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사카 난바의 작은 비즈니스호텔에서 새벽 1시에 충전기를 꽂으려다 멍해진 적이 있습니다. 콘센트는 침대 머리맡에 딱 하나, 제 충전기는 둥근 플러그, 휴대폰 배터리는 8%. 사진으로 봤을 땐 깔끔한 숙소였는데 막상 자려니까 이런 사소한 불편이 여행 피로를 확 올리더라고요. 일본여행필수품은 거창한 아이템보다, 숙소에 들어갔을 때 바로 차이를 만드는 물건이 많습니다.
숙소에서 제일 먼저 티 나는 건 충전 환경입니다
일본 숙소는 새 호텔이면 USB 포트가 침대 옆에 있는 경우도 많지만, 오래된 료칸이나 저렴한 비즈니스호텔은 아직도 콘센트 위치가 애매한 곳이 꽤 있습니다. 특히 1박 6만 원대 숙소와 15만 원대 숙소의 차이가 침구보다 콘센트 개수에서 먼저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 멀티 어댑터 1개
- 2포트 이상 충전기
- 1.5m 이상 충전 케이블
- 보조배터리 1개
저는 짧은 여행이라도 어댑터는 두 개보다 멀티형 하나를 선호합니다. 카메라, 휴대폰, 보조배터리까지 충전하면 밤에 은근히 전쟁입니다. 침대 옆 콘센트가 없어서 책상에 휴대폰을 두고 잔 날은 알람 끄러 일어나는 것부터 귀찮았습니다.
작은 객실일수록 짐 정리가 여행 만족도를 가릅니다
일본 숙소는 같은 가격대 한국 펜션이나 호텔보다 객실이 작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쿄나 교토 중심부 비즈니스호텔은 캐리어 28인치 하나 펼치면 통로가 막히는 방도 흔합니다. 사진에선 침대와 창가가 넓어 보였는데, 실제로는 촬영 각도 덕분인 경우를 정말 많이 봤습니다.
압축 파우치보다 중요한 건 분리 파우치입니다
압축 파우치는 옷을 줄이는 데 좋지만, 매일 숙소를 옮기는 일정에서는 꺼내고 다시 넣는 과정이 번거롭습니다. 저는 속옷, 상의, 세면, 전자기기처럼 용도별 파우치를 더 추천합니다. 2박 3일이면 파우치 3개, 5박 이상이면 5개 정도가 적당했습니다.
또 하나 은근히 좋은 게 접이식 장바구니입니다. 편의점 도시락, 물, 간식, 세탁물까지 담을 일이 많습니다. 일본 숙소는 쓰레기통이 작고 분리수거가 까다로운 곳도 있어서 비닐봉투나 작은 지퍼백이 있으면 객실이 금방 지저분해지는 걸 막아줍니다.
세면도구는 ‘있겠지’보다 ‘맞을까’를 봐야 합니다
일본 호텔 어메니티는 평균적으로 깔끔한 편입니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는 기본으로 있는 곳이 많고, 칫솔도 제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품질보다 내 몸에 맞느냐입니다. 물이 달라서인지 머리가 뻣뻣해지는 날도 있고, 강한 향의 바디워시가 안 맞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평소 쓰는 샴푸 소분
- 칫솔과 작은 치약
- 면도기나 클렌징 제품
- 얇은 수건 1장
- 상비약과 밴드
수건은 의외로 차이가 큽니다. 료칸은 수건이 넉넉한 편이지만, 게스트하우스나 저가 숙소는 추가 수건이 유료인 곳도 있었습니다. 얇은 스포츠타월 하나면 온천, 세탁 후 임시 사용, 비 오는 날 가방 닦기까지 꽤 여러 번 씁니다.
비 오는 날과 많이 걷는 날 준비가 진짜 실전입니다
일본 여행은 생각보다 많이 걷습니다. 하루 2만 보를 넘긴 날도 흔했고, 숙소가 역에서 도보 7분이라 적혀 있어도 캐리어 끌고 비탈길을 만나면 체감은 15분쯤 됩니다. 특히 교토 골목 숙소나 온천마을 료칸은 지도상 거리만 보고 고르면 고생하는 일이 생깁니다.
접이식 우산은 가벼운 걸로 챙기는 게 낫습니다. 현지 편의점 우산도 좋지만, 숙소 이동일에 비가 오면 우산을 새로 사기 전까지 이미 젖습니다. 신발은 예쁜 것보다 오래 걸어도 발바닥이 버티는 걸로 가야 합니다. 일본 숙소는 객실 안에서 신발을 벗는 구조가 많아서, 신고 벗기 편한 신발이면 피로가 확 줄어듭니다.
동전지갑은 아직도 쓸 일이 있습니다
카드 결제가 많이 늘었어도 자판기, 코인락커, 세탁기, 작은 식당에서는 동전이 편할 때가 있습니다. 숙소 세탁실이 코인식이면 100엔 동전 몇 개가 굉장히 든든합니다. 저는 체크인한 날 편의점에서 물을 사며 동전을 일부러 조금 만들어 둡니다.
체크인 전에 챙겨두면 덜 불안한 것들
숙소 리뷰를 오래 하다 보니 좋은 숙소와 불편한 숙소의 차이는 체크인 전부터 보입니다. 예약 확인서, 주소, 체크인 시간, 무인 체크인 방법은 캡처해두는 게 좋습니다. 데이터가 잘 터지지 않는 지하철역이나 늦은 밤 골목에서 앱이 안 열리면 갑자기 여행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 예약 확인 화면 캡처
- 숙소 이름 일본어 표기
- 체크인 가능 시간
- 비상 연락 방법
- 여권 사본 이미지
무인 숙소는 특히 비밀번호, 키박스 위치, 건물 입구 사진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사진은 감성적인데 실제 입구는 좁은 계단 뒤쪽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가족 여행이나 부모님과 함께라면 엘리베이터 유무, 역에서 숙소까지 계단 여부도 꼭 봐야 합니다.
제가 빼고 가도 괜찮다고 느낀 물건들
일본여행필수품이라고 해서 전부 챙기면 캐리어가 금방 무거워집니다. 드라이기는 대부분 숙소에 있고, 잠옷도 비즈니스호텔이나 료칸에는 준비된 곳이 많습니다. 물론 숙소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드라이기와 큰 수건 여러 장은 웬만하면 빼는 편입니다.
반대로 소음에 예민한 사람은 귀마개를 챙기는 게 좋습니다. 벽이 얇은 저가 호텔, 역 근처 숙소, 번화가 캡슐호텔은 새벽에도 문 닫는 소리와 캐리어 끄는 소리가 들립니다. 사진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제가 일본 숙소를 고를 때 제일 믿는 기준은 화려한 객실 사진보다 불편을 줄여주는 준비입니다. 멀티 어댑터, 긴 케이블, 분리 파우치, 동전지갑, 예약 정보 캡처. 이 다섯 가지만 제대로 챙겨도 숙소에서 허둥대는 시간이 많이 줄어듭니다. 여행은 결국 좋은 풍경보다 잠 잘 자고, 잘 씻고, 다음 날 가볍게 나설 수 있느냐가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