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임대 계약 직전에 멈춘 이유, 현장에서 본 진짜 비용

사무실임대 계약 직전에 멈춘 이유, 현장에서 본 진짜 비용

얼마 전 지인이 역세권 사무실임대 계약을 앞두고 계약서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180만 원, 관리비 45만 원. 겉으로 보면 나쁘지 않아 보였죠. 그런데 현장 사진을 보니 천장형 냉난방기가 12년 넘은 모델이었고, 관리비 항목에는 전기 기본료와 공용 냉방비가 빠져 있었습니다. 이럴 때 저는 계약서보다 먼저 건물 냄새를 봅니다. 돈이 나갈 냄새가 나는지 말이죠.


부동산 경매를 오래 하다 보니 임대차도 권리분석하듯 보게 됩니다. 사무실임대는 주거용보다 더 건조하게 봐야 합니다. 예쁘고 넓은 공간보다 중요한 건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비, 퇴거할 때 물어낼 원상복구, 건물 용도, 주차, 냉난방, 관리단 분위기입니다. 초보 창업자나 1인 법인이 여기서 많이 다칩니다. 월세만 보고 들어갔다가 관리비와 공사비에서 숨이 턱 막히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월세보다 먼저 봐야 할 숫자는 관리비입니다


사무실임대 광고에는 보통 보증금과 월세가 크게 적힙니다. 그런데 실전에서는 관리비가 더 얄밉습니다. 월세 160만 원짜리 사무실이 관리비 70만 원이면 체감 월세는 230만 원입니다. 여기에 부가세, 전기료, 인터넷, 청소비, 주차비까지 붙으면 매달 260만 원을 넘기기도 합니다.


제가 예전에 본 강남권 18평 사무실은 월세가 140만 원이라 싸 보였습니다. 같은 건물 다른 층 시세가 170만 원 정도였거든요. 근데 관리비 내역을 받아보니 평당 2만 8,000원 수준이었고, 냉난방 사용료는 별도였습니다. 여름 두 달은 전기료가 38만 원까지 올라갔습니다. 결국 싸게 들어간 게 아니라 비용을 다른 항목으로 나눠 낸 셈이었습니다.


  • 관리비에 전기료가 포함인지 별도인지 확인
  • 냉난방비가 개별 계량인지 공용 배분인지 확인
  • 주차 1대 무료인지, 월 정액인지 확인
  • 부가세 포함 금액인지 별도 금액인지 확인
  • 간판비, 승강기 사용료, 야간 냉방비 같은 추가 항목 확인

관리비는 말로 듣지 말고 최근 고지서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특히 여름과 겨울 고지서가 중요합니다. 봄철 관리비만 보고 계약하면 냉난방 시즌에 숫자가 달라집니다. 사무실은 매출이 흔들려도 고정비는 꼬박꼬박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첫 계산부터 보수적으로 잡아야 합니다.


등기부와 건축물대장을 귀찮아하지 말아야 합니다


경매 물건 볼 때 등기부를 안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사무실임대 계약할 때는 의외로 대충 넘어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임대인이 진짜 소유자인지, 근저당이 얼마나 잡혀 있는지, 압류나 가압류가 있는지 정도는 봐야 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도 보증금 규모에 따라 보호 범위가 달라지고, 환산보증금 기준을 넘으면 기대한 만큼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250만 원이면 환산보증금은 꽤 커집니다. 월세에 100을 곱해 보증금과 더하는 방식으로 계산하면 3억 원이 됩니다. 지역별 기준을 넘는지 여부에 따라 대항력, 우선변제, 계약갱신 요구권 적용에서 차이가 생길 수 있으니 계약 전에는 현재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법은 숫자가 바뀌고, 지역별 기준도 다릅니다.


건축물대장도 봐야 합니다. 광고에는 사무실이라고 써 있어도 실제 용도가 근린생활시설, 업무시설, 공장, 창고로 다를 수 있습니다. 업종에 따라 사업자등록, 인허가, 소방, 간판 설치가 걸립니다. 학원, 병원, 음식 관련 업종, 촬영 스튜디오처럼 조건이 붙는 업종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계약하고 인테리어까지 했는데 사업자등록이나 인허가에서 막히면 정말 난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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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엘리베이터와 화장실부터 봅니다


처음 사무실을 구하는 분들은 채광, 인테리어, 역까지 거리부터 봅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근데 저는 엘리베이터, 화장실, 주차장, 복도 폭, 층별 입주 업종을 먼저 봅니다. 직원과 손님이 매일 쓰는 부분이고, 내가 마음대로 고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3층 이상인데 엘리베이터가 낡았거나 자주 멈추는 건물은 피곤합니다. 손님 응대가 있는 업종이면 이미지에 바로 영향을 줍니다. 화장실이 공용인데 관리가 안 되면 직원 만족도가 떨어지고, 여성 직원이 많은 사무실은 더 민감합니다. 주차는 계약서에 대수와 위치를 적어두는 편이 좋습니다. ‘협의 가능’ 같은 표현은 나중에 말이 바뀌기 쉽습니다.


