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역 의회 회의 영상 댓글을 보다가 ‘구의원 연봉이 도대체 얼마냐’는 반응이 꽤 많아서 저도 숫자를 다시 봤습니다. 생각보다 헷갈리는 포인트가 있더라고요. 우리가 흔히 구의원 연봉이라고 부르는 돈은 회사원식 기본급 연봉이 아니라, 법과 조례에 따라 지급되는 ‘의정비’에 가깝습니다.
구의원 연봉은 실제로는 의정비입니다
구의원은 자치구의회에서 활동하는 기초의원입니다. 지방자치법상 지방의회의원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크게 의정활동비, 월정수당, 여비로 나뉩니다. 기사나 커뮤니티에서 말하는 ‘구의원 연봉’은 보통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합친 금액을 뜻합니다. 여비는 본회의나 위원회 의결, 의장 명에 따른 공무 출장 때 따로 지급되는 성격이라 매달 고정적으로 받는 연봉처럼 보기는 어렵습니다.
- 의정활동비: 의정 자료 수집, 연구, 보조활동 비용을 보전하는 돈
- 월정수당: 의원 직무활동에 대해 매월 지급되는 수당
- 여비: 공무 출장 때 지급되는 비용
그러니까 ‘월급이 얼마냐’고 물으면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월 단위로 나눠 보는 게 가장 현실적입니다. 다만 지역마다 조례가 다르고, 의정비심의위원회 결정도 달라서 전국 구의원이 똑같이 받는 구조는 아닙니다.
2026년 기준으로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전국 평균을 딱 하나로 못 박기는 조심스럽지만, 공개자료와 최근 분석을 같이 보면 기초의원 의정비는 대체로 연 4천만 원대 중반에서 5천만 원대 초반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5년 전국 226개 기초의회 의원의 연평균 의정비는 약 4,627만 원으로 분석됐습니다. 월평균으로 단순 환산하면 약 386만 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서울 일부 자치구처럼 재정 여건이 좋고 월정수당이 높은 곳은 월평균 500만 원대 후반까지 올라간 사례도 확인됩니다. 반대로 군 단위나 재정 여건이 작은 지역은 4천만 원대 초반에 머무는 곳도 있습니다. 같은 ‘기초의원’이어도 지역 차이가 꽤 큽니다.
대구 사례로 보면 차이가 더 선명합니다
2026년 대구 지역 9개 구·군 기초의회 평균 의정비는 약 4,393만 원으로 보도됐습니다. 수성구의회는 약 4,822만 원, 달서구의회는 약 4,803만 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었고, 군위군의회는 약 3,912만 원, 중구의회는 약 4,162만 원으로 비교적 낮은 축에 들었습니다. 같은 대구 안에서도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의 차이가 연간 900만 원가량 나는 셈입니다.
왜 갑자기 올랐다는 말이 많을까요?
최근 구의원 연봉 이야기가 더 자주 나오는 이유는 의정활동비 상한이 바뀐 영향이 큽니다. 2023년 12월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으로 기초의원 의정활동비 상한이 월 110만 원에서 월 15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연간으로 보면 1,320만 원에서 1,800만 원으로, 최대 480만 원 차이가 생긴 겁니다.
월정수당은 주민 수, 지방자치단체 재정능력, 지방공무원 보수 인상률, 지방의회 의정활동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합니다. 여기에 의정활동비 상한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2024년 이후 여러 지방의회에서 체감 인상폭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예전보다 ‘생각보다 많이 받네?’라는 반응이 눈에 띄는 겁니다.
많다 적다 논쟁이 계속 나오는 이유
솔직히 숫자만 보면 사람마다 반응이 갈립니다. 연 4천만 원대면 직장인 평균과 비교해 낮지 않다는 의견이 있고, 지방의회도 예산 심의와 행정사무감사, 조례 발의, 민원 처리까지 해야 하니 전문성을 생각하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건 돈의 이름입니다. 구의원에게 지급되는 돈은 지역 주민 세금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단순히 ‘많다’ ‘적다’로만 볼 게 아니라, 그만큼 일을 했는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행정안전부 내고장알리미에서는 지방의회별 회의일수, 회의참석률, 1인당 의안발의건수, 업무추진비, 겸직신고, 징계 같은 항목을 공개합니다. 이런 자료를 같이 보면 숫자가 훨씬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 월평균 금액만 보면 연봉 체감이 커 보일 수 있습니다
- 의정활동비 인상으로 2024년 이후 상승폭이 커진 지역이 많습니다
- 지역별 조례와 심의 결과에 따라 실제 금액은 달라집니다
- 의정비를 볼 때는 출석률, 조례 발의, 감사 활동도 같이 봐야 합니다
내 지역 구의원 금액을 볼 때는 이걸 보세요
내가 사는 구의원이 얼마를 받는지 궁금하다면 ‘의원 의정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와 ‘의정비심의위원회 결정 내용’을 보면 됩니다. 보통 구청, 구의회, 자치법규 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고, 금액은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으로 나뉘어 적혀 있습니다.
구의원 연봉은 대충 ‘전국 어디나 똑같이 월 얼마’라고 말하면 오해가 생깁니다. 2026년 흐름으로 보면 많은 지역이 연 4천만 원대 중후반에서 5천만 원대에 걸쳐 있고, 일부 재정 여건이 좋은 지역은 그보다 높습니다. 숫자를 보고 놀라는 것도 자연스럽지만, 진짜 볼 부분은 그다음입니다. 그 돈만큼 지역 예산을 제대로 들여다봤는지, 주민 민원을 실제 정책으로 연결했는지, 회의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는지까지 같이 봐야 지역정치가 훨씬 또렷하게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