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회사 평가할 때 먼저 보는 5가지 숫자

블록체인회사 평가할 때 먼저 보는 5가지 숫자

얼마 전 상장 전 블록체인회사 투자 제안을 하나 받았는데, 자료 첫 장에는 파트너 로고가 빽빽했고 숫자는 뒤쪽에 숨어 있었습니다. 코인판에서 7년 굴러보면 이런 구성이 제일 먼저 경계됩니다. 기술이 좋아 보이는 회사와 토큰 가격이 버틸 수 있는 회사는 다릅니다.

블록체인회사를 볼 때 저는 백서보다 거래량, 수수료, 토큰 락업, 지갑 분포, 현금 흐름을 먼저 봅니다. 말은 누구나 그럴듯하게 할 수 있지만 온체인 숫자는 생각보다 거짓말을 오래 못 합니다.

1. 매출보다 먼저 봐야 할 건 실제 수수료

블록체인회사가 사업을 한다고 할 때 가장 먼저 묻는 건 간단합니다. 사용자가 돈을 내고 쓰는가. 체인, 지갑, 디파이, 인프라 회사마다 구조는 다르지만 결국 네트워크 수수료나 프로토콜 수익이 찍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일 거래 수수료가 10만 달러인데 토큰 완전희석가치가 50억 달러라면, 단순 연환산 수수료 대비 배수는 130배가 넘습니다. 성장주식에서도 부담스러운 숫자인데, 토큰은 락업 해제와 유동성 리스크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 일 수수료가 30일 평균으로 증가하는지
  • 수수료가 보조금 이벤트 없이 유지되는지
  • 거래량 대비 실제 프로토콜 수익률이 몇 퍼센트인지
  • 수수료를 내는 지갑 수가 소수에 몰려 있지 않은지

특히 보상 토큰을 뿌려 만든 거래량은 오래 못 갑니다. 2021년과 2022년에 여러 디파이 프로젝트가 TVL 수십억 달러를 찍고도 보상 축소 뒤 70~90%씩 빠졌습니다. 회사가 크는 것처럼 보여도 비용으로 산 트래픽이면 밸류에이션을 낮춰야 합니다.

2. 토큰 락업 해제 일정은 가격표보다 중요하다

블록체인회사에 토큰이 붙어 있다면 락업 해제표는 반드시 봅니다. 유통량이 10%인데 완전희석가치만 크게 잡힌 프로젝트는 숫자가 예쁘게 보이는 착시가 생깁니다. 시가총액 5억 달러로 싸 보였는데 FDV가 50억 달러인 경우가 딱 그렇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구조는 초기 투자자와 팀 물량이 12개월 뒤 한꺼번에 풀리는 형태입니다. 월평균 거래대금이 2천만 달러인데 특정 달에 3억 달러어치 물량이 풀리면, 가격은 좋은 뉴스보다 공급 압박에 먼저 반응합니다.

락업에서 보는 기준

  • 6개월 안에 풀리는 물량이 현재 유통량의 20%를 넘는지
  • 팀·재단·초기 투자자 비중이 전체의 40% 이상인지
  • 언락 물량 대비 현물 거래대금이 충분한지
  • 언락 직전 파트너십 뉴스가 과하게 나오는지

근데 모든 언락이 악재는 아닙니다. 거래소 유동성이 깊고, 수수료 매출이 같이 증가하고, 재단 물량 사용처가 투명하면 시장이 흡수합니다. 문제는 사업 숫자는 그대로인데 공급만 늘어나는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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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활성 지갑 수는 많아도 품질을 나눠야 한다

블록체인회사 IR 자료에는 활성 지갑 수가 자주 등장합니다. 월간 활성 지갑 100만 개라는 문구는 좋아 보이죠. 그런데 지갑은 사람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100개를 만들 수도 있고, 봇이 수천 개를 돌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활성 지갑을 볼 때 1회성 지갑과 반복 사용 지갑을 따로 봅니다. 예를 들어 월간 활성 지갑이 100만 개라도 3회 이상 거래한 지갑이 8만 개라면 실제 충성 사용자는 8% 수준입니다. 반대로 월간 활성 지갑이 20만 개뿐이어도 3회 이상 거래 지갑이 10만 개면 훨씬 건강합니다.

  • 신규 지갑보다 재방문 지갑 비율
  • 소액 에어드랍 지갑을 제외한 평균 거래 규모
  • 상위 100개 지갑의 거래량 점유율
  • 거래 수 증가와 수수료 증가가 같이 움직이는지

사실 온체인 데이터에서 제일 보기 좋은 그림은 단순합니다. 지갑 수가 늘고, 수수료가 늘고, 상위 지갑 의존도는 낮아지는 흐름입니다. 셋 중 하나만 튀면 마케팅 이벤트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4. 거래소 상장 이슈는 유동성 관점으로 봐야 한다

블록체인회사가 거래소 상장을 앞두면 커뮤니티 분위기가 급격히 뜨거워집니다. 여기서 가격만 보면 늦습니다. 저는 호가창 깊이와 마켓메이커 흔적을 먼저 봅니다.

예를 들어 1% 가격 범위 안 매수·매도 호가가 각각 50만 달러인데 하루 거래대금이 1억 달러라고 표시된다면 의심해야 합니다. 체결량은 큰데 호가가 얇으면 워시 트레이딩이나 단기 이벤트성 회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루 거래대금은 작아도 1% 호가 깊이가 안정적으로 쌓이면 큰 매도에도 가격이 덜 흔들립니다.

상장 첫날 급등은 회사의 질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2021년 이후 신규 상장 토큰 중 상당수가 첫 30일 고점 이후 장기간 하락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초기 유통량은 적고 기대감은 큰데, 시간이 갈수록 실제 매출과 언락 물량이 가격을 압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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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블록체인회사도 현금 흐름 없으면 오래 못 간다

토큰 재단이든 개발사든 결국 운영비가 있습니다. 개발자 인건비, 감사 비용, 거래소 상장 비용, 마케팅 비용이 계속 나갑니다. 그래서 재단 지갑과 회사의 현금성 자산을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월 운영비가 300만 달러인데 보유 스테이블코인이 3천만 달러라면 런웨이는 10개월입니다. 토큰 가격이 반토막 나면 토큰 보유분의 방어력도 같이 약해집니다. 상승장에서는 이 문제가 안 보이지만 하락장에서는 가장 먼저 드러납니다.

  • 재단 지갑의 스테이블코인 비중
  • 토큰 매도 없이 버틸 수 있는 개월 수
  • 개발자 활동이 줄어드는지
  • 감사·보안 사고 이후 대응 속도

솔직히 저는 블록체인회사를 볼 때 화려한 로드맵보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시장은 좋은 아이디어를 오래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특히 유동성이 줄어드는 구간에서는 6개월 버티는 회사와 24개월 버티는 회사의 가격 움직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블록체인회사를 고르는 일은 미래 기술을 맞히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 매매에서는 공급과 수요를 계산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수수료가 늘고, 반복 사용자가 남고, 락업 압박이 감당 가능하고, 재단 지갑이 버틸 만큼 두꺼운 회사라면 적어도 숫자로 대화가 됩니다. 반대로 이 네 가지가 비어 있는데 내러티브만 강한 회사라면 저는 늦게 타더라도 확인된 뒤에 들어가는 편을 택합니다.

블록체인회사 평가할 때 먼저 보는 5가지 숫자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