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일주일 식단 짜는 방법, 반찬보다 순서부터 잡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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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위한 일주일 식단 짜는 방법, 반찬보다 순서부터 잡으세요

얼마 전 요리교실에서 수강생 한 분이 “식단표는 예쁘게 짰는데 사흘째부터 냉장고가 엉킨다”고 하셨어요. 저도 주방 처음 맡았을 때 그랬습니다. 메뉴 이름만 줄줄이 적으면 그럴듯한데, 막상 저녁 6시에 냄비 두 개가 동시에 끓고 도마에는 대파가 안 썰려 있으면 마음이 급해져요. 식단은 멋진 메뉴표가 아니라 밥 짓는 시간, 불 세기, 물 양, 재료가 상하기 전 순서를 맞추는 일에 가깝습니다.

식단은 메뉴보다 기준 양부터 잡습니다

집밥 식단을 짤 때 제일 먼저 볼 것은 “무엇을 먹을까”가 아니라 “몇 끼를 집에서 먹을까”입니다. 2인 기준으로 평일 저녁 5끼를 잡으면 밥은 생쌀 3컵 정도가 기본입니다. 한 끼에 둘이 먹는 밥 양이 적으면 생쌀 2컵 반으로 줄이고, 도시락까지 싸면 4컵까지 올라갑니다. 밥부터 잡아야 국, 반찬, 고기 양이 같이 맞습니다.

국이나 찌개는 매일 새로 끓이려고 하면 지칩니다. 저는 2번 끓여 4끼 먹는 방식이 가장 편했습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에는 된장찌개를 4컵 분량으로 끓여 월·화에 먹고, 목요일에는 김치국이나 달걀국을 끓이는 식입니다. 물은 처음부터 많이 붓지 마세요. 된장찌개 2인 2끼 기준이면 물 800ml에 된장 2큰술, 멸치나 다시마가 있으면 넣고 없으면 참치액 1작은술로도 맛을 세울 수 있습니다.

  • 밥: 2인 저녁 5끼 기준 생쌀 3컵 안팎
  • 국물 요리: 한 번에 2끼 분량, 물 700~900ml
  • 단백질: 고기나 생선 1끼 200~300g, 두부는 1모를 2끼로 계산
  • 채소: 잎채소 1봉, 단단한 채소 3가지 정도면 4~5일 사용

일주일 식단은 3칸으로 나누면 덜 흔들립니다

식단표를 요일별로 빽빽하게 채우면 하루만 어긋나도 다 망한 기분이 듭니다. 저는 주방에서 늘 3칸으로 나눴어요. 빨리 먹을 것, 오래 가는 것, 급할 때 살릴 것입니다. 이 기준으로 냉장고를 보면 마음이 훨씬 편합니다.

1. 빨리 먹을 것

콩나물, 숙주, 상추, 부추, 생선회용 재료처럼 수분이 많거나 금방 숨이 죽는 재료입니다. 이런 재료는 월요일과 화요일에 배치합니다. 콩나물 한 봉은 반은 국에 넣고 반은 무침으로 쓰면 낭비가 적습니다. 콩나물국은 찬물 700ml에 콩나물 200g을 넣고 뚜껑을 닫은 뒤 중불에서 10분 끓이면 비린내가 덜 납니다. 중간에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 냄새가 올라올 수 있어요.

2. 오래 가는 것

양파, 감자, 당근, 무, 배추김치, 달걀, 두부처럼 버티는 힘이 있는 재료입니다. 수요일 이후 식단에 놓으면 좋습니다. 감자와 양파가 있으면 감자볶음, 카레, 된장찌개 건더기까지 이어집니다. 감자볶음은 채 썬 감자를 물에 5분 담갔다가 전분을 빼고, 팬을 중불로 달군 뒤 기름 1큰술을 두릅니다. 센불로 시작하면 겉만 빨리 타고 속은 설익습니다.

3. 급할 때 살릴 것

냉동만두, 참치캔, 김, 달걀, 냉동대파 같은 재료입니다. 이런 건 대단한 요리가 아니라 식단이 밀렸을 때 숨통을 틔워줍니다. 달걀 2개, 밥 1공기, 대파 한 줌이면 볶음밥 한 끼가 됩니다. 팬에 기름 1큰술, 대파를 먼저 넣고 약불에서 향을 낸 뒤 밥을 넣으세요. 대파를 센불에 바로 넣으면 향이 나기도 전에 까맣게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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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기는 7일치가 아니라 3일치 중심으로 잡습니다

집밥 식단에서 장을 너무 크게 보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냉장고가 가득 차면 든든한데, 사실 손질해야 할 일이 같이 늘어납니다. 저는 초보 수강생에게 3일치 재료를 먼저 잡고, 나머지는 오래 가는 재료와 비상 재료로 채우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월요일 장바구니는 이렇게 잡을 수 있습니다. 콩나물 1봉, 두부 1모, 돼지고기 앞다리 300g, 애호박 1개, 양파 2개, 달걀 10개, 김치가 기본입니다. 여기서 돼지고기가 없으면 닭다리살 300g이나 참치캔 1~2개로 바꾸면 됩니다. 애호박이 비싸면 감자 2개로 바꿔도 된장찌개와 볶음 반찬에 모두 들어갑니다.

