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이 회사 책상을 꾸민다며 작은 조명, 피규어, 수납함을 한 번에 샀는데 일주일 뒤 절반은 서랍에 들어갔습니다. 예쁘긴 한데 업무 중 손이 걸리고, 청소가 귀찮고, 팀장님 눈치도 보였다고 하더군요. 회사 데스크테리어는 집 책상 꾸미기와 조금 다릅니다. 내 취향만큼 중요한 게 동선, 소음, 보안, 회사 분위기입니다.
저는 집을 고치면서 책상 배치도 꽤 많이 바꿔봤습니다. 재택 책상은 마음대로 못질도 하고 조명도 달 수 있지만, 회사 책상은 원상복구가 쉬워야 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비싼 물건을 사기보다 2만 원에서 5만 원 안쪽으로 작게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실제 체감은 큰 가구보다 케이블, 수납, 조명, 손목 위치에서 먼저 납니다.
회사 책상은 예쁜 것보다 안 거슬리는 게 먼저입니다
회사 데스크테리어를 시작할 때 제일 먼저 볼 건 책상 크기입니다. 일반 사무용 책상은 폭 1200mm, 깊이 600mm 정도가 많습니다.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노트 한 권만 올려도 남는 자리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여기에 장식품을 먼저 올리면 금방 답답해집니다.
저라면 책상 위 물건을 세 구역으로 나눕니다. 손이 매일 닿는 구역, 하루 한두 번 쓰는 구역, 보기만 하는 구역입니다. 키보드와 마우스 앞 30cm 안쪽은 비워두는 게 좋습니다. 이 공간이 막히면 커피를 쏟거나 서류를 놓을 때 매번 불편합니다.
- 매일 쓰는 물건: 키보드, 마우스, 펜 1~2개, 텀블러
- 가끔 쓰는 물건: 메모지, 충전기, 립밤, 손크림
- 보기용 물건: 작은 화분, 미니 액자, 피규어 1개 정도
처음부터 테마를 잡고 색을 맞추는 분도 많은데, 초보자는 색을 2개만 정하면 실패가 적습니다. 예를 들면 흰색 책상이라면 블랙과 우드, 회색 파티션이라면 아이보리와 그린 정도가 무난합니다. 색이 4개 이상 섞이면 물건은 비싸도 책상이 산만해 보입니다.
준비물은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회사 데스크테리어에 처음부터 많은 준비물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1차 구성은 케이블 클립, 작은 트레이, 모니터 받침대, 저소음 마우스패드입니다. 여기까지 하면 대략 2만 원대 후반에서 4만 원대까지 잡으면 됩니다. 이미 회사에서 모니터 받침대를 준다면 그 돈은 아껴도 됩니다.
모니터 받침대는 목 높이를 맞추는 용도입니다. 화면 윗부분이 눈높이와 비슷하면 어깨가 덜 말립니다. 단, 너무 높은 받침대를 사면 턱이 들려서 오히려 목이 뻐근합니다. 높이 8cm 전후부터 시작하는 게 무난했고, 노트북을 같이 쓰는 분은 노트북 거치대와 외장 키보드 조합이 훨씬 편했습니다.
작은 트레이는 생각보다 효과가 큽니다. 손크림, 이어폰, 사원증, USB 같은 잡동사니가 책상 위에 흩어지면 청소도 어렵고 눈도 피곤합니다. A5 크기 정도의 얕은 트레이 하나면 충분합니다. 깊은 수납함은 물건을 넣고 잊어버리기 쉬워서 저는 낮은 형태를 더 선호합니다.
사면 좋은 것과 안 사도 되는 것
- 사면 좋은 것: 케이블 클립, 미끄럼 방지 패드, 작은 트레이, 모니터 받침대
- 빌려도 되는 것: 줄자, 먼지 제거 브러시, 임시 멀티탭
- 안 사도 되는 것: 큰 조화, 향이 강한 디퓨저, 소리 나는 장식품, 과한 LED 조명
특히 디퓨저는 조심해야 합니다. 본인은 은은하다고 느껴도 옆자리 사람에게는 하루 종일 나는 냄새입니다. 회사에서는 향보다 먼지 적고 닦기 쉬운 물건이 오래 갑니다. 작은 화분을 두고 싶다면 흙이 떨어지는 식물보다 수경식물이나 관리 쉬운 스투키류가 편합니다.
