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테스트용 블로그를 하나 만들다가 “도메인까지 돈을 내야 하나?” 싶어서 무료도메인을 꽤 진지하게 뒤져봤다. 처음엔 그냥 검색해서 나오는 공짜 주소를 붙이면 끝일 줄 알았는데, 막상 써보니 무료도메인이라는 말 안에 전혀 다른 것들이 섞여 있었다.
특히 처음 사이트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여기서 헷갈리기 쉽다. 어떤 무료도메인은 내 이름표처럼 오래 들고 갈 수 있는 주소가 아니라, 특정 서비스 안에서 잠깐 빌려 쓰는 주소에 가깝다. 반대로 진짜 도메인처럼 보이는 무료 주소도 조건이 까다롭거나, 갑자기 회수될 수 있다는 불안이 있었다.
무료도메인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었다
내가 직접 비교하면서 제일 먼저 나눈 기준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독립 도메인, 다른 하나는 서비스에서 주는 무료 하위 주소다. 독립 도메인은 보통 우리가 브랜드 이름으로 떠올리는 그 주소에 가깝고, 하위 주소는 블로그 플랫폼이나 배포 서비스 이름이 뒤에 붙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독립 도메인을 무료로 얻는 쪽이 더 좋아 보였다. 그런데 실제로 찾아보니 요즘은 안정적으로 쓸 만한 완전 무료 독립 도메인이 많지 않았다. 예전에 무료 확장자로 유명했던 서비스도 신규 등록이 불안정하거나, 무료 사용 조건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Freenom 안내를 보면 무료 등록과 갱신 조건이 따로 있고, 사이트에 공개 콘텐츠가 없으면 비활성화될 수 있다는 식의 조건도 보인다.
반면 GitHub Pages, Netlify, Vercel, Cloudflare Pages 같은 서비스는 가입하고 프로젝트를 올리면 기본 주소를 무료로 준다. 이건 독립 도메인은 아니지만 테스트용 사이트, 포트폴리오 초안, 개인 프로젝트 공유용으로는 꽤 편했다. SSL 보안 인증도 자동으로 붙는 경우가 많아서 초보 입장에서는 설정 부담이 적었다.
직접 써보니 제일 편한 건 하위 주소였다
나는 간단한 소개 페이지를 올려보는 식으로 비교했다. 파일 몇 개짜리 정적 사이트 기준으로는 Netlify와 Vercel이 가장 빨랐다. 저장소를 연결하고 배포 버튼을 누르면 몇 분 안에 주소가 생겼다. GitHub Pages는 개발자에게 익숙한 방식이고, Cloudflare Pages는 무료 한도가 넉넉한 편이라 트래픽 걱정을 덜 수 있었다.
다만 주소 모양은 확실히 아쉬웠다. 내 이름이나 프로젝트 이름 뒤에 서비스명이 따라붙기 때문에, 명함이나 간판처럼 쓰기에는 조금 길고 덜 깔끔했다. 친구에게 보내거나 포트폴리오 임시 공유를 할 때는 괜찮지만, 가게 홈페이지나 광고 랜딩 페이지로 쓰기에는 신뢰감이 약해 보일 수 있다.
그래도 무료도메인을 찾는 목적이 “일단 만들어서 보여주기”라면 이쪽이 훨씬 현실적이었다. 카드 등록 없이 시작 가능한 곳도 있고, 무료 플랜에서 제공하는 트래픽이나 프로젝트 수가 개인 실험에는 충분한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Vercel Hobby 플랜은 개인 프로젝트용 무료 플랜이고, Cloudflare Pages도 무료 플랜에서 프로젝트별 사용자 지정 도메인 한도를 문서로 안내하고 있다.
진짜 내 도메인이 필요하면 공짜보다 유지비를 봐야 했다
무료도메인만 찾다가 방향이 조금 바뀐 순간이 있었다. 주소를 한 번 뿌리기 시작하면 나중에 바꾸는 일이 생각보다 귀찮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검색 결과, SNS 프로필, QR코드, 명함, 카카오톡 공유 링크까지 한 번 퍼진 주소는 쉽게 회수되지 않는다.
그래서 오래 쓸 사이트라면 1년에 몇 천 원에서 몇 만 원 정도 드는 유료 도메인이 오히려 마음 편할 수 있다. 싼 확장자는 첫해 가격이 낮고, 익숙한 확장자는 갱신 비용이 더 비싼 편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첫해 가격만 보는 게 아니라 2년 차 갱신 비용, 개인정보 보호 옵션, 이전 가능 여부까지 같이 보는 것이다.
무료 독립 도메인은 비용이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권리 구조가 애매한 경우가 있다. 일부 무료 도메인은 사용자가 완전한 소유자라기보다 사용 허가를 받은 형태에 가깝고, 정책 위반이나 미갱신, 비활성 상태 때문에 주소를 잃을 수 있다. 취미 실험이면 괜찮지만, 매출이나 예약, 문의가 걸린 사이트라면 꽤 큰 리스크다.
내 기준 무료도메인 선택표
- 하루 이틀 테스트: 배포 서비스가 주는 무료 하위 주소가 가장 편했다.
- 포트폴리오 초안: 무료 하위 주소로 시작하고, 완성 후 유료 도메인을 붙이는 방식이 무난했다.
- 블로그 장기 운영: 처음부터 저렴한 유료 도메인을 사는 쪽이 덜 번거로웠다.
- 가게나 브랜드 사이트: 무료도메인보다 짧고 기억 쉬운 유료 도메인이 더 믿음직했다.
- 공부용 프로젝트: GitHub Pages나 Cloudflare Pages처럼 무료 배포와 주소를 같이 주는 서비스가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는 “무료도메인”이라는 말을 너무 넓게 쓰면 판단이 흐려진다고 느꼈다. 비용이 0원인 주소가 필요한 건지, 내 브랜드처럼 오래 쓸 주소가 필요한 건지부터 나눠야 한다. 이걸 구분하지 않으면 공짜라는 말에 끌려가다가 나중에 주소 이전이나 재등록 문제로 시간을 더 쓰게 된다.
내가 다시 고른다면 이렇게 간다
지금 다시 고른다면 실험용은 무료 하위 주소로 시작하겠다. 만들고 지우는 속도가 빠르고, 실패해도 손해가 거의 없다. 이름 후보를 여러 개 시험해보기도 좋고, 친구나 동료에게 보여주며 반응을 보는 데도 충분하다.
하지만 “이 사이트를 1년 넘게 운영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는 유료 도메인으로 넘어갈 것 같다. 무료도메인으로 아낄 수 있는 돈보다, 주소가 바뀌었을 때 생기는 번거로움이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솔직히 커피 몇 잔 값으로 1년 동안 내 주소를 안정적으로 붙잡아둘 수 있다면, 장기 운영에서는 그쪽이 더 생활형 선택에 가까웠다.
무료도메인은 나쁜 선택이 아니다. 다만 공짜 주소는 목적이 분명할 때 가장 쓸모 있었다. 시험하고, 보여주고, 버전업하는 단계에서는 가볍게 쓰고, 사람들에게 오래 알려야 하는 순간부터는 내 이름표를 따로 마련하는 쪽이 마음이 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