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약성분 영양제, 자연 원료라면 같이 먹어도 괜찮을까요?

생약성분 영양제, 자연 원료라면 같이 먹어도 괜찮을까요?

얼마 전 약국에서 은행잎 추출물을 찾으신 분이 계셨습니다. 계산 직전에 복용 중인 약을 여쭤보니 아스피린과 혈압약을 드시고 계셨어요. 이런 경우 저는 제품보다 먼저 약 봉투를 확인합니다. 생약성분은 식물에서 온 성분이라 순하게 느껴지지만, 몸 안에서는 약물 대사나 혈액 응고, 혈압, 간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에서 말하는 생약성분은 홍삼, 인삼, 은행잎 추출물, 녹차추출물, 감초, 세인트존스워트처럼 식물성 원료를 농축하거나 표준화한 경우가 많습니다. 차로 한두 잔 마시는 것과 캡슐로 추출물을 매일 먹는 것은 농도가 다릅니다. 그래서 효능 문구보다 먼저 볼 것은 기능성분 함량, 하루 섭취량, 섭취 시 주의사항입니다.

자연 원료인데 왜 주의가 필요할까요?

약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풀에서 나온 거니까 괜찮지 않나요’입니다. 그런데 자연 유래라는 말은 안전하다는 뜻과 같지 않습니다. 카페인도 식물 성분이고, 디기탈리스 계열 심장약도 식물에서 출발했습니다. 생약성분은 여러 물질이 함께 들어 있어 사람마다 반응 차이가 큽니다.

특히 간에서 약을 분해하는 효소, 장에서 흡수와 배출을 조절하는 단백질, 혈소판 기능에 영향을 주는 성분은 처방약과 부딪힐 수 있습니다. 약효가 약해지는 것도 문제이고, 반대로 약효가 세져 출혈이나 저혈압, 저혈당 같은 부작용이 생기는 것도 문제입니다.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고 며칠 뒤에 드러나는 경우도 있어 더 헷갈립니다.

같이 먹기 전 먼저 확인할 조합

은행잎 추출물

은행잎 추출물은 기억력 개선이나 혈행 관련 기능성으로 많이 찾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서 기능성분은 플라보놀 배당체로 보며, 하루 섭취량은 보통 28~36mg 범위로 표시됩니다. 문제는 혈액을 묽게 하는 약과 함께 먹을 때입니다. 와파린,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같은 항응고제·항혈소판제, 진통소염제를 자주 드시는 분은 멍, 코피, 잇몸 출혈, 수술 전 출혈 위험을 따져야 합니다.

홍삼과 인삼

홍삼과 인삼은 피로감 때문에 많이 고릅니다. 제품에는 진세노사이드 Rg1, Rb1, Rg3 합으로 하루 섭취량이 표시되는 경우가 많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서는 기능성에 따라 3~80mg 범위가 언급됩니다. 다만 불면, 두근거림, 혈압 변화가 있는 분은 조심해야 합니다. 당뇨약을 복용 중이면 혈당 변화를 함께 봐야 하고, 와파린 같은 약을 드시는 분도 임의로 시작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인트존스워트

기분이나 수면 관련 제품에서 보이는 세인트존스워트는 상호작용 쪽에서는 꽤 까다로운 성분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보완통합보건센터 자료에서도 항우울제, 피임약, 면역억제제, 디곡신, 일부 항암제, 일부 항바이러스제, 와파린과의 상호작용을 강하게 안내합니다. 항우울제와 함께 먹으면 세로토닌이 과하게 올라가는 위험이 생길 수 있고, 피임약이나 면역억제제 효과를 떨어뜨릴 수도 있습니다.

감초와 녹차추출물

감초는 위가 편해지는 느낌 때문에 차나 환 형태로 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글리시리진 성분은 혈압 상승, 부종, 저칼륨혈증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이뇨제, 심장약, 혈압약을 드시는 분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녹차추출물은 카테킨으로 하루 300~1000mg 범위가 쓰이고, 에피갈로카테킨갈레이트는 하루 300mg 이하로 관리됩니다. 간질환이 있거나 간에 부담이 되는 약을 드신다면 공복 고함량 섭취는 피하는 쪽으로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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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량은 원료명보다 기능성분 숫자를 봐야 합니다

제품 앞면에 생약성분 1000mg이라고 크게 쓰여 있어도, 그 숫자가 실제 기능성분 함량인지 원료 분말 총량인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건강기능식품 표시기준에서는 기능성 원료의 기능성분 또는 지표성분과 1회 또는 1일 섭취량당 함량을 표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뒤쪽 영양·기능정보 칸을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홍삼·인삼: 진세노사이드 함량을 확인합니다.
  • 은행잎 추출물: 플라보놀 배당체 함량을 확인합니다.
  • 녹차추출물: 카테킨 총량과 EGCG 함량을 함께 봅니다.
  • 감초: 글리시리진 관련 주의 문구와 혈압·심장약 복용 여부를 봅니다.
  • 복합 제품: 같은 생약성분이 여러 제품에 겹쳐 들어가지 않는지 봅니다.

두 제품을 같이 먹을 때는 각각의 하루 섭취량을 더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피로 제품에 홍삼이 들어 있고, 면역 제품에도 홍삼이 들어 있으면 의도치 않게 진세노사이드 섭취량이 올라갑니다. 체지방 제품 두 가지를 같이 먹다가 녹차추출물과 카페인이 겹치는 경우도 흔합니다.

약을 드신다면 이렇게 확인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복용 중인 약 이름, 영양제 이름, 하루 몇 알 먹는지를 한 번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약국에서는 성분표를 보고 겹치는 성분, 혈액응고 관련 성분, 혈압·혈당에 영향을 줄 만한 성분을 먼저 봅니다. 병원 진료를 받을 때도 건강기능식품은 빼고 말하는 분이 많은데, 생약성분은 꼭 포함해서 알려야 합니다.

수술이나 치과 시술을 앞두고 있다면 은행잎, 오메가3, 마늘 추출물, 고함량 비타민E처럼 출혈과 관련해 주의가 필요한 성분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임신 중, 수유 중, 간질환·신장질환이 있는 분, 항암치료나 면역억제제를 쓰는 분은 ‘건강식품이니까 괜찮겠지’로 넘기면 안 됩니다.

저는 손님에게 보통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새 제품은 한 번에 여러 개 시작하지 말고, 기존 약을 기준으로 하나씩 더해야 몸의 반응을 알 수 있다고요. 생약성분은 잘 맞는 사람에게는 생활 관리에 보탬이 될 수 있지만, 약을 대신하거나 모든 사람에게 같은 답을 주는 성분은 아닙니다. 내 몸에 들어가는 것은 광고 문구보다 복용 중인 약, 질환, 실제 함량과 같이 놓고 보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생약성분 영양제, 자연 원료라면 같이 먹어도 괜찮을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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