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이 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1천원당 1마일이면 다 비슷한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카드사에서 상품을 만들던 입장으로 보면, 그 말은 반만 맞습니다. 적립률은 비슷해 보여도 전월실적, 추가적립 한도, 연회비, 제외 업종에서 실제 결과가 꽤 갈립니다.
2026년 9월 카드사 안내 기준으로 보면 대한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크게 두 부류입니다. 실적 없이 기본 적립을 주는 카드와, 월 50만원 이상 써야 적립이 열리는 카드입니다. 여기서 이미 승부가 납니다.
1. 1마일을 15원으로 잡고 계산한다
저는 마일리지 가치를 보수적으로 1마일 15원으로 놓고 봅니다. 보너스 좌석을 잘 잡으면 더 높게도 나오지만, 유류할증료와 좌석 제한을 감안하면 15원이 실사용자에게 덜 위험한 숫자입니다.
이 기준이면 1천원당 1마일 적립은 약 1.5% 환급률입니다. 1천원당 2마일은 3%, 3마일은 4.5%입니다. 보기엔 높습니다. 그런데 추가적립은 대부분 월 한도가 있고, 세금·공과금·아파트관리비·선불충전·무이자할부 같은 항목은 적립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연회비 3만9천원 카드는 기본 적립만으로 연 260만원 정도 쓰면 본전입니다.
- 연회비 4만9천원 카드는 연 327만원, 월 27만원 정도가 손익분기입니다.
- 연회비 6만원 카드는 연 400만원이 기준이지만, 실적 조건이 있으면 월 50만원 사용 가능성이 더 중요합니다.
2. 실적 없는 카드: 삼성과 우리카드는 편하다
삼성카드 & MILEAGE PLATINUM 스카이패스는 해외겸용 연회비가 4만9천원이고, 국내외 가맹점 1천원당 1마일이 기본입니다. 백화점·주유·커피·편의점·택시 등은 1천원당 2마일로 올라가지만, 특별 적립분은 월 2천마일 한도가 있습니다. 전월실적이 없다는 점이 제일 큽니다.
우리카드 카드의정석 EVERY MILE SKYPASS는 연회비 3만9천원, 국내외 1천원당 1마일 기본 적립입니다. 해외 가맹점은 1마일이 추가돼 1천원당 2마일이지만 추가분은 월 1천마일 한도입니다. 대신 해외 이용 수수료 면제와 국내 공항 라운지 연 2회가 붙어 있습니다. 라운지는 전월 국내가맹점 50만원 조건이 따로 걸립니다.
둘 다 생활비가 들쭉날쭉한 사람에게 맞습니다. 특히 카드값이 어떤 달은 30만원, 어떤 달은 120만원처럼 흔들리는 사람은 실적형 카드보다 이쪽이 덜 피곤합니다.
3. 월 50만원 이상 고정이면 신한 Air One과 IBK I-Mileage
신한카드 Air One은 해외겸용 기준 연회비 5만1천원입니다. 전월 이용금액 50만원 이상이면 국내·해외 1천원당 1마일이 기본이고, 국내 항공·면세와 해외 일시불은 1마일이 추가됩니다. 추가적립1은 항공·면세와 해외가 각각 월 2천마일 한도로 운영됩니다. 신라면세점 온라인 추가적립은 별도 구조입니다.
IBK I-Mileage 대한항공은 해외겸용 연회비 4만2천원입니다. 국내·해외 기본 1천원당 1마일, 해외와 국내면세점은 1마일 추가로 1천원당 2마일입니다. 추가분은 월 2천마일 한도이고, 모든 혜택은 전월실적 50만원 이상 조건을 봐야 합니다.
월 50만원을 자연스럽게 넘긴다면 두 카드 모두 계산이 됩니다. 월 60만원을 전부 기본 적립으로만 써도 연 7,200마일, 15원 기준 10만8천원 가치입니다. 연회비를 빼도 남습니다. 근데 월 50만원을 억지로 맞춰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불필요한 10만원 소비로 실적을 채우면 마일리지 계산은 바로 망가집니다.
4. 대한항공 직판 항공권을 사면 현대카드 060·120이 나온다
현대카드 대한항공카드 060은 연회비 6만원입니다. 국내 가맹점 1천원당 1마일, 해외 가맹점과 대한항공 직판 항공권은 1천원당 2마일입니다. 전월 50만원 이상 조건이 있고, 연간 이용금액 기준을 채우면 1천마일 보너스와 대한항공 직판 국제선 항공권 5만원 할인 쿠폰이 붙습니다.
대한항공카드 120은 연회비 12만원입니다. 1천원당 최대 2마일 구조에 연간 보너스 6천마일, 직판 국제선 항공권 5만원 할인 쿠폰이 핵심입니다. 2차년도 이후 보너스 기준이 전년도 1,200만원이라 월 100만원 안팎을 쓰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여기서 계산은 단순합니다. 대한항공에서 국제선 항공권을 매년 직접 사고, 쿠폰을 실제로 쓰면 060은 꽤 강합니다. 반대로 항공권은 최저가 여행사에서 사고, 마일리지만 막연히 모으는 사람이라면 6만원 연회비도 가볍지 않습니다.
5. 소비 패턴별 선택은 이렇게 나뉜다
- 월 30만~50만원, 실적 맞추기 싫음: 우리카드 EVERY MILE SKYPASS가 가장 단순합니다.
- 커피·편의점·주유·택시 비중이 큼: 삼성 & MILEAGE PLATINUM이 맞을 수 있습니다. 특별 적립 월 2천마일 한도는 꼭 봐야 합니다.
- 월 50만원 이상 고정 생활비가 있음: 신한 Air One 또는 IBK I-Mileage가 계산권에 들어옵니다.
- 해외 결제와 면세점 사용이 잦음: 신한 Air One과 IBK I-Mileage의 추가적립 한도를 먼저 비교해야 합니다.
- 대한항공 국제선 항공권을 매년 직접 구매함: 현대 대한항공카드 060부터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월 100만원 이상 쓰고 대한항공을 꾸준히 탐: 현대 대한항공카드 120의 연간 보너스까지 계산할 만합니다.
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예쁜 말로 여행을 당겨 쓰는 카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연회비를 먼저 내고 좌석을 나중에 찾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일리지 카드 고를 때 적립률보다 두 가지를 먼저 봅니다. 첫째, 내가 아무 노력 없이 채우는 월 사용액. 둘째, 1년에 실제로 대한항공 보너스 항공권이나 직판 항공권을 쓸 가능성입니다. 이 두 숫자가 흐리면 캐시백 카드가 더 편하고, 두 숫자가 선명하면 마일리지 카드는 아직 충분히 쓸 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