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보일러 점검하러 간 집에서 휴대폰 충전이 안 된다고 같이 물어보신 적이 있습니다. 충전기를 세 개나 샀는데도 안 된다고 하시더군요. 보니 휴대폰 문제가 아니라 멀티탭 스위치가 반쯤 죽어 있었습니다. 이런 건 30초면 걸러집니다. 반대로 배터리가 부풀었는데 손으로 꾹꾹 누르며 케이스에 밀어 넣는 분도 봤습니다. 그건 바로 멈춰야 합니다.
충전이 안 될 때는 휴대폰부터 의심하지 마세요
휴대폰 충전 불량은 크게 네 군데에서 납니다. 콘센트, 멀티탭, 충전기 어댑터, 케이블, 그리고 휴대폰 충전 단자입니다. 이 순서대로 봐야 돈이 덜 나갑니다. 휴대폰 수리점부터 가면 단자 교체 이야기가 먼저 나올 수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케이블 불량이나 멀티탭 접촉 불량도 꽤 많습니다.
- 같은 콘센트에 스탠드나 드라이기를 꽂아 전기가 들어오는지 봅니다.
- 멀티탭을 쓰고 있다면 벽 콘센트에 충전기를 직접 꽂습니다.
- 케이블은 다른 휴대폰에 꽂아 반응을 확인합니다.
- 어댑터는 정격 출력이 너무 낮지 않은지 봅니다. 오래된 5W짜리는 최신 휴대폰에서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충전 단자 안에 먼지가 뭉쳐 있으면 케이블이 끝까지 안 들어갑니다.
단자 먼지는 나무 이쑤시개처럼 전기가 통하지 않는 걸로 아주 살살 빼야 합니다. 금속 핀, 바늘, 송곳은 쓰지 마세요. 단자 안쪽 핀을 긁으면 1만 원짜리 먼지가 7만 원짜리 수리로 바뀝니다. 물기가 있을 때는 더 위험합니다. 충전 표시가 안 떠도 바로 꽂아 보지 말고 최소 몇 시간은 말리는 쪽이 낫습니다.
뜨거운 휴대폰은 원인부터 나눠야 합니다
휴대폰은 원래 뜨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켜고 충전하면서 햇빛 받으면 뜨겁습니다. 고화질 영상 촬영, 게임, 테더링도 열이 많이 납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하는데 주머니 안에서 뜨겁거나, 충전할 때 손에 쥐기 불편할 정도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정상에 가까운 열
충전 중 화면을 계속 켜 두거나, 두꺼운 케이스를 낀 상태에서 차량 거치대에 올려두면 열이 빠지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케이스를 빼고 그늘에서 식히면 됩니다. 냉장고에 넣는 분도 있는데 그러면 내부에 습기가 맺힐 수 있습니다. 설비 쪽으로 치면 뜨거운 배관에 찬물 확 끼얹는 것과 비슷합니다. 순간은 시원해 보여도 속에 무리가 갑니다.
멈춰야 하는 열
배터리 쪽 등이 볼록해졌거나 화면이 들뜨면 충전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누르거나 테이프로 붙여 쓰면 안 됩니다. 배터리는 부품값보다 사고가 무섭습니다. 특히 침대, 이불, 종이 상자 위에 올려 충전하는 습관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열이 빠져나갈 곳이 없고, 상태 나쁜 배터리라면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물이 들어갔을 때 쌀통에 넣는 건 믿지 마세요
수도 수리하면서 많이 보는 게 물 먹은 전기제품입니다. 휴대폰도 같습니다. 세면대에 빠졌거나 비를 많이 맞았다면 먼저 전원을 끄고 케이스, 유심 트레이를 빼는 정도까지만 합니다. 흔들어서 물 빼겠다고 세게 털면 물이 더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드라이기 뜨거운 바람도 좋지 않습니다. 열로 접착부와 배터리에 부담을 줍니다.
요즘 휴대폰은 방수 등급이 있어도 완전 방수가 아닙니다. 수돗물, 바닷물, 커피는 다릅니다. 특히 바닷물과 음료는 마른 뒤에도 찌꺼기가 남아 부식을 만듭니다. 충전 단자에 물기 감지 알림이 뜨면 충전은 멈추는 게 맞습니다. 무선 충전도 본체 내부가 젖은 상태라면 권하지 않습니다. 전기가 들어가는 순간 고장 범위가 커질 수 있습니다.
수리비는 어느 선부터 고민해야 할까요
휴대폰은 모델과 제조사, 부품 수급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그래도 현장에서 상담할 때 대략 이런 식으로 잡습니다. 케이블이나 어댑터 문제면 1만~4만 원 선에서 끝납니다. 충전 단자 청소는 무료로 해주는 곳도 있고, 단자 교체는 보통 5만~12만 원 정도를 봅니다. 배터리 교체는 대략 6만~15만 원, 화면 교체는 12만 원을 넘는 경우가 흔합니다. 접힌 화면이나 고급 모델은 훨씬 올라갑니다.
3년 넘게 쓴 휴대폰에서 배터리, 화면, 충전 단자가 한꺼번에 말썽이면 수리보다 교체가 나을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중고 시세가 20만 원인 휴대폰에 화면 18만 원, 배터리 9만 원을 넣는 건 계산이 안 맞습니다. 단순 배터리만 바꾸면 1년 더 쓸 수 있는 상태인지, 저장공간이 이미 부족하고 속도도 느린 상태인지 같이 봐야 합니다.
직접 만지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사 풀고 뒷판 열어 배터리 빼는 영상이 많습니다. 손재주 있는 분은 쉬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휴대폰 안쪽은 얇은 배터리, 접착제, 필름 케이블이 붙어 있습니다. 헤라를 깊게 넣다가 배터리를 찍으면 큰일 납니다. 액정 케이블 찢어지면 원래 고장보다 비용이 더 큽니다.
- 배터리가 부풀어 화면이나 뒷판이 떠 있으면 충전하지 말고 수리점으로 가는 게 맞습니다.
- 타는 냄새, 연기, 지글거리는 소리가 있으면 실내 충전을 멈추고 불에 잘 타는 물건과 떨어뜨립니다.
- 물에 빠진 뒤 전원이 켜졌다 꺼졌다 반복되면 더 켜지 말고 점검을 맡깁니다.
- 충전 케이블 끝이 녹았거나 단자가 검게 탔으면 충전기까지 같이 폐기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 사설 수리를 맡길 때는 데이터 백업과 부품 보증 기간을 먼저 확인합니다.
휴대폰은 작아서 만만해 보이지만, 안에는 전기와 배터리가 꽉 들어 있습니다. 집에서 할 일은 전원 공급 쪽, 케이블, 먼지, 물기 정도를 차분히 보는 선까지입니다. 그 선을 넘으면 돈보다 안전이 먼저입니다. 16년 출장 다니며 느낀 건, 고장은 빨리 고치는 것보다 더 망가뜨리지 않는 게 먼저라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