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 집 화장실 조명을 봐줬는데, 사진으로는 호텔 욕실 같았지만 실제로는 세면대 앞에 서면 얼굴에 그림자가 심하게 생기더군요. 화장실 간접조명은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먼저 따질 게 있습니다. 습기, 전기 안전, 청소, 그리고 평소에 거울을 볼 때 불편하지 않은지입니다.
화장실 간접조명은 분위기 조명이 아니라 보조 조명입니다
간접조명만 켜고 샤워하고 세수까지 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간접조명은 천장등이나 거울등이 기본 밝기를 잡아준 상태에서 벽면이나 천장 라인을 부드럽게 밝혀주는 역할이 맞습니다. 특히 화장실은 작은 공간이라 빛이 타일에 반사됩니다. 그래서 너무 밝은 LED를 넣으면 은은함이 아니라 눈부심이 됩니다.
제가 작업할 때 기준으로 잡는 색온도는 보통 3000K에서 4000K 사이입니다. 3000K는 노란빛이 돌아서 따뜻하고, 4000K는 하얀빛에 가까워 세면대 사용이 편합니다. 욕실 전체가 회색 타일이면 3000K가 차갑지 않아 보이고, 밝은 베이지나 흰색 타일이면 4000K도 깔끔합니다. 6000K 이상은 병원 느낌이 나기 쉬워서 웬만하면 피합니다.
설치 위치는 세 군데만 현실적으로 봐도 충분합니다
거울 뒤 간접조명
가장 많이 하는 방식입니다. LED 바를 거울 뒤쪽에 숨겨 벽으로 빛을 튕기는 구조죠. 보기에는 가장 깔끔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거울이 벽에 완전히 붙어 있으면 빛이 퍼질 틈이 없습니다. 최소 15mm에서 30mm 정도 띄워야 은은한 테두리 빛이 나옵니다. 기성 LED 거울을 사면 편하고, 기존 거울을 살리고 싶다면 알루미늄 프로파일과 방수 LED 스트립을 조합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천장 몰딩 라인
천장 가장자리에 간접조명을 넣으면 공간이 넓어 보입니다. 다만 화장실은 천장이 낮은 경우가 많아서 몰딩을 두껍게 만들면 답답해집니다. 제가 권하는 깊이는 대략 40mm에서 60mm 정도입니다. 그보다 얕으면 LED 점이 보이고, 너무 깊으면 청소가 어려워집니다. 구축 아파트처럼 천장 점검구가 애매한 집은 배선 경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젠다이 아래 또는 선반 하부
세면대 뒤쪽 턱, 흔히 젠다이라고 부르는 부분 아래에 조명을 넣으면 밤에 화장실 갈 때 좋습니다. 발밑을 살짝 밝혀줘서 메인등을 켜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물이 직접 튀는 위치라 부품 선택을 대충 하면 금방 고장 납니다. 실리콘 튜브형 LED나 방수 등급이 있는 제품을 쓰고, 전원 연결부는 물길에서 벗어나게 빼야 합니다.
재료비와 시간은 생각보다 차이가 큽니다
간단한 거울 뒤 LED 작업은 재료비가 대략 4만 원에서 10만 원 선입니다. 방수 LED 스트립, 전원 어댑터, 알루미늄 프로파일, 확산 커버, 양면테이프나 실리콘 정도가 들어갑니다. 기성 LED 거울로 교체하면 제품값만 12만 원에서 40만 원 이상까지도 갑니다. 천장 라인 작업은 목공이나 천장 보강이 들어가면 비용이 확 올라가고, 직접 해도 재료비 10만 원 안팎에서 시작한다고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작업 시간은 초보 기준으로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거울 뒤 조명은 준비와 치수 확인까지 포함해 3시간에서 반나절, 천장 몰딩 라인은 하루 작업으로 잡는 게 낫습니다. 인터넷에서 1시간 완성이라고 하는 건 이미 배선이 나와 있고, 공구도 있고, 벽 상태도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하는 분은 치수 재고, 부품 사러 다시 가고, 접착이 안 붙어서 다시 닦는 시간까지 들어갑니다.
처음 막히는 지점은 대부분 배선과 고정입니다
화장실 간접조명에서 제일 많이 막히는 건 전원을 어디서 따오느냐입니다. 콘센트에 꽂는 어댑터 방식이면 비교적 쉽지만 선이 보일 수 있습니다. 천장등 스위치와 연동하려면 배선 작업이 들어갑니다. 이건 전기 지식이 없으면 손대지 않는 게 맞습니다. 차단기를 내리는 것만으로 안전이 끝나는 게 아닙니다. 오래된 집은 선 색이 제멋대로인 경우도 있고, 누전 차단기 상태도 확인해야 합니다.
고정도 만만하게 보면 안 됩니다. 욕실 타일은 겉보기엔 매끈해도 비누때와 습기가 남아 있어서 양면테이프가 잘 떨어집니다. 붙이기 전에는 알코올로 닦고 완전히 말려야 합니다. 실리콘을 쓸 때도 방수 실리콘을 얇게 써야지, 두껍게 떡칠하면 나중에 곰팡이가 생기고 철거할 때 고생합니다.
- 전동드릴은 타일 타공이 필요할 때만 빌려도 됩니다.
- LED 스트립 절단은 표시된 절단선에서만 해야 합니다.
- 어댑터는 숨기되 점검 가능한 위치에 둬야 합니다.
- 샤워기 물이 직접 닿는 곳에는 일반 LED를 쓰면 안 됩니다.
- 스위치 배선 변경은 전기 기사를 부르는 쪽이 안전합니다.
제가 제 집에 한다면 이렇게 잡습니다
작은 화장실이라면 거울 뒤 간접조명 하나와 기존 천장등 교체 정도로 끝냅니다. 이 조합이 비용 대비 만족도가 제일 좋았습니다. 폭 600mm 거울 기준으로 좌우와 상단에 LED를 둘러주면 충분히 분위기가 납니다. 단, 거울 앞에서 면도나 화장을 자주 한다면 간접조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거울 위나 양옆에 얼굴을 비추는 직접 조명이 따로 있어야 그림자가 덜 생깁니다.
가족이 밤에 자주 화장실을 쓴다면 센서등을 젠다이 아래나 하부장 아래에 넣는 것도 괜찮습니다. 밝기는 약하게, 켜지는 시간은 30초에서 60초 정도면 충분합니다. 너무 밝으면 한밤중에 잠이 확 깨고, 너무 오래 켜지면 괜히 신경 쓰입니다. 작은 차이인데 실제 생활에서는 꽤 큽니다.
화장실 간접조명은 사진 한 장 보고 따라 하기보다 우리 집 구조를 먼저 보는 작업입니다. 물이 어디로 튀는지, 전원은 어디 있는지, 거울과 벽 사이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면 절반은 이미 끝난 겁니다. 예쁜 욕실은 조명 하나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오래 쓰는 욕실은 보이지 않는 연결부와 점검 위치에서 갈립니다. 저는 화장실만큼은 조금 천천히, 안전 쪽으로 한 번 더 확인하고 진행하는 편이 결국 덜 고생한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