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파스타 종류 고르고 맛있게 삶는 방법

초보자를 위한 파스타 종류 고르고 맛있게 삶는 방법

얼마 전 요리교실에서 스파게티를 같이 삶았는데, 같은 면을 써도 어떤 분은 꼬들하고 어떤 분은 겉이 퍼졌어요. 이유는 면 자체보다 물 양, 소금 양, 넣는 순서, 그리고 불 세기였습니다. 파스타 종류를 알면 소스 고르기도 쉬워지지만, 더 중요한 건 그 면이 어느 정도 물을 먹고 어느 타이밍에 건져야 하는지 감이 생긴다는 점이에요.

파스타 종류는 모양보다 쓰임으로 보면 쉽습니다

마트 진열대 앞에서 스파게티, 링귀네, 펜네, 푸실리, 파르팔레를 보면 괜히 복잡해 보입니다. 그런데 집밥 기준으로는 길쭉한 면, 납작한 면, 구멍 난 짧은 면, 꼬인 면, 속을 채우는 면 정도로 나누면 충분해요.

  • 스파게티: 가장 무난합니다. 오일, 토마토, 크림 모두 잘 받습니다.
  • 링귀네와 페투치네: 납작해서 소스가 잘 붙습니다. 크림, 해산물, 버터 소스에 좋습니다.
  • 펜네와 리가토니: 구멍 안에 소스가 들어갑니다. 토마토 미트소스처럼 걸쭉한 소스와 잘 맞습니다.
  • 푸실리: 꼬인 홈 사이에 재료가 끼어서 샐러드 파스타나 아이 반찬용 파스타에 편합니다.
  • 마카로니: 삶는 시간이 짧고 식어도 부담이 적어 그라탱이나 마요네즈 샐러드에 씁니다.

제가 초보 분들께 처음 권하는 건 스파게티나 펜네입니다. 스파게티는 익은 정도를 확인하기 쉽고, 펜네는 1분 정도 덜 익거나 더 익어도 티가 덜 납니다. 반대로 생면이나 속을 채운 라비올리는 맛은 좋지만 물 온도와 시간 차이에 민감해서 처음부터 잡기엔 조금 까다롭습니다.

면 100g 기준 물과 소금은 이렇게 잡습니다

파스타 1인분은 보통 마른 면 80~100g입니다. 성인 한 끼로는 100g, 다른 반찬이 있으면 80g이면 충분해요. 물은 1인분에 최소 1리터, 가능하면 1.2리터를 잡습니다. 냄비가 작아 물이 적으면 면끼리 붙고, 전분이 빨리 진해져서 겉이 미끈하게 퍼집니다.

소금은 물 1리터에 8~10g 정도 넣습니다. 밥숟가락으로 깎아서 1숟가락이 대략 10g에 가깝습니다. 처음에는 1리터에 깎은 2작은술 정도로 시작하면 짜서 놀랄 일은 적어요. 면 삶는 물이 싱거우면 나중에 소스를 아무리 간해도 면 속은 밍밍합니다. 제가 주방 초반에 많이 했던 실수가 바로 이거였습니다. 소스만 맛있게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면이 간을 못 먹으면 전체 맛이 따로 놀아요.

불 세기는 끓기 전과 끓은 뒤가 다릅니다

물은 센 불에서 완전히 끓입니다. 바닥에서 기포가 조금 올라오는 정도가 아니라 물 표면이 크게 움직일 때 면을 넣어야 합니다. 면을 넣으면 온도가 한 번 떨어지니 30초에서 1분은 계속 센 불로 두고, 다시 팔팔 끓으면 중강불로 낮춥니다. 이때 뚜껑은 덮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넘치기 쉽고, 전분 거품이 올라오면 불 조절이 늦어집니다.

면을 넣고 첫 1분은 집게나 젓가락으로 2~3번 풀어줘야 합니다. 특히 스파게티는 이 시간이 중요해요. 그냥 두면 면 끝끼리 붙어서 한쪽은 딱딱하고 한쪽은 퍼지는 일이 생깁니다. 펜네나 푸실리도 처음에 한 번 저어주면 냄비 바닥에 눌어붙지 않습니다.

광고

소스별로 어울리는 파스타 종류가 다릅니다

오일 파스타는 얇고 긴 면이 편합니다. 스파게티 100g에 올리브오일 2큰술, 마늘 3쪽, 페페론치노 1개, 면수 60ml 정도면 기본 맛이 납니다. 여기서 중요한 순서는 마늘을 약불에서 먼저 익히고, 면을 넣은 뒤 면수로 농도를 맞추는 거예요. 마늘을 센 불에 볶으면 겉은 타고 속은 매운맛이 남습니다.

