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파스타 만들기 방법, 물 양과 불 조절부터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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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파스타 만들기 방법, 물 양과 불 조절부터 잡기

요리교실에서 파스타 수업을 하면 의외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면 삶는 건 쉬운 줄 알았는데 왜 집에 가면 퍼지죠?” 저도 주방 초반에는 파스타를 너무 얕봤습니다. 면 삶고 소스 부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물 양, 소금, 불 세기, 면수 넣는 순서가 맛을 거의 결정합니다.

집에서 파스타 만들기를 할 때 재료를 다 갖추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올리브오일이 없으면 식용유와 버터를 섞어도 되고, 파르메산 치즈가 없으면 슬라이스 치즈 아주 조금으로도 고소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대신 면 삶는 시간과 팬에서 볶는 시간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여기서 많이 실패합니다.

면은 넉넉한 물에 삶아야 덜 불어요

1인분 기준으로 스파게티면은 90~100g이면 충분합니다. 손으로 쥐었을 때 500원 동전보다 살짝 큰 정도입니다. 물은 최소 1L, 가능하면 1.2L를 잡습니다. 물이 적으면 면을 넣는 순간 온도가 확 떨어지고, 면끼리 달라붙으면서 겉은 물러지고 속은 덜 익는 일이 생깁니다.

소금은 물 1L에 8g 정도 넣습니다. 밥숟가락으로 깎아서 1큰술보다 조금 적은 양입니다. 소스가 짭짤하면 6g까지 줄여도 됩니다. 소금은 면에 밑간을 하는 역할이라 삶은 뒤에 소스를 많이 부어도 어딘가 싱거운 맛이 나는 걸 막아줍니다.

  • 1인분: 면 90~100g, 물 1~1.2L, 소금 6~8g
  • 2인분: 면 180~200g, 물 2L 이상, 소금 12~16g
  • 토마토소스가 짠 편이면 소금은 낮은 쪽으로 잡기
  • 크림소스나 오일 파스타는 면수 간이 맛을 받쳐줘야 해서 8g 쪽이 좋음

면은 물이 팔팔 끓을 때 넣습니다. 기포가 바닥에서만 올라오는 정도가 아니라 냄비 전체가 활발하게 끓어야 합니다. 면을 넣고 30초 동안은 젓가락으로 부드럽게 풀어줍니다. 이때 한 번만 휘젓고 놔두면 아래쪽 면끼리 붙습니다.

봉지 시간보다 1분 덜 삶고 팬에서 끝내기

파스타 봉지에 9분이라고 적혀 있으면 냄비에서는 8분만 삶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면은 삶은 뒤 소스 팬으로 옮겨서 다시 열을 받습니다. 냄비에서 딱 맞게 익혀버리면 팬에서 소스를 입히는 사이 금방 퍼집니다.

알덴테가 낯설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면 하나를 건져 잘랐을 때 가운데 하얀 심이 아주 가늘게 보이면 팬으로 옮길 타이밍입니다. 씹었을 때 딱딱하게 뚝 끊기면 30초 더 삶고, 이미 부드럽게 휘어지면 바로 건져야 합니다.

면을 체에 밭칠 때는 면수를 꼭 남겨둡니다. 종이컵으로 1컵, 약 180ml 정도면 2인분까지 충분합니다. 저는 초보자에게 면수부터 떠놓으라고 먼저 말합니다. 한 번은 수업 중에 면을 다 건진 뒤에야 면수를 찾은 분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뜨거운 물을 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맛이 확실히 얇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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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 파스타는 약불에서 향을 내야 타지 않아요

가장 기본으로 알리오 올리오 스타일을 잡아보면 좋습니다. 1인분 기준으로 마늘 3쪽, 올리브오일 2큰술, 페페론치노 1개 또는 청양고추 1/3개, 삶은 면 100g, 면수 4~5큰술이면 됩니다. 올리브오일이 없으면 식용유 1큰술에 버터 1작은술을 섞어도 됩니다. 향은 조금 달라지지만 집밥으로는 충분히 맛있습니다.

