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매매 직접 발품 팔아봤더니, 싸게 보이는 땅이 더 무서웠습니다

땅매매 직접 발품 팔아봤더니, 싸게 보이는 땅이 더 무서웠습니다

얼마 전 김포 외곽 토지를 보러 갔는데, 매도인이 첫마디로 이 땅은 도로만 나면 두 배라고 하더군요. 부동산 현장에서 10년 넘게 듣는 말 중에 제일 조심해야 하는 말이 바로 도로만 나면, 개발만 되면, 허가만 나면입니다. 땅매매는 아파트처럼 가격 비교가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싸 보이는 물건일수록 더 깊게 봐야 합니다.

싸게 나온 땅은 이유부터 봐야 합니다

초보 때는 평당가부터 봅니다. 주변이 평당 150만 원인데 이 땅만 90만 원이면 눈이 번쩍 뜨이죠. 그런데 현장에서 보면 싼 땅은 대개 이유가 있습니다. 진입로가 애매하거나, 경사가 심하거나, 묘지가 있거나, 지목은 대지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건축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본 물건 중에 시세보다 30% 정도 싸게 나온 임야가 있었습니다. 지도상으로는 마을과 가까웠고, 차로 5분 거리에 큰 도로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차가 들어갈 길이 없었습니다. 옆 토지 주인이 자기 땅을 지나가게 해주지 않으면 포클레인도 못 들어가는 구조였죠. 서류만 보고 샀으면 그 땅은 그냥 세금 내는 취미가 될 뻔했습니다.

땅매매 전에 현장에서 꼭 보는 것들

저는 토지를 볼 때 서류보다 현장을 먼저 믿지도 않고, 현장만 보고 서류를 무시하지도 않습니다. 둘 다 봐야 합니다. 특히 땅매매는 눈으로 보이는 모양과 공부상 내용이 다를 때가 많습니다.

  • 차량 진입이 실제로 가능한지 봅니다.
  • 도로가 국공유지인지, 사유지인지 확인합니다.
  • 지목과 실제 이용 상태가 맞는지 봅니다.
  • 전기, 상수도, 배수로가 가까운지 확인합니다.
  • 주변에 축사, 묘지, 고압선, 하천이 있는지 봅니다.

여기서 제일 자주 놓치는 게 도로입니다. 지도 앱에서 길처럼 보인다고 전부 건축 가능한 도로는 아닙니다. 폭이 좁거나 사유지 통행로이면 나중에 허가 단계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토지이용계획확인원, 지적도, 등기부, 현황도로를 같이 놓고 봐야 감이 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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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분석은 건물보다 땅이 더 까다로울 때가 많습니다

아파트 경매는 권리관계가 비교적 단순한 편입니다. 물론 쉬운 건 아니지만, 점유자와 말소기준권리, 임차인 관계를 중심으로 보면 흐름이 보입니다. 그런데 땅은 겉으로 조용해 보여도 안쪽이 복잡한 물건이 많습니다.

공유지분 토지, 분묘가 있는 임야,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한 농지, 법정지상권 다툼이 생길 수 있는 땅, 맹지에 가까운 토지까지 다양합니다. 특히 경매로 토지를 받을 때는 낙찰가만 보지 말고 이후 비용을 따져야 합니다. 측량비, 진입로 협의비, 벌목비, 토목공사비, 취득세, 보유세가 붙습니다. 1억에 낙찰받았는데 실제로 쓸 수 있는 상태를 만들기까지 3천만 원이 더 들어가면 싸게 받은 게 아닙니다.

농지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한 물건은 발급 가능성을 미리 봐야 하고, 관할 지자체 판단도 중요합니다. 서류 한 장이 안 나와서 낙찰을 포기하거나 보증금을 잃는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초보라면 특수한 사연이 있는 농지보다 진입로와 용도지역이 명확한 토지부터 보는 게 낫습니다.

시세조사는 매물가가 아니라 거래 가능 가격을 보는 일입니다

땅매매에서 가장 헷갈리는 게 시세입니다. 아파트는 같은 단지, 같은 평형 거래 사례가 있지만 토지는 같은 마을 안에서도 가격 차이가 큽니다. 도로 접면, 모양, 경사, 용도지역, 개발 가능성, 면적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땅 시세를 볼 때 중개업소 말만 듣지 않습니다. 실거래가, 주변 매물, 최근 거래 분위기, 해당 땅의 단점을 같이 봅니다. 매도인은 좋은 쪽만 말하고, 중개인은 거래가 되어야 수수료가 나오니 낙관적으로 말할 때가 있습니다. 투자자는 반대로 나쁜 쪽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변 매물이 평당 120만 원이라고 해서 내 땅도 120만 원은 아닙니다. 내 땅이 안쪽에 있고 진입로가 좁으면 80만 원도 버거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양이 좋고 도로 접면이 넓고 배후 수요가 분명하면 조금 비싸게 사도 빠져나올 길이 있습니다. 결국 땅값은 면적 곱하기 평당가가 아니라, 쓸 수 있는 가능성과 되팔 수 있는 속도까지 포함한 숫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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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라면 이런 땅은 일단 멈추는 편이 낫습니다

초보가 땅매매에서 가장 크게 다치는 순간은 남들이 어렵다고 보는 물건을 나는 싸게 샀다고 착각할 때입니다. 경매장에서도 그런 표정 많이 봤습니다. 낙찰 직후에는 웃는데, 잔금 무렵부터 표정이 바뀝니다.

  • 도로가 불분명한 맹지성 토지
  • 공유자가 많은 지분 토지
  • 분묘가 있는 임야
  • 개발 호재만 강조되는 외곽 토지
  • 현황과 공부가 크게 다른 토지
  • 대출 가능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고가 토지

땅은 기다리면 오른다는 말도 절반만 맞습니다. 좋은 땅은 시간이 편이 되지만, 나쁜 땅은 시간이 비용이 됩니다. 보유세도 내야 하고, 매수자를 찾기도 어렵고, 급매로 던질 때 손실이 커집니다.

제가 땅을 볼 때 스스로에게 묻는 건 이겁니다. 이 땅을 내가 원하는 가격에 못 팔아도 버틸 수 있는가. 그리고 내가 직접 쓰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사고 싶어 할 이유가 있는가. 이 두 질문에 답이 흐리면 저는 입찰장에서도 손을 내립니다. 부동산 투자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땅매매에서는 멈추는 실력이 더 자주 돈을 지켜줍니다.

땅매매 직접 발품 팔아봤더니, 싸게 보이는 땅이 더 무서웠습니다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