토마토 파스타는 펜네나 리가토니처럼 홈이 있는 면이 든든합니다. 토마토소스 180~220g에 삶은 면 100g, 양파 40g, 다진 고기 60g이면 한 접시가 나옵니다. 고기가 없으면 참치 70g이나 베이컨 2줄로 바꿔도 됩니다. 단, 베이컨은 짜니까 면 삶는 물의 소금을 20퍼센트쯤 줄이는 게 좋아요.

크림 파스타는 페투치네, 링귀네, 펜네가 잘 맞습니다. 생크림이 없을 땐 우유 180ml에 버터 10g, 치즈 1장으로 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우유만 넣으면 금방 묽어지니 면을 표시 시간보다 1분 덜 삶아 팬에서 같이 끓이는 편이 낫습니다. 불은 중약불, 팬 바닥이 보글보글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샐러드 파스타는 푸실리나 마카로니가 좋습니다. 삶은 뒤 찬물에 헹구는 경우가 많아서 긴 면보다 짧은 면이 덜 불고 먹기 편합니다. 드레싱은 올리브오일 2큰술, 식초 1큰술, 소금 두 꼬집, 설탕 반 작은술이면 시작할 수 있어요. 방울토마토가 없으면 오이, 삶은 달걀, 캔옥수수로도 충분히 맛이 납니다.

표시 시간보다 1분 먼저 확인하세요

봉지에 10분이라고 적혀 있으면 9분에 하나 건져 씹어봅니다. 가운데에 아주 가는 심이 남아 있고 겉은 부드러우면 팬으로 옮길 타이밍입니다. 팬에서 소스와 1분 정도 더 익히면 딱 맞습니다. 바로 접시에 담아 먹을 파스타라면 표시 시간대로 삶아도 괜찮지만, 소스 팬에서 한 번 더 볶을 거라면 조금 덜 익혀야 합니다.

면수는 버리기 전에 100ml 정도 꼭 남깁니다. 저는 예전에 면수를 다 버리고 생수로 농도를 맞췄다가 맛이 확 흐려진 적이 많았습니다. 면수에는 소금과 전분이 들어 있어서 소스와 기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오일 파스타가 기름 따로 면 따로 느껴질 때 면수 2큰술을 넣고 중불에서 30초만 흔들어도 윤기가 살아납니다.

실패했을 때 수습하는 방법

  • 면이 퍼졌을 때: 팬에서 오래 볶지 말고 소스를 조금 되직하게 만들어 바로 섞습니다.
  • 면이 덜 익었을 때: 면수 80ml를 넣고 뚜껑 없이 중불에서 1~2분 더 익힙니다.
  • 소스가 짤 때: 면수를 더 넣지 말고 무염 버터 5g이나 삶은 면을 조금 추가합니다.
  • 소스가 묽을 때: 센 불로 오래 졸이면 면이 퍼지니 중강불에서 40초씩 끊어가며 섞습니다.
  • 면이 서로 붙었을 때: 차가운 물에 헹구기보다 따뜻한 면수 2~3큰술을 넣고 집게로 풀어줍니다.
광고

집에 있는 재료로 맞추는 파스타 선택법

냉장고에 마늘과 달걀만 있으면 스파게티가 편합니다. 마늘오일로 만들거나 달걀노른자와 치즈를 섞어 간단한 크림 느낌을 낼 수 있어요. 양파와 다진 고기, 토마토소스가 있으면 펜네가 좋습니다. 소스가 홈에 들어가서 한입마다 맛이 고르게 납니다.

아이와 같이 먹을 거라면 푸실리나 마카로니를 추천합니다. 포크로 찍기 쉽고, 잘게 썬 채소를 같이 섞어도 거부감이 덜합니다. 매운맛을 빼고 버터 5g, 우유 100ml, 치즈 반 장만 넣어도 부드러운 한 끼가 됩니다. 어른용으로는 마지막에 후추와 고춧가루를 따로 올리면 됩니다.

파스타 종류를 많이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긴 면은 가벼운 소스, 납작한 면은 진한 소스, 구멍 난 면은 걸쭉한 소스, 꼬인 면은 샐러드나 다진 재료라고 생각하면 장 볼 때 훨씬 덜 헤맵니다. 저는 아직도 새 면을 쓰면 표시 시간보다 1분 먼저 맛을 봅니다. 오래 했다고 감으로만 밀어붙이면 냄비 앞에서 꼭 한 번씩 혼납니다. 파스타는 멋을 내는 음식 같아 보여도 결국 물을 넉넉히 끓이고, 소금을 맞추고, 팬에서 마지막 1분을 잘 보내는 음식입니다.

초보자를 위한 파스타 종류 고르고 맛있게 삶는 방법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