  • 출근 시간대 엘리베이터 대기 시간
  • 화장실 청결과 환기 상태
  • 주차장 진입 폭과 기계식 주차 가능 차량
  • 복도와 계단의 짐 반입 가능 여부
  • 야간 출입, 냉난방, 보안 시스템 운영 방식

사무실임대는 낮에만 보면 반쪽입니다. 가능하면 출근 시간, 점심시간, 퇴근 직후를 나눠서 보는 게 좋습니다. 같은 건물도 시간대에 따라 완전히 다릅니다. 주변 소음, 주차 혼잡, 엘리베이터 병목은 계약 전에는 작아 보이지만 입주 후에는 매일 부딪히는 문제입니다.


인테리어 비용보다 무서운 건 원상복구입니다


사무실임대에서 초보가 자주 놓치는 게 원상복구입니다. 처음 들어갈 때는 예쁘게 꾸밀 생각만 합니다. 유리 파티션, 바닥 데코타일, 조명, 간판, 회의실 방음. 문제는 나갈 때입니다. 임대인이 원상복구를 강하게 요구하면 철거비가 예상보다 크게 나옵니다.


20평대 사무실도 철거와 폐기물 처리, 천장 보수, 벽체 복구까지 들어가면 300만 원에서 700만 원 정도는 금방입니다. 방음부스나 급배수 설비, 대형 간판을 넣으면 더 커집니다. 그래서 저는 계약서 특약에 기존 시설물 상태와 복구 범위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는 편입니다. 입주 전 사진과 영상도 남겨둡니다. 나중에 말로 싸우면 서로 기억이 다릅니다.


좋은 사무실은 월세가 싼 곳이 아니라 나갈 때까지 계산이 되는 곳입니다. 특히 1년 안에 인원이 늘거나 줄 가능성이 있는 회사라면 과한 인테리어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2년 계약인데 8개월 만에 이전해야 하면 남은 월세, 중개수수료, 원상복구, 새 사무실 보증금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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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직전에는 이 세 가지만 다시 봅니다


저는 사무실임대 계약 직전에 세 가지를 다시 봅니다. 첫째, 월 고정비가 매출이 없는 달에도 버틸 수 있는 수준인지. 둘째, 보증금이 묶여도 운영자금에 구멍이 나지 않는지. 셋째, 나갈 때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이 세 가지가 답이 안 나오면 아무리 위치가 좋아도 멈춥니다.


계약서에는 임대차 기간, 월세 지급일, 관리비 항목, 부가세, 주차, 전대 금지, 원상복구, 중도해지 조건을 넣어야 합니다. 구두 약속은 친절해 보여도 분쟁이 생기면 힘이 약합니다. 특히 ‘중도해지 시 신규 임차인을 구하면 가능’이라는 조항은 중개수수료 부담과 공실 기간 월세 부담까지 같이 적어야 나중에 덜 흔들립니다.


  • 등기부상 소유자와 계약 상대가 같은지 확인
  • 관리비 고지서와 계약서 관리비 항목 비교
  • 사업자등록과 업종 제한 가능성 확인
  • 입주 전 사진, 영상, 시설물 목록 보관
  • 중도해지와 원상복구 특약 문구 확인

솔직히 사무실은 마음이 먼저 가는 물건이 많습니다. 창밖이 시원하고, 역에서 가깝고, 직원들이 좋아할 것 같으면 숫자가 조금 흐려집니다. 그런데 경매장에서 배운 건 하나입니다. 좋은 물건은 흥분해서 잡는 게 아니라 끝까지 계산하고도 남는 물건입니다. 사무실임대도 똑같습니다. 마음에 드는 공간일수록 하루만 더 늦게 계약서를 봐야 오래 버팁니다.

사무실임대 계약 직전에 멈춘 이유, 현장에서 본 진짜 비용 -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