팬에 오일과 편마늘을 넣고 불을 켭니다. 여기서 센불로 시작하면 마늘 겉만 갈색으로 타고 속의 단맛이 나오기 전에 쓴맛이 납니다. 약불에서 2~3분 정도 천천히 익혀 마늘 가장자리가 연한 노란색이 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고추는 너무 일찍 넣으면 매운 향보다 탄 냄새가 먼저 올라오니 마늘이 반쯤 익었을 때 넣습니다.

그다음 삶은 면을 넣고 중불로 올립니다. 바로 면수를 4큰술 넣고 팬을 흔들거나 집게로 계속 섞습니다. 오일과 면수가 섞이면서 살짝 뽀얗게 변해야 면에 소스가 붙습니다. 물처럼 흘러내리면 30초 더 볶고, 뻑뻑하면 면수 1큰술을 추가합니다. 이 조절이 파스타 만들기에서 생각보다 큽니다.

토마토와 크림소스는 끓이는 농도가 달라요

시판 토마토소스를 쓸 때는 1인분에 소스 120~150g이 적당합니다. 팬에 소스를 먼저 넣고 중불에서 1분 정도 끓인 뒤 면을 넣습니다. 차가운 소스에 면을 바로 섞으면 면 표면이 미끄럽고 맛이 따로 놉니다. 소스가 한 번 끓어야 산미가 부드러워지고 면에 붙는 힘도 생깁니다.

토마토소스가 너무 시면 설탕을 많이 넣기보다 버터 1작은술을 넣는 편이 낫습니다. 단맛으로 덮는 것보다 지방이 산미를 둥글게 만들어줍니다. 그래도 날카로우면 설탕을 두 꼬집만 넣습니다. 케첩은 급할 때 1큰술 정도 섞을 수 있지만 많이 넣으면 분식 맛이 강해집니다.

크림 파스타는 소스가 되직해지기 전에 면을 넣어야 합니다. 우유 100ml, 생크림 80ml, 버터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이면 1인분 기본 농도가 나옵니다. 생크림이 없으면 우유 150ml에 슬라이스 치즈 1장을 넣어도 됩니다. 대신 이 조합은 짠맛이 빨리 올라오니 소금은 마지막에 아주 조금만 봅니다.

크림소스는 센불에서 오래 끓이면 기름이 분리되고 텁텁해집니다. 중약불에서 가장자리에 작은 기포가 생기는 정도로 유지합니다. 면을 넣고 40초에서 1분 정도 섞었을 때 소스가 면에 얇게 감기면 불을 끕니다. 접시에 담고 나서도 잔열로 더 되직해지니 팬에서 완벽히 꾸덕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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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을 때는 물과 불부터 다시 보세요

면이 퍼졌다면 소스를 오래 볶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퍼진 면은 되돌릴 수 없지만 팬에 버터나 오일을 조금 넣고 센불에서 20초 정도 빠르게 볶으면 표면이 덜 축축해집니다. 완전히 살리지는 못해도 질척한 느낌은 줄어듭니다.

소스가 짜면 생수보다 면이나 채소를 더 넣는 게 낫습니다. 삶은 면이 없으면 데친 브로콜리, 볶은 양파, 버섯을 넣어 간을 나눠줍니다. 물만 붓는 순간 맛이 묽어져서 다시 끓이다가 면이 더 불 수 있습니다. 정말 물을 넣어야 한다면 1큰술씩 넣고 20초씩 섞습니다.

소스가 싱거우면 소금을 바로 왕창 넣지 말고 면수 1큰술과 치즈가루 조금, 또는 간장 1/3작은술을 써도 됩니다. 간장은 특히 버섯 파스타나 베이컨 파스타에 잘 맞습니다. 다만 토마토소스에는 간장을 많이 넣으면 색과 향이 탁해지니 아주 소량만 씁니다.

집에서 하는 파스타 만들기는 멋진 재료보다 타이밍이 먼저입니다. 물을 넉넉히 잡고, 봉지 시간보다 1분 덜 삶고, 팬에서 면수로 농도를 맞추면 맛이 꽤 안정됩니다. 저도 주방에서 제일 늦게 몸에 익힌 게 바로 이 작은 순서들이었습니다. 재료가 조금 부족한 날에도 불을 낮출 때 낮추고, 끓일 때 확실히 끓이면 접시 위 결과가 달라집니다.

초보자를 위한 파스타 만들기 방법, 물 양과 불 조절부터 잡기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