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 PC를 봐줬는데, 게임만 켜면 10분 안에 컴퓨터블루스크린이 뜨는 상태였습니다. 사양표만 보면 라이젠 7, RTX 그래픽카드, 32GB 메모리라 멀쩡해 보였죠. 그런데 실제 원인은 그래픽카드가 아니라 메모리 오버클럭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블루스크린은 화면에 뜬 코드보다 ‘언제, 무엇을 할 때, 최근에 뭘 바꿨는지’를 같이 봐야 빨리 잡힙니다.
블루스크린이 뜬 직후 먼저 볼 것
블루스크린이 한 번 떴다고 바로 윈도우를 밀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제일 많이 보는 실수도 이 부분입니다. 원인을 남겨둔 채 재설치하면 며칠 조용하다가 같은 증상이 다시 나오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 화면에 나온 중지 코드 확인
- 최근 설치한 드라이버, 윈도우 업데이트, 프로그램 기억하기
- 새로 꽂은 부품이나 USB 장치가 있는지 확인
- 증상이 부팅 중인지, 게임 중인지, 절전 복귀 때인지 구분
예를 들어 WHEA_UNCORRECTABLE_ERROR는 CPU, 메모리, 메인보드, 전원, 저장장치 쪽까지 넓게 봐야 합니다. MEMORY_MANAGEMENT나 PAGE_FAULT_IN_NONPAGED_AREA는 메모리 불량, 램 오버, 드라이버 충돌 가능성이 높습니다. VIDEO_TDR_FAILURE는 그래픽 드라이버나 그래픽카드 부하 쪽을 먼저 의심합니다. 물론 코드 하나로 100% 단정하면 안 됩니다. 코드가 방향을 잡아주는 정도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최근 변경 사항부터 되돌리는 게 빠릅니다
컴퓨터블루스크린은 갑자기 생긴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직전에 바뀐 무언가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새 그래픽 드라이버를 올렸거나, 램 XMP를 켰거나, 백신 프로그램을 바꿨거나, 윈도우 업데이트 뒤부터 시작된 식입니다.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순서는 단순합니다. 최근에 바꾼 걸 하나씩 원래대로 돌립니다. 그래픽 드라이버를 최신으로 올린 뒤 문제가 생겼다면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고, 램 오버를 켰다면 기본값으로 부팅합니다. BIOS에서 XMP나 EXPO를 끄고 며칠 써보면 답이 빨리 나올 때가 많습니다.
특히 조립PC는 메모리 설정이 은근히 중요합니다. 5600MHz로 표시된 메모리라도 CPU 메모리 컨트롤러, 메인보드, 램 슬롯 구성에 따라 안정성이 달라집니다. 부팅이 된다고 안정적인 건 아닙니다. 게임, 압축 해제, 브라우저 탭 여러 개, 영상 인코딩처럼 메모리를 세게 쓰는 순간에만 터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드라이버와 윈도우 파일 점검 순서
하드웨어를 뜯기 전에 소프트웨어 쪽을 먼저 확인하는 게 편합니다. 관리자 권한 터미널을 열고 시스템 파일 검사를 돌려봅니다.
sfc /scannowDISM /Online /Cleanup-Image /RestoreHealthchkdsk /scan
이 명령어들이 모든 문제를 고쳐주는 만능 도구는 아닙니다. 그래도 윈도우 구성 파일 손상, 업데이트 실패 흔적, 파일 시스템 이상을 빠르게 걸러낼 수 있습니다. 검사 후에도 같은 코드가 반복된다면 장치 관리자에서 노란 느낌표가 있는지 보고, 칩셋 드라이버와 그래픽 드라이버를 다시 설치합니다.
그래픽 드라이버는 단순히 최신 버전이라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닙니다. 새 게임 대응은 빠르지만 특정 시스템에서 불안정할 때도 있습니다. 블루스크린이 드라이버 업데이트 직후 시작됐다면 최신 유지보다 안정 버전으로 내리는 쪽이 낫습니다. 칩셋 드라이버는 메인보드 제조사나 CPU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패키지를 기준으로 맞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메모리, SSD, 온도는 꼭 확인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쪽에서 답이 안 나오면 이제 부품 상태를 봐야 합니다. 컴퓨터블루스크린에서 체감상 제일 자주 만나는 하드웨어 원인은 메모리, 저장장치, 온도입니다. 전원공급장치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먼저 잡기 쉬운 것부터 보는 게 시간을 줄입니다.
메모리 확인
램은 하나씩 꽂아 테스트하면 원인을 좁히기 쉽습니다. 2개를 쓰고 있다면 1번만 꽂고 사용, 다음에는 2번만 꽂고 사용합니다. 슬롯도 바꿔봅니다. 특정 램이나 특정 슬롯에서만 블루스크린이 난다면 방향이 꽤 뚜렷해집니다. 윈도우 메모리 진단도 기본 확인용으로 쓸 수 있지만, 간헐 오류는 긴 부하 테스트에서만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SSD 확인
SSD 상태도 무시하면 안 됩니다. 부팅은 되는데 프로그램 실행 중 멈추거나, 대용량 파일 복사 때 블루스크린이 뜨거나, 이벤트 뷰어에 디스크 오류가 쌓이면 저장장치를 의심합니다. 사용 시간이 길고 남은 수명이 낮은 SSD라면 백업부터 잡는 게 우선입니다. 오류 해결보다 데이터가 먼저입니다.
온도 확인
게임 중이나 렌더링 중에만 문제가 생기면 온도도 봐야 합니다. CPU가 95도 근처까지 자주 치솟거나, 그래픽카드 핫스팟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으면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먼지 청소, 쿨러 장착 압력, 서멀 상태, 케이스 흡배기 방향만 잡아도 증상이 사라지는 PC를 여러 번 봤습니다.
재설치는 마지막 카드로 남겨두는 편이 좋습니다
윈도우 재설치가 빠른 해결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저도 급한 업무용 PC라면 백업 후 재설치를 선택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원인이 램 불량, SSD 오류, 전원 불안정이면 재설치 후에도 다시 터집니다. 그래서 저는 최소한 중지 코드, 최근 변경 사항, 드라이버, 메모리, 저장장치 상태는 보고 나서 재설치를 결정합니다.
블루스크린이 하루에 여러 번 반복된다면 자동 재시작을 잠시 꺼두고 코드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같은 코드가 반복되는지, 매번 코드가 바뀌는지도 봐야 합니다. 코드가 매번 바뀌면 메모리나 전원, 오버클럭 쪽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반대로 특정 드라이버 이름이 반복되면 그 장치와 소프트웨어를 먼저 파고드는 게 빠릅니다.
15년 동안 PC를 만지면서 느낀 건, 블루스크린은 겁먹을 증상은 아니지만 대충 넘길 증상도 아니라는 겁니다. 화면 한 장만 보고 답을 찍기보다, 언제 터지는지와 직전에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차분히 따라가면 원인이 꽤 높은 확률로 드러납니다. 특히 조립PC라면 램 오버와 드라이버부터 의심하는 습관이 시간을 많이 아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