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항공 마일리지 카드 신한 상품을 묻는 지인이 있었는데, 첫 질문이 “어느 카드가 제일 많이 쌓이냐”였습니다. 사실 이 질문은 순서가 조금 틀렸습니다. 마일리지 카드는 적립률보다 전월실적, 제외 항목, 월 한도에서 승부가 갈립니다. 2026년 9월 신한카드 상품 안내 기준으로 보면, 신한 쪽은 대한항공 중심으로 봐야 하고 아시아나 제휴 카드는 신규 발급이 막힌 상품이 섞여 있습니다.
저는 마일리지 1마일을 일단 15원으로 잡고 계산합니다. 비즈니스석까지 노리면 더 높게 볼 수도 있지만, 좌석 부족과 유류할증료, 성수기 공제까지 넣으면 15원이 과하게 후한 숫자는 아닙니다. 이 기준으로 연회비를 이기는지 보면 카드가 꽤 냉정하게 갈립니다.
1. 신한 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실적 조건이 먼저다
대표적으로 많이 보는 카드는 신한카드 Air One, 신한카드 Air Platinum#, 신한카드 The CLASSIC Air, 신한카드 The CLASSIC+입니다. 여기에 아시아나 신한카드 Air 1.5가 검색에 자주 걸리지만, 이 카드는 2025년 4월 30일 오후 5시부터 신규·갱신 발급이 중단됐습니다. 기존 보유자는 재발급만 기존 유효기간 안에서 보는 상품입니다.
- Air One: 대한항공 1천원당 1마일 기본, 항공·면세·해외는 1천원당 총 2마일. 전월 50만원 미만이면 마일리지 적립 자체가 빠집니다.
- Air Platinum#: 대한항공형 기준 1,500원당 1마일. 적립 한도는 없고, 마일리지 적립은 실적 부담이 낮은 편입니다.
- The CLASSIC Air: 기본 1,500원당 1마일, 요식·여행·온라인쇼핑은 1,500원당 1마일 추가. 연 1회 기프트가 붙는 프리미엄형입니다.
- The CLASSIC+: 대한항공형 기준 1,500원당 1마일, 전월 200만원 이상이면 다음 달 50% 추가 적립 구조입니다.
2. Air One은 월 50만원을 매달 넘길 때만 산다
Air One의 연회비는 국내전용 4만9천원, 해외겸용 5만1천원입니다. 기본 적립은 국내 일시불·할부와 해외 일시불 1천원당 1마일이고, 월 한도는 없습니다. 1마일 15원으로 보면 기본 적립률은 약 1.5%입니다. 해외겸용 연회비 5만1천원을 기본 적립만으로 회수하려면 연 340만원 정도를 써야 합니다.
그런데 이 계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Air One은 전월 이용금액 50만원 이상일 때 당월 마일리지 적립이 제공됩니다. 월 28만원씩 꾸준히 쓰면 산술상 연회비는 맞아 보이지만, 실적 50만원을 못 넘긴 달에는 적립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 기준선은 “연 340만원”이 아니라 “매달 전월 50만원을 안정적으로 넘기느냐”입니다.
월 50만원을 일반 가맹점에서 쓰면 500마일, 가치로는 7,500원입니다. 1년이면 6,000마일, 약 9만원입니다. 연회비를 빼면 3만9천원 정도 남습니다. 해외나 항공·면세가 붙으면 계산이 좋아집니다. 월 해외 100만원을 쓰면 기본 1,000마일에 추가 1,000마일이 붙어 2,000마일, 약 3만원 가치가 됩니다. 다만 추가 적립은 해외와 국내 항공·면세 각각 월 2천마일 한도가 있고, 오프라인 면세와 간편결제 가맹점명 조건도 봐야 합니다.
3. Air Platinum#은 적립률보다 실패 확률이 낮다
Air Platinum#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대한항공형 기준 1,500원당 1마일입니다. 1마일을 15원으로 보면 실질 적립률은 1.0%입니다. 연회비는 국내전용 3만7천원, 해외겸용 4만원으로 Air One보다 낮습니다. 해외겸용 4만원을 회수하려면 연 400만원, 월 33만4천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숫자만 보면 Air One의 1천원당 1마일이 낫습니다. 근데 월 50만원을 못 넘기는 달이 자주 있으면 Air One은 0이 되는 구간이 생깁니다. 카드 상품기획을 하다 보면 실제 손해는 낮은 적립률보다 “조건 실패”에서 더 많이 납니다. 월 소비가 30만~60만원 사이로 들쭉날쭉하고, 세금·관리비·교통비처럼 제외될 수 있는 지출이 섞여 있다면 Air Platinum#이 더 편합니다.