  • 월요일: 콩나물국, 돼지고기 간장볶음, 김치
  • 화요일: 남은 콩나물무침, 두부구이, 달걀찜
  • 수요일: 애호박 된장찌개, 김치볶음밥
  • 목요일: 감자나 양파 볶음, 달걀국, 김
  • 금요일: 남은 채소 넣은 비빔밥이나 볶음밥

이렇게 짜면 매일 새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월요일에 콩나물을 삶아 반은 국, 반은 무침으로 돌리고, 돼지고기 볶음 양념은 간장 2큰술, 설탕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물 2큰술이면 충분합니다. 양념이 짤 때는 물을 1큰술씩 더 넣어 맞추면 되고, 싱거우면 간장을 한 번에 붓지 말고 1작은술씩 추가하는 게 좋습니다.

불 세기와 순서가 식단의 맛을 지킵니다

같은 식단이라도 맛이 달라지는 이유는 대부분 순서입니다. 볶음은 팬을 달군 뒤 재료를 넣어야 하지만, 마늘이나 대파처럼 향을 내는 재료는 너무 센불에서 시작하면 씁쓸해집니다. 국은 물을 먼저 잡고, 단단한 재료부터 넣고, 간은 마지막에 맞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된장찌개를 예로 들면 물 800ml에 감자나 무처럼 단단한 재료를 먼저 넣고 중불에서 7분 끓입니다. 그다음 애호박, 양파, 두부를 넣고 5분 더 끓인 뒤 된장을 풀어도 됩니다. 저는 된장을 처음부터 넣는 날도 있지만, 초보자에게는 뒤에 푸는 쪽을 권합니다. 오래 끓이다 짜지는 일을 줄일 수 있거든요. 고춧가루는 1작은술부터 넣고 색을 보며 더하는 게 편합니다.

나물은 물 양이 중요합니다. 시금치 한 단은 물 1.5L에 소금 1작은술을 넣고 팔팔 끓을 때 30초에서 40초만 데칩니다. 오래 삶으면 단맛이 빠지고 질감이 무너집니다. 데친 뒤에는 바로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야 양념이 겉돌지 않습니다. 참기름 1큰술, 국간장 1작은술, 다진 마늘 아주 조금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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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이 틀어졌을 때는 새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식단은 계획대로만 가지 않습니다. 갑자기 외식을 하기도 하고, 아이가 밥을 덜 먹기도 하고, 퇴근이 늦어져 국을 못 끓일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냉장고를 전부 비우고 다시 시작하려고 하면 더 피곤합니다. 남은 재료를 한 냄비나 한 팬으로 모으는 쪽이 낫습니다.

국물이 짜졌다면 물만 붓지 말고 감자나 두부를 넣어 5분 더 끓이세요. 물만 늘리면 맛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볶음이 싱거우면 간장보다 소금을 아주 조금 쓰는 게 나을 때가 많습니다. 이미 색과 향은 간장에서 나왔는데 간장만 더 넣으면 금방 텁텁해집니다. 밥이 남았으면 냉장 보관은 하루, 더 오래 둘 거면 한 공기씩 냉동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남은 국: 두부, 달걀, 대파를 넣어 다음 끼니로 연결
  • 남은 볶음: 밥과 함께 볶거나 덮밥으로 사용
  • 숨 죽은 채소: 된장국, 달걀말이, 비빔밥 재료로 사용
  • 애매한 고기: 간장 1큰술과 물 2큰술을 넣고 약불에서 다시 데우기

제가 주방에서 오래 일하며 느낀 건, 좋은 식단은 빈칸이 조금 있어야 오래 간다는 점입니다. 매일 완벽하게 차린 밥상보다, 지친 날에도 달걀국 하나 끓여 밥을 먹을 수 있는 흐름이 더 든든합니다. 냉장고 안에 콩나물 한 줌, 달걀 두 개, 김치 조금이 남아 있다면 그날 식단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그 정도 여유가 집밥을 계속하게 만들어줍니다.

초보자를 위한 일주일 식단 짜는 방법, 반찬보다 순서부터 잡으세요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