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증상, 엄지발가락이 갑자기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할까요?

통풍 증상, 엄지발가락이 갑자기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할까요?

검진센터에서 근무할 때 요산 수치가 높다는 결과지를 들고 오시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병동에서는 반대로 검사 수치보다 먼저, 밤새 발가락이 불에 덴 것처럼 아파서 걷지도 못하겠다고 오시는 분들을 자주 봤습니다. 통풍 증상은 이렇게 숫자와 통증 사이에 간격이 있습니다. 저는 진단을 붙이지 않습니다. 그건 의사의 몫입니다. 다만 어떤 모양이면 통풍을 의심하고, 어떤 경우는 미루면 안 되는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통풍 증상은 왜 갑자기 시작될까요?

통풍은 혈액 속 요산이 많아지고, 그 요산이 바늘처럼 생긴 결정으로 관절이나 주변 조직에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안내에 따르면 고요산혈증은 보통 혈중 요산 농도 7.0 mg/dL 이상을 말합니다. 다만 검사실 기준은 조금씩 다를 수 있고, 남성은 대략 3~6 mg/dL, 여성은 2~5 mg/dL 정도를 정상 범위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요산이 높다고 모두 통풍 발작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이 없는 고요산혈증으로 지내는 분도 많습니다. 반대로 통풍 발작이 막 시작됐을 때는 혈액검사에서 요산이 생각보다 높지 않게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산 수치 하나만 보고 통풍이다, 아니다를 판단하면 놓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가장 흔한 모습은 엄지발가락 하나가 심하게 아픈 경우입니다

급성 통풍은 대개 관절 하나에서 시작합니다. 국내 건강정보 자료에서도 급성 통풍의 약 85~90%가 한 개 관절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합니다. 가장 흔한 부위는 엄지발가락 밑 관절입니다. 발등, 발목, 뒤꿈치, 무릎, 손목, 손가락, 팔꿈치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 잠들기 전에는 괜찮았는데 새벽에 통증 때문에 깨는 경우
  • 관절이 붉고 뜨겁고 부어오르는 경우
  • 이불만 스쳐도 아프다고 느낄 정도의 압통
  • 몇 시간 안에 통증이 빠르게 심해지는 양상
  • 발을 딛기 힘들거나 신발을 신기 어려운 상태

통풍 환자분들이 자주 쓰는 표현이 있습니다. 뼈가 부러진 것 같다, 불이 붙은 것 같다, 누가 관절을 잡아 비트는 것 같다 같은 말입니다. 가벼운 발작은 하루 이틀 사이에 가라앉기도 하지만, 심하면 며칠에서 1~2주 이상 불편감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통증이 사라졌다고 병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발작 사이 조용한 기간에도 요산 결정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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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산 수치가 높다는 말만 듣고 겁부터 먹지는 않아도 됩니다

검진 결과에 요산 7.5, 8.2 이런 숫자가 찍혀 있으면 마음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그런데 통증이 전혀 없고 관절도 붓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급성 통풍 발작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혈압, 혈당, 중성지방, 신장기능 수치를 같이 보는 게 중요합니다. 통풍은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만성 신장질환과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통풍 진단을 받은 분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요산을 낮추는 약을 쓰는 경우 흔히 목표를 6.0 mg/dL 이하로 잡고, 통풍결절이 있거나 병이 오래된 경우에는 의사가 더 낮은 목표를 정하기도 합니다. 1년에 두 번 이상 발작이 반복되거나, 요산결석이 있거나, 손가락과 귓바퀴 주변에 딱딱한 결절이 생겼다면 장기 치료가 필요한지 진료실에서 논의해야 합니다.

통풍처럼 보여도 감염일 수 있습니다

제가 병동에서 가장 조심스럽게 본 건 통풍과 감염성 관절염이 비슷하게 보이는 경우였습니다. 둘 다 관절이 붓고 뜨겁고 아픕니다. 그런데 감염성 관절염은 치료가 늦어지면 관절 손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가성통풍, 봉와직염, 외상, 류마티스 질환도 처음에는 통풍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 38도 안팎 이상의 열이 나거나 오한이 동반될 때
  • 관절 통증이 계속 심해지고 전신이 축 처질 때
  • 구역감이 심하거나 식사를 못 할 정도로 컨디션이 나쁠 때
  • 상처가 있던 부위 주변 관절이 붓고 뜨거울 때
  • 당뇨, 면역저하, 항암치료 중인 분에게 갑작스러운 관절통이 생길 때
  • 넘어지거나 삔 뒤에 체중을 싣지 못할 만큼 아플 때

이런 경우는 통풍일 수도 있지만, 통풍이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특히 처음 겪는 관절 통증이라면 진료를 통해 관절액 검사, 혈액검사, 엑스레이나 초음파 같은 검사가 필요한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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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피해야 할 것

통풍 발작이 의심되는 날에는 우선 아픈 관절을 쉬게 하고, 가능하면 다리를 살짝 올려 부기를 줄입니다. 얼음찜질은 수건으로 감싸 15~20분 정도 하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심장이나 신장 문제로 수분 제한을 듣지 않은 분이라면 탈수를 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근데 약은 조심해야 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위궤양, 신장기능 저하, 항응고제 복용 중인 분에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콜히친도 신장이나 간 기능이 떨어진 분, 고령자에게 용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가족이 먹던 통풍약을 남겨뒀다가 그대로 복용하는 건 위험합니다. 이미 요산강하제를 복용 중인 분은 통증이 왔다고 임의로 끊지 말고, 새로 시작하거나 조절하는 문제는 담당 의사와 맞춰야 합니다.

술, 특히 맥주와 폭음, 과식, 탈수, 급격한 체중감량, 무리한 운동은 발작을 건드릴 수 있습니다. 내장류, 일부 등푸른생선, 진한 육수, 단 음료를 많이 먹는 습관도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식단만으로 모든 통풍을 잡겠다는 생각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생활습관은 바닥을 받쳐주는 역할이고, 반복 발작이 있으면 약물치료 여부를 따로 봐야 합니다.

이럴 땐 진료를 받으세요

처음으로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같은 한 관절이 갑자기 붓고 뜨겁고 심하게 아프다면 진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통풍 진단을 받은 적이 있어도 평소와 다르게 열이 나거나, 통증이 더 빨리 심해지거나, 처방받은 약을 먹어도 이틀 안에 반응이 없다면 다시 봐야 합니다. 옆구리 통증, 혈뇨, 소변량 감소가 함께 있으면 요산결석이나 신장 문제도 확인해야 합니다.

통풍은 아픈 날보다 안 아픈 날의 관리가 더 길게 갑니다. 통증이 사라진 뒤에 그냥 잊어버리면 몇 달 뒤, 몇 년 뒤 더 넓은 관절로 돌아오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겁먹을 병으로만 볼 필요는 없지만, 반복되는 신호를 가볍게 넘길 병도 아닙니다. 발작이 온 날은 통증을 줄이는 진료가 필요하고, 조용한 날은 재발을 줄이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통풍 증상, 엄지발가락이 갑자기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할까요?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