다만 Platinum#의 공항·주차 같은 부가서비스는 직전월 30만원 이상 조건이 붙는 항목이 있습니다. 마일리지 적립용 카드로만 보면 단순하지만, 부가서비스까지 기대한다면 월 30만원은 현실 기준선으로 잡는 게 맞습니다.
4. 프리미엄형은 기프트를 현금처럼 쓸 때만 계산이 맞다
The CLASSIC Air는 국내전용 14만7천원, 해외겸용 15만원입니다. 연 1회 기프트로 대한항공 5천마일 또는 마이신한포인트 10만점을 고를 수 있습니다. 5천마일을 15원으로 보면 7만5천원, 포인트 10만점은 사용처가 맞으면 사실상 10만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포인트를 제대로 쓴다면 체감 연회비는 5만원대까지 내려옵니다.
이 카드의 기본 적립은 1,500원당 1마일입니다. 추가 적립 영역은 요식, 해외 일시불, 온라인쇼핑이고 1,500원당 1마일이 더 붙습니다. 추가 적립은 월 최대 5천마일입니다. 예를 들어 월 100만원을 쓰고 그중 60만원이 추가 영역이라면 기본 약 667마일, 추가 약 400마일입니다. 월 약 1,067마일, 15원 기준 1만6천원 정도입니다. 1년이면 약 19만원 가치라서 기프트까지 쓰는 사람에겐 숫자가 꽤 괜찮습니다.
The CLASSIC+는 연회비가 국내전용 12만원, 해외겸용 12만5천원입니다. 기프트로 7만 포인트나 9만~12만원 상당의 이용권을 고르는 구조라, 이걸 버리지 않고 쓰는 사람이 전제입니다. 대한항공형은 기본 1,500원당 1마일이고 전월 200만원 이상을 넘기면 다음 달 50% 추가 적립이 됩니다. 월 200만원을 꾸준히 쓰면 대한항공 기준 월 2,000마일, 약 3만원 가치입니다. 연간 36만원 가치라 숫자는 좋습니다. 반대로 월 80만원만 쓰면 약 533마일, 월 8천원 수준이라 Air One보다 매력이 떨어집니다.
5. 소비 패턴별로 이렇게 갈린다
월 50만원을 못 넘기는 달이 있다면 Air One은 먼저 제외합니다. 적립률이 좋아도 조건 실패가 나면 계산서가 깨집니다. 이 구간은 Air Platinum#처럼 낮지만 꾸준히 쌓이는 카드가 낫습니다.
- 월 30만~50만원: Air Platinum# 쪽이 현실적입니다. 연회비 회수선은 낮고 조건 실패 부담이 작습니다.
- 월 50만~150만원: 대한항공을 모으고 해외·항공·면세 비중이 있으면 Air One이 가장 깔끔합니다.
- 월 100만~200만원: 요식·온라인쇼핑·해외가 많고 기프트를 실제로 쓰면 The CLASSIC Air가 계산에 들어옵니다.
- 월 200만원 이상: The CLASSIC+의 전월 200만원 추가 적립 조건을 안정적으로 맞출 수 있는지 봅니다. 다만 마일리지 하나만 보면 Air One과 같이 비교해야 합니다.
- 아시아나 Air 1.5 기존 보유자: 월 50만원 이상을 계속 넘기고 마일리지 사용 계획이 있으면 유지 검토 대상입니다. 새로 만들 카드는 아닙니다.
마일리지 카드는 “언젠가 여행 갈 때 좋겠지”로 고르면 대개 비싸게 삽니다. 저는 발급 전 최근 3개월 카드값에서 세금, 관리비, 교통, 상품권, 무이자 할부를 빼고 다시 봅니다. 그 금액이 월 50만원 아래면 신한 Air One은 좋은 카드여도 내 카드가 아닙니다. 반대로 월 50만원은 기본이고 해외·항공·면세가 자주 찍힌다면 Air One은 꽤 정직하게 값을 합니다. 카드가 좋은지보다 내 소비가 그 카드의 계산식에 맞는지가 먼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