결승전 대한민국:일본 중계가 올라왔고, 일본야구대표팀 공식 대회 안내에는 J SPORTS 2, J SPORTS 온디맨드, 버추얼 고교야구 편성이 함께 확인됐다. 생중계로 본 팬이라면 2회 선취점, 5회 수비 병살, 7회 마지막 삼진 세 개가 화면 속 온도를 바꾼 지점으로 남았을 것이다.
경기 기본 정보
- 대회: 제14회 BFA U-18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 경기: 대한민국 vs 일본 결승
- 장소: 대만 타이베이돔
- 결과: 대한민국 2-0 일본
- 중계: SBS Sports 편성 확인
6전 전승, 숫자만 보면 쉬워 보이지만
한국의 우승 루트는 꽤 압도적이었다. 조별리그에서 대만 2-0, 싱가포르 15-0, 태국 14-0. 세 경기 합계 31득점 무실점이었다. 그런데 숫자만 놓고 보면 착각하기 쉽다. 첫 경기 대만전 2-0은 접전이었고, 그 경기에서 하현승이 5⅔이닝 12탈삼진 무실점으로 먼저 대회 분위기를 잡았다. 강팀을 상대로 먼저 영점을 맞춘 게 뒤의 대승보다 더 컸다.
슈퍼라운드 일본전은 더 드라마틱했다. 한국은 0-2로 끌려가다 4회 이호민의 솔로포로 추격했고, 6회 엄준상의 동점 2루타와 이호민의 역전 2루타로 3-2를 만들었다. 하현승은 5회부터 3이닝 5탈삼진 퍼펙트. 결승에서 다시 일본을 만났다는 사실이 이 대회의 서사를 더 진하게 만들었다.
하현승의 완봉이 특별했던 이유
결승의 지배력은 구속 하나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현장 보도들에 따르면 하현승은 140km 후반대 직구에 변화구 비중을 섞어 일본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특히 7회 세 타자 연속 삼진은 하이라이트용 장면이면서 동시에 경기 설계의 증거였다. 투구 수 89개로 7이닝을 버텼다는 건 삼진을 잡으면서도 불필요한 소모를 줄였다는 뜻이다.
대회 전체 성적도 강렬하다. 3승 무패, 15⅔이닝, 25탈삼진, 무실점. 고교 국제대회에서 이렇게 점수를 안 주는 투수가 한일전 결승까지 끌고 가면, 타선은 훨씬 단순한 야구를 할 수 있다. 무리한 빅이닝보다 선취점과 추가점, 그리고 수비 하나가 승부가 된다.
2점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한국의 득점 장면도 청소년 야구답게 야구적이었다. 2회 1사 1, 3루에서 스퀴즈가 걸렸고, 일본이 피치아웃으로 읽었다. 보통 여기서 공격팀은 손해를 본다. 그런데 런다운 과정에서 일본 포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3루 주자 장민제가 홈을 밟았다. 기록지에는 실책이지만, 압박을 먼저 건 쪽이 한국이었다.
5회에는 흐름이 더 선명했다. 무사 1루에서 일본이 번트를 댔고, 포수 원지우가 2루로 빠르게 던져 병살을 만들었다. 바로 이어진 5회 말, 우주로의 내야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찬스가 이어졌고 조희성이 좌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2-0. 큰 스윙 하나가 아니라 작전, 수비, 실책 유도, 짧은 안타가 겹친 점수였다.
한일전이라는 이름보다 더 남은 것
U-18 야구 결승 한일전 중계가 관심을 끈 건 당연하다. 한일전은 늘 클릭을 만든다. 근데 이번 경기는 감정 소비만으로 보기엔 아깝다.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슈퍼라운드, 결승까지 6전 전승이었다. 일본을 슈퍼라운드에서 3-2, 결승에서 2-0으로 두 번 잡았다. 대만도 첫 경기에서 2-0으로 넘었다. 아시아권 강팀을 상대로 닫힌 경기 운영을 해냈다는 게 진짜 성과다.
- 조별리그 3경기 합계: 31득점 0실점
- 슈퍼라운드 일본전: 0-2 열세 뒤 3-2 역전승
- 결승 일본전: 2-0 승리, 하현승 완봉
- 대회 전체: 6전 전승, 8년 만의 우승, 통산 6번째 우승
솔직히 청소년 대표팀 경기는 프로야구보다 화면 정보가 적을 때가 많다. 그래서 더 눈으로 잡아야 한다. 누가 빠른 공을 던졌는지보다, 누가 위기에서 카운트를 회복했는지. 누가 장타를 쳤는지보다, 누가 번트 수비 한 번으로 경기의 온도를 낮췄는지. 이런 장면을 따라가면 U-18 야구는 단순한 유망주 쇼케이스가 아니라 다음 세대 야구의 예고편처럼 보인다.
이번 U-18 야구 결승 한일전 중계는 그런 의미에서 꽤 좋은 기록물이었다. 2-0이라는 짧은 점수판 안에 하현승의 89구, 조희성의 적시타, 원지우의 판단, 장민제의 주루, 그리고 6전 전승이라는 단단한 흐름이 들어 있었다. 시간이 지나 신인 드래프트와 프로 데뷔 이야기가 이어질 때, 이 경기는 몇몇 이름을 다시 꺼내 보게 만드는 출발점으로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