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비트코인거래 이야기를 들으면 가격보다 먼저 거래량을 묻게 된다. 7년 동안 시장을 보면서 느낀 건, 차트 캔들 하나보다 그 캔들이 어떤 수급 위에서 만들어졌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비트코인은 뉴스 한 줄에 흔들리는 것처럼 보여도, 큰 방향은 대개 거래소 잔고, 선물 포지션, 스테이블코인 유입, 장기 보유자 움직임에서 먼저 티가 난다.
솔직히 말하면 비트코인거래에서 맞히는 능력보다 중요한 건 틀렸을 때 작게 끝내는 능력이다. 그래서 나는 진입 전에 상승 가능성보다 먼저 손실 구간을 계산한다. 시장이 좋아 보여도 데이터가 안 맞으면 포지션을 줄이고, 분위기가 나빠도 수급이 받쳐주면 분할로 접근한다.
1. 거래량은 가격보다 먼저 본다
비트코인이 3% 올랐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같은 3% 상승이어도 현물 거래량이 같이 붙은 상승과 얇은 호가에서 선물만 밀어 올린 상승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실제 매수세가 들어온 것일 수 있고, 후자는 숏 청산으로 만든 일시적 움직임일 수 있다.
나는 보통 최근 20일 평균 거래량과 당일 거래량을 비교한다. 가격이 저항선을 넘는데 거래량이 평균의 1.5배 이상 붙으면 시장 참여자가 늘었다고 본다. 반대로 가격은 고점을 넘었는데 거래량이 줄어들면 추격 매수는 피한다. 이런 구간은 위로 열리는 듯 보이다가 다시 박스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2. 거래소 비트코인 잔고는 매도 압력의 온도계다
온체인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거래소로 들어오는 비트코인 양이다. 개인 지갑에서 거래소로 비트코인이 많이 이동하면 단기 매도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입금이 전부 매도는 아니다. 담보 이동, 기관 리밸런싱, 내부 지갑 이동도 있다. 그래도 큰 입금이 여러 번 반복되면 조심해야 한다.
반대로 거래소 잔고가 꾸준히 줄어드는 구간은 매도 가능한 물량이 시장 밖으로 빠지는 흐름으로 해석한다. 2020년 말부터 2021년 초 강세장에서도 이런 흐름이 강했다. 가격이 이미 오른 뒤에 알트코인을 따라가는 것보다, 비트코인 잔고 감소와 현물 거래량 증가가 같이 나올 때가 훨씬 질 좋은 자리였다.
3. 펀딩비와 미결제약정은 과열을 보여준다
비트코인거래에서 선물 시장은 양날의 칼이다. 상승장에서 레버리지 매수세가 붙으면 가격은 빠르게 오른다. 그런데 펀딩비가 과하게 높고 미결제약정까지 급증하면 시장은 작은 악재에도 크게 밀릴 수 있다. 이미 많은 사람이 같은 방향에 서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격이 5일 동안 10% 올랐는데 미결제약정이 25% 이상 늘고 펀딩비가 계속 플러스라면, 나는 신규 롱을 줄인다. 이때는 방향이 맞아도 진입 가격이 나쁠 수 있다. 반대로 급락 후 펀딩비가 중립에 가까워지고 미결제약정이 줄어들면 과한 포지션이 한 번 털렸다고 본다.
4. 스테이블코인 유입은 대기 매수세를 가늠하게 한다
거래소에 스테이블코인이 늘어나는 흐름도 중요하다. 현금성 자금이 거래소로 들어온다는 건 매수 준비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것도 단독 신호로 쓰면 위험하다. 스테이블코인이 들어왔는데 비트코인 현물 거래량이 늘지 않으면 단순 대기 자금일 수 있다.
내가 보는 조합은 단순하다. 스테이블코인 거래소 유입 증가, 비트코인 거래소 잔고 감소, 현물 거래량 증가가 동시에 나오면 수급 점수가 높다. 여기에 장기 보유자 매도 압력이 크지 않다면 중기 포지션을 검토할 만하다. 반대로 스테이블코인은 빠지고 비트코인 입금은 늘며 펀딩비가 높으면, 가격이 좋아 보여도 리스크가 먼저 보인다.
5. 진입보다 손절 기준을 먼저 정한다
비트코인거래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좋은 자리만 찾고 나쁜 시나리오를 비워두는 것이다. 나는 진입 전에 세 가지를 적는다. 첫째, 이 포지션이 틀렸다고 인정할 가격. 둘째, 손실이 계좌의 몇 퍼센트인지. 셋째, 데이터가 바뀌면 어떻게 줄일지다.
- 단기 매매는 손실 허용 폭을 작게 잡고 거래량이 꺾이면 빠르게 줄인다.
- 스윙 매매는 온체인 입출금과 펀딩비 변화를 같이 확인한다.
- 레버리지는 방향 확신보다 청산가와 변동성 폭을 먼저 계산한다.
- 뉴스 매매는 발표 직후보다 첫 반응 이후 거래량을 본다.
내가 피하는 비트코인거래 자리
가격이 급등했는데 현물 거래량이 약하고, 펀딩비가 높으며, 거래소 비트코인 입금이 늘어나는 구간은 웬만하면 따라가지 않는다. 이런 장면은 겉으로는 강세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얇다. 특히 주말 유동성이 낮을 때 만들어진 돌파는 월요일 거래량이 붙는지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가격이 지루하게 횡보해도 거래소 잔고가 줄고, 스테이블코인 유입이 늘며, 선물 과열이 없는 구간은 관심을 둔다. 시장은 대개 모두가 흥분할 때보다 지루하다고 느낄 때 좋은 가격을 준다. 근데 그 지루함을 버티려면 감이 아니라 숫자가 필요하다.
비트코인은 결국 변동성 자산이다. 아무리 좋은 데이터가 보여도 틀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매수 이유가 강할수록 손실 기준도 더 또렷하게 둔다. 오래 살아남는 트레이더는 큰 수익을 자랑하기보다, 안 좋은 장에서 계좌를 덜 망가뜨리는 사람에 가깝다. 비트코인거래도 결국 그 차이에서 성과가 갈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