케이블만 잡아도 책상이 반은 달라집니다
제가 여러 번 실패해본 부분이 케이블입니다. 처음엔 예쁜 소품부터 사고 싶지만, 막상 사진을 찍어보면 충전선과 멀티탭이 제일 먼저 보입니다. 회사 데스크테리어에서 체감이 빠른 작업은 케이블을 아래로 숨기고, 자주 쓰는 선만 위로 빼는 겁니다.
작업 시간은 20분에서 40분 정도 잡으면 됩니다. 먼저 전원을 모두 뽑고, 모니터 선과 충전선을 하나씩 분리합니다. 그다음 케이블 타이를 꽉 묶기보다 벨크로 타이로 느슨하게 묶는 게 좋습니다. 회사 장비는 자리 이동이나 점검이 생길 수 있어서 나중에 풀기 쉬워야 합니다.
멀티탭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두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발에 걸리거나 먼지가 쌓이면 좋지 않습니다. 다만 책상 밑에 붙이는 멀티탭 거치대는 회사 자산에 접착 흔적을 남길 수 있으니 먼저 총무팀 규정을 확인하는 게 낫습니다. 나사 고정은 웬만하면 피하세요. 남의 책상에 구멍을 내는 순간 일이 커집니다.
- 소요 시간: 책상 1개 기준 30분 안팎
- 재료비: 벨크로 타이와 케이블 클립 기준 5천 원에서 1만5천 원
- 난이도: 초보 가능, 전원 분리만 꼼꼼히 하면 됩니다
- 주의점: 멀티탭 과부하, 난방기 연결, 젖은 손 사용은 피해야 합니다
조명과 장식은 회사 분위기에 맞춰 작게 갑니다
조명은 예쁘지만 회사에서는 기준이 더 빡빡합니다. 콘센트를 추가로 쓰는 스탠드는 자리마다 허용이 다를 수 있고, 밝기가 강하면 옆자리 모니터에 반사됩니다. 그래서 저는 USB 충전식 작은 조명도 먼저 권하진 않습니다. 필요하다면 눈부심이 적고 각도 조절이 되는 제품을 고르는 정도가 좋습니다.
장식품은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크기 1~2개면 충분합니다. 피규어를 여러 개 두면 귀엽긴 한데, 문서 펼칠 때 계속 밀어내게 됩니다. 회사 책상은 사진 찍는 공간이 아니라 매일 일하는 공간입니다. 예쁜 물건이 내 손을 방해하면 금방 미워집니다.
개인 사진이나 문구도 조심스럽게 가는 편이 좋습니다. 내 취향을 드러내는 건 좋지만, 회의나 외부 손님 동선에서 너무 튀면 신경이 쓰일 수 있습니다. 파티션 안쪽에 작은 엽서 한 장, 모니터 받침대 위에 작은 오브제 하나 정도가 오래 봐도 부담이 적었습니다.
초보자는 1시간 코스로 시작하면 딱 좋습니다
회사 데스크테리어를 하루에 끝내겠다고 마음먹으면 물건부터 늘어납니다. 저는 1시간만 잡고 바꾸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10분은 비우기, 20분은 케이블 잡기, 20분은 수납 위치 바꾸기, 마지막 10분은 앉아서 실제로 일하는 자세를 확인합니다.
이때 사진을 한 장 찍어두면 좋습니다. 눈으로 볼 때는 괜찮아도 사진으로 보면 지저분한 부분이 바로 보입니다. 모니터 뒤 선이 보이는지, 컵 놓을 자리가 있는지, 자주 쓰는 펜이 손에 닿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전기 작업은 선을 꽂고 빼는 수준에서 멈추는 게 맞습니다. 콘센트 위치를 바꾸거나 멀티탭을 벽면 안쪽으로 넣는 작업은 회사 시설 담당자나 전문가에게 맡겨야 합니다. 조명 배선, 천장 레일, 벽 타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셀프로 할 수 있는 일과 건드리면 안 되는 일을 구분하는 게 진짜 실력입니다.
회사 데스크테리어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꾸밈보다 내 하루를 덜 피곤하게 만드는 쪽이 오래 갑니다. 책상 위에 빈 공간이 조금 남아 있고, 선이 발에 걸리지 않고, 손이 자주 가는 물건이 제자리에 있으면 그걸로 이미 꽤 잘한 겁니다. 저는 예쁜 책상보다 퇴근할 때 다시 앉아도 싫지 않은 책상이 더 좋은 책상이라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