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커피값이 또 오른 걸 보고 나서 휴대폰에 잠자고 있던 리워드앱을 다시 깔았다. 예전에는 광고 몇 개 보고 10원, 20원 받는 게 너무 작게 느껴져서 금방 지웠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궁금했다. 이걸 꾸준히 쓰는 사람들은 정말 돈을 모으는 걸까, 아니면 그냥 습관처럼 누르는 걸까.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대신 기준을 하나 정했다. 출퇴근길, 점심 먹고 걷는 시간, 잠깐 대기하는 시간처럼 이미 흘러가는 자투리 시간에만 쓰기로 했다. 일부러 광고를 찾아다니거나 구매 미션을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한 달 동안 리워드앱 몇 가지를 번갈아 써보니, 생각보다 장단점이 또렷했다.
리워드앱은 생각보다 종류가 다르다
처음에는 리워드앱이 다 비슷한 줄 알았다. 그런데 써보니 방식이 꽤 갈렸다. 만보기형은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를 주고, 출석체크형은 매일 앱을 열면 적립된다. 광고 시청형은 짧은 영상을 보거나 배너를 누르면 보상을 준다. 설문형은 시간이 더 걸리는 대신 한 번에 받는 포인트가 비교적 크다.
내가 가장 부담 없이 쓴 건 만보기형이었다. 어차피 걷는 김에 포인트가 붙는 구조라서 심리적 저항이 적었다. 반대로 광고 시청형은 처음엔 쉬워 보였지만, 5초짜리 광고가 10개만 쌓여도 체감 시간이 꽤 길었다. 손가락은 별로 움직이지 않는데 머리는 묘하게 피곤해지는 느낌이었다.
- 만보기형: 생활 습관과 잘 맞으면 부담이 적음
- 출석체크형: 꾸준함은 필요하지만 시간이 짧음
- 광고 시청형: 간단하지만 피로도가 빨리 쌓임
- 설문형: 보상은 크지만 집중력이 필요함
한 달 사용 금액을 계산해보니
솔직히 가장 궁금했던 건 금액이었다. 한 달 동안 무리하지 않고 쌓은 포인트를 계산해보니 대략 편의점 커피 1~2잔 정도였다. 앱을 여러 개 켜고, 매일 미션을 빠짐없이 챙기고, 설문까지 적극적으로 하면 더 모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까지는 못 하겠더라.
예를 들어 출석체크로 하루 5원에서 20원 정도, 걷기 보상으로 하루 몇십 원, 가끔 광고나 퀴즈를 더하면 하루 100원 안팎이 되는 날도 있었다. 다만 매일 같은 속도로 쌓이지는 않았다. 어떤 날은 10분 가까이 들여도 체감상 50원도 안 되는 날이 있고, 어떤 날은 이벤트가 붙어서 금방 쌓이기도 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시급으로 계산하면 마음이 급격히 식는다는 점이다. 10분 써서 100원을 받는다면 숫자만 놓고는 효율이 낮다. 그래서 리워드앱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이미 하는 행동에 작은 보너스를 붙이는 방식으로 봐야 덜 지친다.
생각보다 신경 쓰였던 부분
리워드앱을 쓰면서 의외로 신경 쓰인 건 알림이었다. 처음 설치하면 출석체크, 퀴즈, 광고 미션, 만보기 달성 같은 알림이 꽤 많이 온다. 하루에 몇 번은 별것 아닌 알림 때문에 휴대폰을 보게 됐다. 포인트는 쌓이는데 집중력은 새는 느낌이랄까.
개인정보도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었다. 만보기형은 활동 정보, 위치 기반 혜택 앱은 위치 권한, 설문형은 생활 패턴이나 소비 성향을 묻는 경우가 있다. 모든 앱이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포인트 몇십 원을 받는 대신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지 한 번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알림은 대부분 껐다. 위치 권한도 항상 허용이 아니라 사용할 때만 허용으로 바꿨다. 설문은 너무 사적인 질문이 많으면 중간에 멈췄다. 귀찮아도 이 정도 선을 정해두니 앱을 쓰면서 찜찜한 느낌이 줄었다.
리워드앱이 잘 맞는 사람과 아닌 사람
리워드앱은 성향을 많이 탄다. 매일 작은 체크를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 숫자가 조금씩 쌓이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에게는 꽤 잘 맞는다. 특히 걷기 습관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만보기형은 은근한 동기부여가 된다. 실제로 나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한두 번 더 고르게 된 날이 있었다.
반대로 시간 효율을 중요하게 보는 사람에게는 답답할 수 있다. 광고 하나 보고 몇 원 받는 구조가 반복되면 금방 허무해진다. 또 포인트를 받으려고 필요 없는 쇼핑 미션까지 하게 되면 오히려 손해가 커진다. 리워드앱에서 가장 조심할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었다.
내가 정한 사용 기준
- 하루에 앱 확인 시간은 5분 안쪽으로 제한한다
- 구매 미션은 원래 사려던 물건일 때만 한다
- 출금이나 교환 기준이 너무 높은 앱은 오래 붙잡지 않는다
- 알림은 꼭 필요한 것만 남긴다
- 개인정보 제공 범위가 애매하면 포인트를 포기한다
작은 돈보다 습관을 보는 앱에 가깝다
한 달 써본 뒤 내 느낌은 꽤 현실적이다. 리워드앱으로 생활비가 눈에 띄게 줄어들지는 않았다. 대신 걷는 횟수가 조금 늘었고,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버스 기다리면서 무심코 쇼츠를 넘기던 3분을 출석체크로 바꾸는 정도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앱을 켜는 순간마다 광고와 미션이 따라온다는 점은 분명히 피곤하다. 포인트가 아까워서 매달리기 시작하면 생활을 편하게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작은 숙제가 된다. 그래서 나는 리워드앱을 돈 버는 앱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생활 루틴에 붙는 작은 덤 정도로 두는 게 제일 오래 간다고 느꼈다.
지금도 하나 정도는 남겨두고 쓰고 있다. 많이 벌겠다는 기대는 내려놨고, 걷기 확인용에 가까운 느낌이다. 커피 한 잔 값이 모이면 살짝 기분 좋고, 안 모여도 손해 본 건 없는 정도. 리워드앱은 딱 그 거리감으로 쓸 때 가장 덜 피곤했다.
